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단 서평

산바람
- 작성일
- 2019.6.8
재밌어서 밤새 읽는 해부학 이야기
- 글쓴이
- 사카이 다츠오 저
더숲
재밌어서 밤새 읽는 해부학 이야기
사카이 다츠오/전지혜
더숲/2019.5.20.
sanbaram
우리는 평생 함께하는 몸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의외로 모르는 구석이 많다. 학교에서 우리 몸에 대해 배우는 것은 각 부분의 명칭정도다. 그것들이 어떠한 연관을 갖고 어떻게 작용하는지 하는 것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 몸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각 부의의 생김새나 기능에 대해 생각해 보거나 전체적인 몸 생김새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없다. 의과대학에서 우리 몸을 이해하기 위해서 행하는 인체의 해부는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재밌어서 밤새 읽는 해부학>에서는 차례대로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도쿄대학 의학부 졸업 후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연구원과 도쿄대학 의학부조교수를 지낸 뒤 준텐도대학 의학부 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재밌어서 밤새 읽는 인체이야기>, <인체관의 역사>, <누구나 알 수 있는 인체 해부도>, <인체는 진화를 말해준다> 등이 있다.
<재밌어서 밤새 읽는 해부학>는 3부로 되었다. 1부는 재밌어서 밤새 읽는 해부학 이야기. 2부는 해부학론 어떻게 발전했나. 3부는 해부학으로 바라본 몸의 형태 등이다. 해부의 진행 방법은 대학마다 다르지만, 일본에서는 대체로 목이나 팔부터 시작해서 가슴, 배, 다리, 골반, 머리 순으로 진행한다. 이 순서대로 해야 쉽게 해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의대생은 인체 해부를 통해서 인간의 몸은 모두 개성적이고 소중한 존재이며, 그와 동시에 보편적으로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 가지 의식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우리들 몸의 여러 가관을 담아내는 뼈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뼈대 용기는 뇌를 담아내는 두개골이다. 두개골에는 눈, 코, 입이 달린 얼굴 부분이 있다.(p.111)” 이 얼굴 안에는 감각기, 소화기, 호흡기가 포함된다. 그래서 얼굴은 감각을 받아들이는 정보의 창구이자 물질을 받아들이는 내장의 창구라는 두 가지 작용을 수행해낼 수 있다. “두 번째 용기는 새장처럼 생긴 흉곽(가슴우리)이라는 가슴의 뼈대로 그 안에는 심장과 폐가 있다.(p.111)” 흉곽을 구성하는 늑골(갈비뼈)은 어딘가에 부딪혔을 때 쉽게 부러질 정도로 약하다. 늑골이 철판처럼 딱딱하면 호흡하기 힘들어지므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해야 한다. “세 번째 뼈대 용기는 복부의 내장을 담아내는 골반이다.(p.112)” 인간은 두 다리로 직립하여 보행하는데, 골반 속에는 내장뿐만 아니라 비뇨기와 생식기도 들어 있다 그런데 소화기가 집중된 배에는 이런 뼈대 용기가 없다. 장이 자유롭게 움직여서 영양소를 흡수하고 대변을 모아서 원활히 배설하려면, 장이 연동운동(꿈틀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런 뼈대 대신에 몇 겹으로 이루어진 튼튼하고 유연한 근육이 장을 지켜준다.
손은 물건을 집을 때처럼 복잡한 움직임을 처리할 수 있도록 스물일곱 개의 작은 뼈로 구성되어 있다. 이 뼈들이 흩어지지 않도록 관절을 이어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 바로 인대다. 그리고 각 손가락의 근육 끝에는 힘줄이 붙어 있고, 이 힘줄 다발은 손목주변에서 건초(힘줄집)로 둘러싸여 있다. 또한 배에 있는 커다란 복직근이 가장 인상적인데, 왜 힘줄이 근육 사이를 가로지르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근육 섬유가 길면 그만큼 손상될 위험도가 높아져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에 약해진다. 그러나 이렇게 중간마다 힘줄이 있으면 움직임은 둔해지지만, 구조는 튼튼해져서 안전성이 높아진다. 이런 이유 때문에 빨래판 같은 복근을 볼 수 있게 된다.
“폐를 살펴보면 오른쪽허파는 셋, 왼쪽 허파는 둘로 나뉜다, 이를 폐엽(허파엽)이라 부르는데 실제로 관찰해도 오른쪽 그림에 묘사된 것처럼 둘, 셋으로 나뉘어 있다. 이는 흉막이 폐엽의 틈새로 들어가서 경계를 명확히 보여주기 때문이다.(p.150)” 폐는 이렇게 나뉘어 있어야 원활히 움직일 수 있다. 그래야 그 사이에 있는 틈 덕분에 각기 다르게 움직일 수 있어서, 움직임의 제약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폐가 팽창할 때 횡격막은 아래로 내려가므로, 폐는 원래 모양을 유지하면서 커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수직 방향으로 늘어나면서 커진다. 따라서 이처럼 폐가 나뉘어 있기에 서로 겹치는 부분이 조금씩 어긋나면서 각각의 형태가 조금씩 변하는 것이다.
“심장은 심장 아래쪽의 두꺼운 벽으로 이루어진 심실과 심장 위쪽의 얇은 벽으로 이루어진 심방으로 나뉜다. 이 심실과 심방 사이에는 수평 방향의 벽이 있다. 쉽게 말해 심장은 수직 방향(좌우)으로 나뉜 것이 아니라 수평 방향(상하)으로 나뉘다는 뜻이다. 심실과 심방의 경계에는 관상동맥(심장동맥)이 지나고 있어서, 외부에서 봤을 때도 경계면은 쉽게 구분할 수 있다.(p.156)” 심장의 골격은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을 하는데, 그것은 바로 심방과 심실을 완전히 분리해주는 것이다. 심실 근육은 심실 근육 골격에 붙어 있고, 심방 근육은 심방 근육 골격에 붙어 있다. 즉 이는 심장이 위아래로 나뉘어서, 이 둘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뜻이다. 이처럼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라는 점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심방과 심실이 동시에 수축하면 심장이 펌프의 구실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심방이 수축하여 심실로 혈액을 보내고 나서 시차를 두고 심실이 수축해야만 한다.
“연골은 훌륭한 신체 부위이지만, 내부에 혈관이 지나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즉 이 부위는 다치거나 상하면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뜻이다.(p.196)” 그래서 예전에는 통증 때문에 환자가 제대로 걷지 못하게 되면, 그 통증을 없애려고 연골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진행했었다. 그러나 이 수술법은 일시적으로 통증은 줄여주지만, 완충제 구실을 하던 부위가 사라져 무게가 한쪽으로 치우치면서 남은 연골이 더 쉽게 닳는다. 그러니까 계속 격하게 운동하거나 나이가 들면 연골이 닳으면서 무릎관절 질환에 걸리는데, 여기서 더 심해지면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을 받아야만 한다.
“눈이나 신장이 지방에 둘러싸여 있다는 점, 지면을 강하게 차려면 뒤꿈치가 튀어나와야 한다는 점 등 인체 구조에는 저마다 그렇게 생긴 이유가 있고, 무엇 하나 쓸모없는 부위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p.241)” 책을 읽으며 인체가 생각보다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를 갖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인체의 신비에 감탄하게 된다. 인체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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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