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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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바이올린
글쓴이
오사키 시게요시 저
arte(아르테)
평균
별점10 (5)
산바람

거미줄 바이올린

오사키 시게요시/박현아

아르테/2018.10.16.

sanbaram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거미줄을 보며 거미줄로 바이올린을 연주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 거미줄 바이올린 만들기라고 한다. <거미줄 바이올린>은 거미줄에 흥미를 느끼게 된 것에서부터 거미줄로 바이올린 현을 만들어 연주하고 그 과정을 세계적인 과학잡지에 게재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하나씩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오사카대 이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이학연구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시마네대 교육학부와 나라현립의과대 의학부 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나라현립의과대 명예교수다. 최근에는 거미줄 현 바이올린으로 오케스트라를!’이라는 목표로, 거미의 놀랍고 신비한 생태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거미줄 바이올린>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거미를 좀 더 알아보자, 2장 거미가 만드는 마법의 실, 3장 바이올린에 도전!, 4장 마법의 실과 음색의 비밀, 5장 음색이 세계에 울려 퍼지다 등이다. 저자는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거미줄로 잘 끊어지지 않는 현을 만들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데 성공했다. 부드럽고 깊이 있는 독특한 음색을 드디어 실현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미국 물리학회지 <피지컬 리뷰 레터>에 논문이 게재 되었다. 이 논문에 음성 데이터를 첨부하여 거미줄 바이올린의 음색이 세계에 울려 퍼졌다. 여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저자의 경험을 중심으로 하나씩 단계별로 소개하고 있다.

 

점착성 거미줄은 나선실뿐이다. 전형적인 원형 그물 거미집을 만드는 거미는 보통 일곱 종류의 샘에서 다른 실을 뿜어내고, 각각을 용도에 따라 능숙하게 구분해서 사용한다.(p.25)” 방사실은 거미집의 골격이 되며 점착성을 가진 나선실은 사냥감의 움직임을 막는다. 테두리실은 거미집의 틀이 되며 거미집을 나무 등에 고정하는 것은 지지실이다. 위기가 발생해 도망칠 때는 견인실을 사용하며 그 끝을 물체에 고정하기 위해 부착반을 사용한다. 거미집을 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냥감을 잡기 위한 포획대와 알을 보호하는 알주머니라는 것도 있으며 각각 다른 실로 만들어진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거미가 생활하는 거미집 중심부에는 점착성이 없다. 부착반은 생명줄인 견인실에 매달릴 때 필요하며 거미가 실에 매달려도 끊어지지 않을 만한 접착 강도를 유지한다.(p.26)” 전자현미경으로 살펴보면 거미줄마다 모양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방사실은 가는 섬유 네 개로 구성되어 있다. 한 편 나선실은 섬유 두 개로 되어 있으며 여기에 점착구가 거의 같은 간격으로 붙어 있다. 이 점착구는 거미집을 만들 때 섬유 두 개의 표면에 얇게 코팅된 점착제가 서서히 구 모양으로 모여 든 것이라고 한다.

 

거미가 날뛴 원인은 역시 담배 연기였다. 흡연석 담배 연기 속에서 거미들이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이 사건은 공장지대나 통행량이 많은 고속도로 주변같이 매연과 자동차 배기가스가 많은 곳에서는 거미가 서식하기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알려주었다.(p.39)” 거미는 환경 상태의 척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거미 개체 수가 적어진 것은 농약이나 공장 매연, 자동차 배기가스 등이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거운 거미의 견인실 일수록 파단강도가 크다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데이터는 여전히 제각각이었다.(p.48)” 견인실은 원기둥 모양인 가느다란 필라멘트 두 개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미가 매달려 있을 때, 인간의 눈에는 견인실이 한 개짜리 거미줄로 보이지만 실제로 그 견인줄은 두 개의 가는 섬유(필라멘트)라고 한다. 거미의 견인실은 섭씨 250도를 넘어서면서부터 분해되기 시작하며 섭씨 300도에서는 중량이 20퍼센트 정도 줄어들고, 섭씨 350도 정도에서는 색이 변하며 섭씨 600도에서는 완전히 분해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자외선이라는 한 단어로 말하지만 자외선은 미세한 파장 차이에 따라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UVA는 파장에 긴 자외선인데, 지구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편 파장이 조금 더 짧은 위험한 자외선인 UVB는 평소에는 지표면에 극히 일부만 도달하지만 오존홀이 생기면 지표면에 많이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제일 파장이 긴 자외선인 UVC는 지표면에 도달하지 않는다. 무당거미는 매일 밤 절반씩 집을 새로 만든다. , 한 번 만든 부분은 이틀 후에 교체한다. 자외선을 쬐어 무당거미에게 채취한 거미줄 파단강도 최댓값이 되면 그 후에는 점차 파단강도가 초깃값으로 내려간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이 마침 거미가 거미줄을 교체하는 주기(2)와 같다. 자외선을 쬐면 거미줄의 성질이 변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주행성인 무당거미가 매우 합리적인 주기에 맞추어 거미줄을 관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p.55)” 주행성 거미가 뿜어낸 거미줄은 자외선을 쬐면 단단해지지만 야행성 거미가 뿜어낸 거미줄은 자외선에 약해지기 쉽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미는 각자 생활방식에 따라 낮과 밤에 어울리는 활동으로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거미줄을 현으로 사용할 때는 튜닝 중에 현이 끊어지는 일도 많았으나 레슨을 받으면서 거미줄 현이 쉽게 끊어지는 원인도 알게 되었다.(p.94)” 먼저 거미줄 사이에 빈틈을 줄이고 조밀하게 만드는 것이 좋으며, 음정이 내려가지 않도록 사전에 응력 완화를 일으켜 두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나는 점차 잘 끊어지지 않는 현을 만들고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평범한 섬유 집합체는 섬유 사이에 빈틈이 있으며 당겼을 때 가늘고 약한 섬유부터 차례대로 끊어지고 서서히 전체를 지탱할 수 없게 되어 완전히 끊어진다. 그러나 이 거미줄 현처럼 빈틈이 없어지면 섬유(거미줄)가 서로의 면에 접촉하여 섬유 사이에 마찰이 큰 폭으로 커진다. 그 결과 빈틈이 많은 보통 섬유 집합체에 비해 탄성률이 크게 상승하면서, 일부 가는 섬유가 끊어져도 남은 섬유로 힘을 합쳐 지탱할 수 있기 때문에 현 자체는 쉽게 끊어지지 않게 된다. 바이올린에 상용되는 현의 재료는 오래전부터 사용된 거트를 비롯해 금속, 합성섬유 나일론이 있다. 옛날에는 실내음악이 주류여서 큰 음약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의 재료가 거트여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커다란 콘서트홀이 늘면서 음량이 중요해지다보니 금속 현이나 나일론 현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거트 현은 테니스 라켓에 쓰이는 거트와 같지만 테니스 라켓도 최근에는 합성섬유를 주로 사용한다.

 

거미줄 현의 특색인 부드럽고 깊은 음색을 살릴 수 있는 곡을 연주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부드러운 음악을 골라 보았고 연주곡은 [어메이징 그레이스]로 변경했다.(p.148)”고 말한다. 엉뚱한 생각에서 시작하여 거미줄의 물리적 특징까지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세계적인 유명인이 된 저자처럼, 남들이 미쳐 생각하지 않았던 엉뚱한 생각을 잘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리뷰어클럽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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