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서평

산바람
- 작성일
- 2023.6.3
청와대로 간 착한 농부
- 글쓴이
- 최재관 저
스틱(STICKPUB)
청와대로 간 착한 농부
최재관
스틱/2019.12.19.
<청와대로 간 착한 농부> 제목을 보는 순간 정치적인 목적의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서울대를 나와 농촌에 20여 년을 살면서 농민운동에 매진한 후 촛불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에 들어가 농어업비서관 생활을 한 후 정치에 꿈을 갖고 다음 선거 준비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크게 읽고 싶지 않았지만 지인의 소개로 보게 된 책이니 내용이나 보자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자칭 착한 농부는 1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쌀값 안정, 우리 밀 살리기, 공공급식, 직불제 개편 등 한국 농정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설계도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먹거리 계획들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관심을 주지 않아 몰랐던 사실도 몇 가지 알게 되었다. 저자 최재관은 고물상집 아들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 입학했으나 농업, 농촌을 지키기 위해 농민운동을 하겠다는 결심으로 여주에 정착하여 농업의 미래를 디자인 하는 아스팔트 농사를 지어오다 2018년부터 1년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으로 일하다 현재 여주, 양평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우리는 연간 약 200만 톤가량의 콩을 소비한다. 그런데 쌀 소비량이 한해 400만 톤이다. 쌀 소비량의 절반이 콩 소비인데, 그 콩의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한다. 빵이나 국수의 재료인 밀은 어떤가. 우리의 밀 소비량은 400만 톤이다. 쌀 소비량과 똑같다. 이걸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우리는 밀을 쌀 만큼 먹고 있다. 그걸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옥수수는 무려 천만 톤을 수입한다. 쌀의 2.5배나 많은 양을 수입하고 있다. 이런 것을 차근차근 국내산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 농업의 역할이고 식량 안보를 지키는 국가의 백 년 계획이다.(p.63)” 국민들이 관심을 주지 않아 잘 모르는 사실들 이었다. 수입농산물이 우리 농산물보다 월등히 싸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유럽은 농산물 가격과 비교하면 생산비용이 더 많이 든다. 이걸 국가가 직불금이란 형태로 보전해주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농산물 가격은 싸고 농민들의 소득은 높은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의 직불제는 농민에게 돌아가는 혜택 보다는 농민이 아닌 사람들에게 돌아가고, 그것 뿐 아니라 부정수급 문제로 개혁을 해야 하는 과제의 하나로 떠오른 상태다. 이것을 바로 잡고 싶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렇게 자원순환형으로 농사를 지어야 직불금이 나온다. 순환농업을 전제로 하는 진짜 친환경 직불금인 셈이다. 반면 우리의 친환경 직불금은 외국에서 수입해 들어오는 깻묵(유박)을 사서 뿌려도 직불금이 나온다. 앞뒤가 안 맞는 거다.(p.70)” 강물을 깨끗이 하려면 우선 논물을 깨끗이 해야 한다. 그러려면 화학비료 초과분의 40%를 줄이고, 축산액비를 순환으로 써야 한다. 겨울에는 보리나 밀을 키우면 질소가 작물이 되고, 그 작물이 사료가 된다. 그런데 우리는 깻묵(유박)을 외국에서 사서 뿌리고, 가축사료로도 외국에서 들여오는 GMO사료를 사서 쓴다. 이렇게 농민을 위한 직불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는 상황이다. 순환의 고리가 철저히 끊어진 상태다. 이 고리를 복원하는 ‘순환농업’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디지털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우리는 친환경 직불금을 받으려고 1년치 영농일지를 검증한다. 그렇게 할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위치정보가 담기게 인증 사진을 찍어 보고하고 농민위원회에서 검증하게 하면 된다고 개선방향을 제시한다.
“2019년부터 군대급식이 새로 시작되고 전국 공공기관이 로컬푸드 급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렇게 시작해 초중고 급식으로 점차 확대해 나가는 게 대한민국 푸드플랜이다. 로컬푸드의 꿈이자 대안이다.(p.75)” 학교급식을 비롯하여 군대급식과 공공급식에 우리 쌀과 농산물을 쓰게 한다면 현재 우리 곡물 자급률이 23%이니까 전체 농업의 절반(13%)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법안을 통해서 공공급식에 정부예산이 들어가도록 확실하게 개정해 나가야 한다. 그러면 학교급식을 포함한 공공급식을 통해 우리 농업을 확실하게 바꿔나가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기에 국회에 들어가 법률을 통해 농민을 살리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출사의 변을 내놓았다. 여주, 양평의 발전 뿐 아니라 대한민국 농민들을 대변하기 위해 꼭 국회의 원이 돼야겠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꿈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다만 다른 사람들처럼 국회라는 괴물집단에 들어가 또 하나의 괴물이 탄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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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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