- 산야초 이야기

산바람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0.3.20
생강나무
중국, 일본에도 분포하며, 전국의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 자라는 낙엽이 지는 높이 3-5m다. 잎은 어긋나며, 심장형 또는 난형으로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3-5갈래로 크게 갈라진다. 꽃은 3-4월에 잎보다 먼저 암수딴그루로 피며, 꽃대가 없는 산형꽃차례에 달리고 노란색이다. 화피는 6장이다. 수꽃에는 수술 6개, 암꽃에는 암술 1개와 헛수술 9개가 있다. 열매는 장과이며, 9월에 검게 익는다. 외래식물인 층층나무과의 산수유나무와는 달리 산에 저절로 자라는 자생식물이다. 동백나무 또는 동박나무라고 부르기도 하며, 녹색의 어린 가지와 잎에서 생강 냄새가 난다.
꽃이 지고 돋아나는 연한 새싹은 또 다른 귀한 쓰임새가 있다. 차나무가 자라지 않는 추운 지방에서는 차 대용으로 사랑을 받았다. 어린싹은 작설차(雀舌茶)라 하여 어린잎이 참새 혓바닥만큼 자랐을 때 따서 말렸다가 차로 마신다. 또 연한 잎을 따서 음지에서 말린 뒤에 찹쌀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기면 맛있는 부각이 된다. 어린가지를 말린 것을 황매목(黃梅木)이라 하며 약재로 쓴다. 산후조리, 배 아플 때, 가래를 없애는 데에도 가지를 달여 마시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茶)문화가 사치스런 일반 백성들은 향긋한 생강냄새가 일품인 산나물로서 즐겨왔다. 씨앗으로부터 기름을 짜 머릿기름으로 쓴다.
봄에 잎이 나오기 전 노란색의 꽃이 먼저 피는 낙엽성 작은키나무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우리나라 중부와 남부지방에서 흔히 재배하는 외래종인 산수유와 혼동할 수 있다. 외래식물인 층층나무과의 산수유나무와는 달리 산에 저절로 자라는 자생식물이다. 생강나무는 암꽃과 수꽃의 단성화가 서로 다른 개체에 달리는 암수딴몸의 특징을 지니는 반면 산수유는 암술과 수술이 한 꽃에 달리는 양성화를 갖는다. 즉 꽃이 피었을 때 구별하려면, 꽃이 단성화이면 생강나무이고 양성화이면 산수유인 점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 생강나무의 잎은 매우 독특하게 생겨서, 잎을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생강나무의 잎은 난형으로 3개의 잎맥이 잎 기부에서 갈라지고 열편이 3개로 얕게 갈리는 반면, 산수유의 잎은 난형이나 잎 기부에서 1개의 맥이 발달하고 여기에서부터 2차 맥이 다시 분지한다. 생강나무의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나 산수유의 잎은 마주나기로 달리므로 꽃이 없고 잎만 있는 경우에도 두 분류군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가을이 깊어 갈수록 콩알 굵기만 한 새까만 열매가 눈에 띈다. 처음에는 초록빛이었다가 점차 노랑, 분홍을 거쳐 나중에는 검은빛으로 익는다. 이 열매에서 기름을 짠다. 이 기름으로 옛날 멋쟁이 여인들은 머릿결을 다듬었으며, 아울러 밤을 밝히는 등잔불의 기름으로도 사용하였다. 남쪽에서 만나는 진짜 동백기름은 양반네 귀부인들의 전유물이었고, 서민의 아낙들은 주위에서 흔히 자라는 생강나무 기름을 애용했다. 그래서 머릿기름의 대명사인 ‘동백기름’을 짤 수 있는 나무라 하여, 강원도 지방에서는 아예 동백나무(동박나무)라고도 한다. 춘천 태생의 개화기 소설가 김유정의 단편 〈동백꽃〉은 사실 생강나무 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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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