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단 서평

산바람
- 작성일
- 2017.12.26
쌍둥이 지구를 찾아서
- 글쓴이
- 스튜어트 클라크 저
예문아카이브
쌍둥이 지구를 찾아서
스튜어트 클라크/오수원
예문아카이브/2017.12.8.
sanbaram
맑은 날 시골의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은 참으로 많다. 그러나 도시의 하늘에서는 별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이 신화와 이야기 속에서 과학의 세계로 들어오면서 별들 또한 과학의 세계에 속하게 되었다. SF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외계행성의 생물체와 벌이는 전쟁이나 생존경쟁이 과연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한 것인지 궁금한 때가 많다. 그래서 과학자들도 지구와 닮은 천체인 행성을 찾아 나섰다. 그 과정을 <쌍둥이 지구를 찾아서>에서 자세히 살펴본다. 저자는 천체물리학박사로 왕립천문학 회원이며 영국과학기술저술가협회 부회장 하트퍼드셔대학교 연구교수다. <에스트로노미나우>편집장을 지냈으며, 현재 유럽우주국 우주과학부문 수석 편집자로 있으면서 저술가, 저널리스트, 방송위원으로 활동한다. 저서로 <태양왕들>, <우주를 낳은 위대한 질문들>, <별을 향한 여정>, <미지의 우주> 등 다수가 있다.
생명체가 서식 가능한 지역을 ‘골디락스 영역’이라고 한다. 골디락스 영역에서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대량으로 존재할 만큼의 온도가 유지된다. “학자들은 우리 태양계를 기준 삼아 골디락스 영역을 대략 금성의 공전궤도(0.75AU)에서 화성의 공전 궤도 안쪽(1.5AU)에 이르는 지대로 정했다. 지구는 이 궤도 중간쯤에 위치한다.(p.133)” 좀 더 자세한 조건은 슈트루트홀트의 생태권 정의를 이용해서 스티븐 돌이 행성의 인간 거주 가능성 여부를 결정하는 7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행성의 질량 범위와 행성의 자전 주기, 최소 30억년이 넘어야 하는 행성의 나이와 행성 적도간의 각도 및 궤도 이심률과 항성의 크기가 태양과 비슷해야 한다는 조건 등이다. 이들 조건을 만족 시킬 수 있는 우주의 행성은 1퍼센트가 안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인간의 기술이 아직 천체의 행성들을 연구하기에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을 찾기 위해서 우리 태양계의 행성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게 된다. “우리 태양계 내의 행성들이 극히 질서정연하게 배열돼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태양계에는 안쪽으로 암석형 행성인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이 있고 바깥쪽으로 기체형 행성인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있다. 암석형 행성과 기체형 행성의 주요 차이는 ‘크기’다. 암석형 행성은 크기가 비교적 작다. 수성은 지름이 4,879킬로미터에 불과하고 가장 큰 지구의 지름은 1만2,742킬로미터다. 이들은 대개 암석과 금속으로 이뤄져 있어서 평균 밀도가 높고 비교적 얇은 대기층이 표면을 둘러싸고 있다. 반면 더 큰 기체형 행성들은 크기가 크다. 그래서 거대 기체 행성이라 불린다. 목성은 지름이 13만 9,822킬로미터로 가장 크다. 지구의 10배나 된다. 가장 작은 기체형 행성인 천왕성도 지름이 5만 724킬로미터로 지구보다 4배 크다.(p.75)”
지구에서는 조석 현상의 대부분은 물이 경험하고, 그에 따라 하루 두 차례 만조가 발생하지만 암석층도 약 20센티미터 정도 미세하게 상승한다. 이렇게 지구 표면이 늘어나는 현상 때문에 자전이 지연돼 하루가 100년에 1-2밀리 초씩 점점 길어진다. 달은 수십억 년 동안 지구 조석력의 영향으로 원래의 자전력을 대부분 읽고 말았다. 그래서 달은 지구를 향해 같은 면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를 ‘조석고정’이라고 한다. 항성 가까이에 있는 행성은 조석고정현상이 발생하여 결국 달처럼 한쪽만 항성을 향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생명체의 존재여부를 떠나 행성을 찾는 것부터가 쉬운 것이 아니다. 항성처럼 빛을 내지 않는 행성이 지구에서 너무 멀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행성을 발견하는데 활용 되었던 것이 갈색 왜성을 이용한 방법이었다. “갈색왜성은 다른 별들처럼 성간구름으로부터 응축돼 생성되지만, 심장부에서 핵융합을 촉발할 만큼의 충분한 질량을 축적하지 못한 별이다. 핵융합이 없으면 에너지가 방출되지 못하므로 빛을 낼 수 없다. 갈색왜성은 거대하고 둥근 기체덩어리로, 분명히 항성이긴 하지만 더 큰 버전의 거대 기체 행성과 같은 모습을 띠고 있다. 갈색 왜성은 결국 행성의 운명을 맞이하기 때문에 항성과 행성이라는 2가지 다른 등급의 천체들을 가르는 구분선이 된다.(p.37)” 이 갈색 왜성의 빛을 움직이게 만드는 물체를 찾아낸 것이 목성형 행성인 천체였다. 마이어와 켈로즈가 발견한 행성 페가수스자리 51b가 첫 번째 발견된 행성이다. 여기서 51뒤에 ‘b'를 붙인 것은 이 행성이 공전하고 있는 모체항성 페가수스자리 51을 ’a‘라고 상정했기 때문이다. 이 행성은 뜨거운 목성형 거대행성이다.
도플러기법은 특정물체가 관측자의 시선 방향으로 다가오거나 멀어지는 ‘시선속도’가 도플러 효과를 일으키는데 착안한 측정법이다. “우주에서 어떤 천체가 관측자에게 다가오면 빛의 파장이 짧은 쪽으로 이동해 청색조가 더 짙어진다(청색편이). 반대로 천체가 관측자에게서 멀어지면 이번에는 빛의 파장이 적색 영역 쪽으로 옮겨간다(적색편이). 이 도플러 현상은 별의 스펙트럼 안에서 쉽게 관측되므로 외행성 찾기의 유용한 수단이었다. 페가수스자리 51b도 이렇게 발견됐다.(p.85)” 천문학자들은 행성을 추적하기 위해 두 갈래로 갈라졌다. 도플러 기법은 예전과 다름없이 계속됐고 데이터를 수집해 꾸준히 결과를 내놓았다. 그렇지만 “행성추적의 대세는 ‘통과법’으로 이동하고 있었다.(p.91)” 통과법이란 행성이 항성을 통과할 때 빛이 어두어졌다 밝아지는 것을 활용하여 행성을 찾아내고 크기를 계산하는 것이다. 즉, 일식이나 월식 때의 빛의 밝기 변화가 생기는 원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또한, 분광기를 이용하면 행성들의 구조뿐 아니라 이들이 생명체 서식 가능한 환경(행성과 대기의 원소성분)을 갖고 있는지의 여부까지를 알 수 있다.
하버드 천문대의 여성 과학자 애니 잠프 캐넌은 별의 스펙트럼을 분석한 끝에 O, B, A, F, G, K, M로 이뤄진 항성 체계를 내놓았다. 이 체계는 오늘날에도 활용되고 있다. 그녀는 이 분류 체계를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암기법까지 마련했다. “오, 멋진 사람, 키스해줘요!(Oh Be A Fine Guy Kiss Me)라는 문장이다. 이 분류체계는 현재 별들의 온도를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다. O에 속하는 항성은 섭씨 25,000도로 가장 뜨거운 반면, M에 속하는 별들은 2,000도에 불과하다. 태양은 G형 항성으로 표면 온도가 섭씨 6,000도다. 요즘은 알파벳 글자에 0에서 9까지 숫자를 추가해 분류한다. 이 분류 체계에 따르면 태양은 G2형이다.(p.132)
“우주에는 여러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 다행성계가 많긴 하지만, 우리 태양계처럼 생긴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대부분의 다행성계에서 행성들은 훨씬 더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이런 결과가 많아지면서 일부 천문학자들은 지구와 유사한 행성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믿음 자체를 의심하기에 이르렀다.(p.268)” 테스는 생명체 서식 가능한 행성을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이 쌍둥이 지구를 찾는 게 아니라 지구의 ‘사촌’을 찾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태양과 같은 항성에 집중하는 대신 주로 적색 왜성인 근거리 항성을 골라 생명체 서식 가능 영역에 있는 행성을 찾자는 뜻이었다. 지구로부터 약 30광년 정도의 좁은 구역 내에는 O형과 B형 항성이 거의 없으며, 4개의 A형 항성, 6개의 F형 항성, 20개의 G형 항성(태양과 유사항성), 44개의 K형 항성, 246개의 M형 항성, 그리고 백색 왜성이라 불리는 죽은 별 20개가 있다. 그래서 숫자가 많은 M형 등에서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갈수록 천문관측 환경이 나아지고 있고 초유의 거대한 망원경(유럽 초대형 망원경 직경39미터짜리 반사경)이 곧 생긴다(2024년)고는 해도 외행성 탐사의 어려움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우주가 너무나도 광활하기 때문이다. “지구와 비슷한 행성들이 근거리에 있을 때라야 비로소 성공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도 2018년 발사 이후 자기 궤도에서 유럽 초대형 망원경과 비슷한 일을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쌍둥이 지구를 찾는 여정은 이제 막 그 서막을 끝냈을 뿐이다.(p.301)” 이와 같이 천체물리학자들이 열심히 찾고 있지만 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행성을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과학자들이 있고, 컴퓨터 및 분석하는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멀지 않은 장래에 쌍둥이 지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리뷰는 예문아카이브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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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