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
  1. 서평단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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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도덕경
글쓴이
노자 저
현대지성
평균
별점9 (160)
산바람

도덕경

노자/소준섭

현대지성/2019.1.2.

sanbaram

 

“<논어>를 한 마디로 위정자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에게 성실한 삶을 살아가야 함을 가르치는 명저로 요약한다면, <도덕경>은 여유 있게 욕심내지 않고 아무쪼록 느긋하게 살아갈 것을 권하는 책이다.(p.6)” 대체로 중국인들은 공인(公人)이라는 사회생활의 공간에서는 유교를 지향하면서 살고, 사인이라는 개인생활의 공간에서는 도교를 지침으로 삼아 산다고 한다. 실로 노자의 <도덕경>은 삶의 무게에 짓눌린 하루하루 고단하게 살아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지혜의 길잡이이기도 하였다고 역자는 강조한다.

 

노자가 말하는 의 통일체이다. 수레살통의 무(), 빈공간이 있으므로 비로소 수레의 쓰임새가 있게()되고, 그릇의 무(), 빈 곳이 있기에 비로소 그릇이라는 기능이 생기게 된다. , 의 변증법적 통일이 이뤄지는 것이다.(p.54)” 노자는 일상의 사회현상과 자연현상을 통하여 만물의 존재를 기술하면서 그 모든 것들이 상호 의존하고 상호 작용하며 대립하되 통일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또 노자가 말하는 무위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에 순응하게 하고 사물의 객관 규율을 준수하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노자의 상덕(上德), 최상급의 덕이란 도로부터 비롯되며, 모든 것이 자연에 순응하는 것으로 명백하게 무위의 특징을 지닌다고 역설하였다. , 자연에 따르는 도법자연의 행위 규범으로 이해된다. 이에 반해 하덕(下德)은 인()과 의()와 예()로 구성되어 사람으로 하여금 실제로 실행하고 보급하게 하는 것으로서 명백하게 유의(有爲)’의 특징을 지니며 인위적인 행위 규범을 중시한다.(p.268)” 노자의 눈에는, 공자가 주장하는 인의예지신은 기껏해야 인위적인 교화의 결과이다. 그로써는 진정한 무위초탈의 경지에 이를 수 없기에, 그것은 하덕으로 평가 절하한다고 역자는 말한다.

 

유가와 도가는 모두 수신(修身)이 입신처세(立身處世)의 토대라는 점에 동의 한다. 다만 도가의 경우, 수신이란 어디까지나 도와 자연에 자신을 부합시키려는 노력으로서 이른바 위가(爲家)’위국(爲國)’역시 수신의 자연스러운 발전으로 파악한다. 이에 비하여 유가는 수신을 치국평천하를 위한 목적의식적인 과정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p.183)” 유가와 도가에서 말하는 성인은 서로 상이한 개념이다. 도가에서 성인이란 소리 없는 것을 들으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이다. 능히 지혜를 체득하고 능히 실행하며 로써 입신처세하는 사람이다. 강태공이나 전국시대 초나라 선비였던 첨하, 문후의 벗이었던 전자방, 노자와 장량 등이다. 반면 유가에서 말하는 성인이란 천하에 기꺼이 나아가서 천하와 백성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는 인덕이 높은 인물을 가리킨다. 공자가 추앙했던 성인으로는 주 문왕과 주공 그리고 주 무왕을 손꼽을 수 있다.

 

도교에는 황로(黃老)사상이라는 별칭도 존재한다. 이는 도교의 시조인 황제(皇帝)와 도교의 교조(敎祖)인 노자를 합쳐 칭하는 명칭이다.(p.269)” 이처럼 황제는 중국이의 시조만이 아니라 도교의 시조로서 숭앙된다. 황로사상은 본래 전국시대 제나라 직하학관에서 유행되었다. 강태공의 후예이자 제나라 군주였던 강씨로부터 권력을 쟁탈한 전씨(田氏)들의 조상은 황제였다. 그들은 진나라에서 난을 피해 제나라로 망명했는데, 그 후손들은 자신들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진나라 출신인 노자의 학설을 받아들였다. 이렇게 하여 직하학관에서 황로사상이 압도적으로 유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서낭당은 마을신인 성황을 모시는 집, 곧 성황당에서 비롯된 말로서 도교 신앙으로부터 전래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도교가 전래된 것은 7세기 고구려 영류왕 때로서 중국 당나라에서 도사가 파견되어 <도덕경>을 강의한 기록이 남아 있다. 또 그 이전 6세기에 그려진 고구려 벽화에는 학을 타거나 약그릇을 든 신선들의 그림이 있다. 신라의 화랑은 상무적인 기풍과 함께 도교 수련자로서의 모습도 지니고 있었다.(p.271)”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우리나라에는 중국과 달리 교단 도교가 존재하지 않았고, 황제나 노자 대신 환인과 단군을 최고신으로 모시는 등 토착화되었으며 민간신앙이나 문화적 요소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띠면서 그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왔다고 역자는 말한다.

 

중국 민간에서는 치세(治世)에는 도교, 난세에는 불교, 치세에서 난세로 넘어갈 때는 유교라는 말이 있다. 지금도 중국에서 도교는 일반인들에게 널리 보급되어 있고, 집안에 도교 신상을 모시고 매일같이 봉양하는 집이 많다고 한다.(p.270)” 이와 같이 동양사상의 근간이 되는 도가 사상의 근본적인 경전이 도덕경이다. 무위자연 사상을 이해하고 무한경쟁 시대에 사는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를 찾고,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도덕경을 읽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은 없고, 탐욕을 부리는 것보다 큰 과실은 없다. 그러므로 지족하는 사람은 영원히 만족한다.(禍莫大於不知足, 咎莫大於欲得, 故知足之足, 常足矣) (p.159)”

 

<도덕경>의 저자 노자는 기원전 580년 진()나라 고현 곡인리 현재의 허난성 루이현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이이(李耳), 자는 백양, 시호는 담이다. 도가학파의 창시자로서 도교에서 도조(道祖), 태상로군으로 추존되고 있으며, 당나라 왕조에서 이씨의 시조로 추인되었다. 역자 소준섭은 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상하이 푸단대학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대우교수로 강의 하였고, 현재 국회도서관 중국 담당 조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중국을 말하다>, <왕의 서재>, <청소년을 위한 사기>, <중국인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는가>, <십팔사략>, <논어> 등 다수가 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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