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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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 광인의 수기
글쓴이
레프 톨스토이 저
열린책들
평균
별점9 (35)
산바람

이반 일리치의 죽음, 광인의 수기

레프 똘스또이/석영중, 정지원

열린책들/2018.12.15.

sanbaram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이반 일리치는 빼쩨르부르끄의 여러 관청과 부서를 두루 거치며 출세 가도를 달린 아버지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법과 대학을 졸업한 후 승진을 거듭하고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아 기르며 행복한 생활을 한다. 중간에 승진에서 누락되어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이내 두 계단이나 승진하여 지방 고등법원 판사직에 오르면서 동료들의 부러움을 산다. 마음속으로 그리던 집을 장만하여 손수 꾸미며 가구를 배치하다가 떨어져 옆구리를 다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리고 새로운 직장에 잘 적응하면서 상류사회 인사들과 교류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부터 옆구리 통증이 심해져 의사를 찾게 된다. 병은 점점 심한 통증을 동반하게 되고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일이라고는 없는데 마흔다섯의 나이에 불치병이라니 도저히 받아드릴 수 없다. 급기야는 직장에도 나가지 못하게 되고 좋아하던 카드놀이도 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건강은 점점 나빠져 거동조차 어렵게 된다. 가족들은 자기들 나름대로 바쁘기 때문에 이반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부인과 딸은 이반이 자기들의 방해자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반은 고독 속에서 죽음과 사투를 벌인다. 불치병에 걸린 시점부터 몇 달 동안 그는 끔찍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면서 자신의 일생을 반추한다. 결국 임종의 순간에 모든 것을 내려놓자 그는 비로소 자기의 생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되면서 평온함을 얻고 저세상으로 떠난다.

 

동료의 죽음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불러일으킨 것은 그로 인해 가능해진 자리 이동이나 직위 변경에 대한 생각만은 아니었다. 그들은 가까운 지인의 사망소식을 접하면 으레 그렇듯이 죽은 것은 자기가 아닌 그 사람이라는 데 모종의 기쁨을 느꼈다.(p.11)” 이반의 죽음을 접한 동료들이 모여 그 자리에 누가 갈 것인지, 그렇게 되면 또 그 비게 되는 자리로 어떤 사람들이 이동하여 승진한 자리를 메울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을 쏟아낸다. 그러면서도 불행하게 죽은 사람이 자기가 아닌 것에 안도한다는 내용이다. 마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 같다. 결국 죽음이란 당사자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승진의 자리, 좀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기쁨을 주게 되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그는 그동안 익숙해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찾아보았지만 찾지 못했다. 죽음은 어디 있지? 무슨 죽음? 두려움은 이제 없었다. 죽음이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죽음이 있던 자리에 빛이 있었다.

그래, 이거야!’ 그는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 ‘이렇게 기쁠 수가!’

이 모든 것들은 한순간에 일어났고 그 순간의 의미는 이후 결코 바뀌지 않았다.(p.125)

병이 진행되면서 고통과 늘 함께하던 죽음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 그리고 죽음 대신 빛을 보면서 이반 일리치는 편안하게 죽어간다. 우리들 또한 욕심을 내려놓고 이반처럼 편안한 임종을 맞이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이 아닐까?

 

 

<광인의 수기>

나는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그러자 찬란한 한줄기 빛이 나를 온전히 비추었고 나는 비로소 지금의 내가 되었다. 만일 세상의 고통이 없어진다면 내 안의 고통도 없어질 것이다. 당장 교회 입구에서 나는 가지고 있던 36루불을 모두 걸인들에게 나누어 준 뒤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p.152)” 이 소설의 끝부분이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정상적인 사람이었다. 다만 남보다 폭력에 대한 공포심이 컸기 때문에 오래 괴로워한 것이 남들과 다른 점이다. 사춘기부터 서른 초반의 나이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사회생활을 했다. 남들처럼 젊음을 누리는 행복한 생활이었다. 그러다 결혼을 하여 돈을 모으고 영지를 사러 가는 도중에, 피곤한 몸을 쉬기 위해 들른 여관의 온통 흰색으로 된 네모난 작은 방에 들어서면서, 잊고 있던 어렸을 때의 그 공포가 찾아왔다. 이상한 행동으로 정신감정을 받게 되지만 침묵을 지킴으로서 정상인으로 판정을 이끌어 낸다. 생각과 행동이 바뀌면서 혼란해진 것을 신앙생활로 이겨내려 하지만 그것 또한 쉽지 않다. 미완의 소설은 그래서 위와 같이 끝나게 된다.

 

<카이사르는 사람이다. 사람은 죽는다. 그러므로 카이사르도 죽는다>는 논리적인 명제는 카이사르에게나 해당되는 것이지 자신에게는 절대로 해당될 리 없다고 생각하며 평생을 살아온 것이 이반 일리치며, <광인의 수기>의 주인공이다. 또한 이 소설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도 이들과 같은 생각을 갖고 산다. 그러나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 다만 그 시기가 다를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며 과연 나에게 찾아온 죽음을 나는 어떻게 맞아야 할까를 생각해 봤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문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남은 생을 좀 더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저자 똘스또이는 1828년 러시아의 야스나야 뽈라냐에서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친척 집에서 성장했다. 열여섯 살에 까잔 대학교 동양학부에 입학하고 이듬해 같은 대학교 법학부로 전과했지만 대학교육 방식에 실망을 느껴 자퇴하고 귀향했다. 이후 1852년 문예지 <동시대인>에 단편소설 <유년시대>를 발표하면서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장편 <전쟁과 평화>, <안네 까레니나> 등을 출간하면서 거장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1899년 장편 <부활>을 탈고 하고 1910년 여행 중 사명하여 고향 숲에 안장되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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