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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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지식
글쓴이
에른스트 페터 피셔 저
다산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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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9.1 (45)
산바람

금지된 지식



에른스트 페터 피셔/이승희



다산북스/2021.1.21.



 



옛날에는 글자를 해독하는 특권층과 그렇지 못한 평민 사이에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특권층에서는 일반인들이 글자를 해독할 수 없도록 하는 정책을 폈다. 그 결과 일반인들은 무지한 상태에서 특권층의 도구로 전락되어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종교가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종교인들이 일반인들을 지식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종교에 해가 된다고 생각되면 모두 금지 시켰다. <금지된 지식>에서는 지식을 금지하고 진실을 은폐하려 했던 수많은 부질없는 시도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저자는 퀼른대학교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하고 미국 켈리포니아공과대학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7년에 과학사학자로서 대학 교수 자격시험을 통과해 콘스탄츠대학교에서 과학사를 가르쳤다. <만하이 포룸>의 발행인이며, 저서로 <인간 :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비롯해 70권의 책을 썼다.



 



지식이란 인간이 관찰 감각을 통해 모으고 시각적 인지를 통해 인식한 경험적 재료를 개념이나 생각과 연결한 다음, 이 연결을 자신의 관점으로 표현하여 외부에 전달하는 일을 뜻한다. <금지된 지식>에서는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낙원에서 금지된 것을 시작으로 우리에게 지식이란 무엇인가, 비밀을 다루는 법, 성스러운 것을 엿본 죄, 인간에 대해 알지 못하게 하라 등 앞부분에서는 주로 종교적으로 금지 시켰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과감하게 봉인을 떼라 에서는 생물학 중에서 분자유전학에서 다루고 있는 DNA의 연구에 따른 문제를 짚어본다. 마지막으로 지식사회의 사생활과 비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창세기의 설명은 악이 이미 원죄 이전에, 심지어 낙원에도 있었다고 가정한다. 비록 아담은 홀로 선악과와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말이다. 아담이 하느님에게 복종하지 않는 것은 악한 행동이다. 그러므로 아담은 실제 행동을 시작하기 전에 그 행동이 나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p.32)”



신의 금지명령을 어긴 뒤 아담과 이브의 눈이 열렸을 때, 실제로 중요했던 건 성 또는 성과 관련된 욕망이었다. “사람과 그 아내는 둘 다 알몸이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라고 성서가 전해주는 바와 달리 나체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 다른 성을 본 것이 주제가 아니다. 다른 성을 봄으로써 당연히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성적 욕망이 중요했고, 아담과 이브가 획득한 금지된 지식은 실제로는 금지된 사랑을 가리켰다고 저자는 말한다.



 



로마제국을 계승한 비잔틴 제국에서는 처음으로 외국과 외국 지배자들에 대한 정보 수집이 진행되었다. 그밖에도 스파이 활동은 고대 중국이나 고대 인도와 같은 세계의 다른 지역에도 있었다. 이런 지역에서는 금지된 정보의 수집 방법을 다룬 책도 등장하였는데 기원전 500년 경에 살았던 중국의 손무가 쓴 <손자병법>이 대표 사례다.(p.130)”



뉴턴은 자신의 지식이 온 세계에 널리 퍼지는 걸 보고 싶어하지 않았고 한 지식인 무리에게만 접근을 허락했다는 말이 있다. 이는 역사가들이 보통 비밀로 알고 있고 근대에 이르기까지 발견할 수 있는 것과 매우 비슷한 것 같다. 이렇게 많은 비밀 직식들이 있다. 유대교의 카발라 전통, 장미십자회, 다양한 신비주의 분파들과 많은 비밀 조직들, 그리고 신지학 단체 등 각 조직과 사상마다 책 한 권씩은 필요할 것이다. 뉴턴은 자기 원고의 많은 부분을 비밀 언어로 작성했으며, 오늘날까지 누구도 이를 해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인간 게놈에는 30억 개의 구성요소가 있다. 각각의 구성 요소는 알파벳 철자의 나열로 표기된다. 여기서 하나의 텍스트, 즉 유전자 언어로 만들어진 생명의 텍스트가 나온다. 인간은 이 텍스트를 직접 읽을 수 없는데, 각각의 구성요소는 4개의 철자로만 구성되기 때문이다. A. T, G, C라는 4개의 글자가 DNA30억 개 사슬에서 서로 번갈아 나오며, 4개의 철자는 각각의 화학적 명칭 즉 아데닌, 티민, 구아닌, 사이토신의 첫 글자들이다.(p.237)”



자신의 게놈을 탐구한 사람은 수백 년 동안 철학자들이 수행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나는 어디서 왔나?’,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오래된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크는 자기 탐구의 모험이 끝난 후 원했던 지식을 얻게 되었다. “이 놀랍도록 아름다운 정보들로 내가 하는 일이 곧 나다. 이 정보들은 수백만 년 동안 유기체 수백억 개를 거쳐 마침내 나에게 맡겨졌다.” 그녀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모두 각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이 없다.



 



다양성은 자연의 진화가 생산하고,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목적으로 존중받는다. 내가 알고 있는 한, 이상주의자들은 인간의 다양성을 신봉하지 않는다. 그 반대다! 꿈꾸는 미래의 전망이 완벽할수록 그곳에 살아가는 존재들의 아름다움과 영리함도 서로서로 더욱 닮아갔다.(p.254)”



과학에서는 이와 반대로 개인적 인간들만 주목받을 수 있다. 세포 분자생물학은 존재하지만, 사회분자생물학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유전공학자들이 인간의 유전물질 개선책을 알고 싶을 때 마르크스주의나 다른 이상주의자로부터 배울 수는 없다.



 



가톨릭의 전설의 금지 텍스트 목록인 금서 목록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줄여서 인덱스라고 부르는 이 금서 목록은 1559년에 처음 작성되었고, 그 후 수백 년에 걸쳐 6,000개의 제목이 수록되었다. 목록이 6,000개에 도달하던 1962년에 로마에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66년에 책 읽는 신앙인, 혹은 신앙심 깊은 독서가들에 대한 로마 교황청의 감독은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p.263)”



당연히 가톨릭교회는 이 금서 목록 때문에 큰 손해를 자초했고, 목록에 오른 책들은 큰 신뢰를 얻으면서 나중에는 세게 고전문학을로 상승하였다. 블레즈 파스칼, 장자크 루소, 하인리히 하니네, 그레이엄 그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등 목록에 오른 작가들의 이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흥미롭다. 2천 년 전 타키투스도 생각했고 역사가 함께 증명해주듯이, 탄압은 박해받는 이들의 권위만 키울 뿐이다. 반면 탄압하는 지배자는 오명을 뒤집어쓴다. 검열관은 짧은 기간 동안만 성공한 것처럼 보이며, 긴 관점에서 보면 단지 우스운 인물로 남을 뿐이다.



 



이전 세대는 개인 생활과 여기서 느끼는 감정을 일기장에 털어놓고 일기 작성자는 여기서 자신과 상상의 대화를 나누었던 반면, 오늘날 세대는 인터넷을 발견했으며, 여기서는 사적인 것이 바로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되어 버린다. 쇼셜네트워크인 페이스북에서는 이를 공유라고 부른다.(p.347)”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킬 때에만 혼자 있을 수 있다. 여기서 혼자 있을 권리에 따른 의무가 드러나는 것처럼 보인다. 질문은 스마트폰 세대에게 이 지식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느냐이다. 아마도 이 세대는 다음 현실을 먼저 깨달아야 할 것이다. 더는 어떤 방에도 혼자 앉아 있지 않고 그 방에서 환상을 펼치지도 못한다. 대신 어디에나 존재하는 새장에 갇혀 있다. 그 새장은 자유의지를 더는 허락하지 않으며 우리를 감시하고 조작한다. 이 현실을 모르게 하는 일이 금지되어야 한다. p.356



 



지식은 금지되어서는 안 되지만 통제되어야 한다. 이 주장에 해당하는 두 가지 인상적인 사례는 페이스북과 생물 유전학이다.(p.364)”



페이스북을 먼저 살펴보자. 첫 번째, 우선 페이스북의 변화에 놀랄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이 가져오는 정보들은 예전에는 자신을 위해 간직하며 외부의 (거의) 모든 시선에서 차단되어 있었던 정보들이다. 두 번째, 사용자들의 모습에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기계 앞에 홀로 고립되어 있는 이용자들은 금지된 어떤 일을 한다는 데 엄청나게 매력을 느낀다.



다음으로 프랑켄슈타인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많은 관찰자들은 오늘날 생의학에 질문을 제기한다. 최근에 시작된 유전물질에 대한 방대한 연구 덕분에 언젠가는 인간에게 공급할 수 있는 완전한 유전자의 형태를 알게 되지 않을까? 이런 상상은 어떤가? 유전학의 제자들은 지혜를 몰래 빼낼 수 있는 스승은 없지만, 어느 날 유출된 시디롬 혹은 디스켓을 얻는다. 그 안에는 실제 금지된 지식에 속하는 인간 생명을 위험하게 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다. p.365 아마도 오늘날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유전자 편집을 지시했을 것이다. 비록 최근에 처음으로 경고 알림들도 나왔고 게놈을 과도하게 수정하면 암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기술적으로 니체의 바람은 실현 가능해 보인다. 이 인간 실험에서는 지식에 대한 타고난 인간적 욕구가 없는 유기체가 생성될 것이다. 이런 존재는 더는 인간적인 삶을 꾸려가지 못한 채 누군가 자신을 끌어주기를 기다려야만 한다.



 



지식은 계속해서 더 많은 기쁨을 주며, 그 즐거움은 그곳에서 금지된 것과 함께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권력도 지식을 금지시켜서 성공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지식에 대한 갈망과 호기심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된 듯싶다. 많은 사람이 함께 읽어 진정한 지식의 자유를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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