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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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요
글쓴이
케리 이건 저/이나경 역
부키
평균
별점9.1 (19)
산바람

살아요



케리 이건/이나경



부키/2017.6.2.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보통 살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이가 들어 몸이 극도로 쇠약해지거나 불치병에 걸렸을 때가 되어서야 진지하게 죽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죽기 전에 입원하는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죽음을 일상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살아요>의 저자는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결혼 후 첫 아이를 출산하면서 투여한 진통제의 부작용으로 몇 달간 환각, 망상, 자살충동, 정신분열 등의 정신질환 증세를 겪었고, 완치 후에도 트라우마로 인해 오랜 시간 깊은 우울감과 상실감에 빠져 있었다. 그러던 중 호스피스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는 채플런으로 일하며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어 했던 말들이 어떤 것인지 이 책에서 여러 사람의 사례를 들어서 들려주고 있다.



 



<살아요>의 저자는 환자들이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돕는 동안 이들이 삶을 돌아보며 하는 이야기에 깃든 치유의 힘을 직접 경험한다. 그녀는 이 책에서 자신을 치유한 감동적인 이야기와 그들이 삶의 끝에 와서야 비로소 개달은 통찰을 독자들과 나누려 한다. 삶의 끝에서 의미를 만들어 내거나 찾아내는 과정을 바로 호스피스 채플런이 돕는다. 우리는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입을 막으려 식상한 대꾸를 하지도, 말하는 사람의 기분을 낫게 만들기는 하지만 듣는 사람의 간절함을 채워주지는 못하는 가식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지도 않는다. 우리는 환자에게 삶의 의미를 만들어 주려 애쓰지 않지만, 그들의 곁에 묵묵히 있어 준다.(p.31)” 저자는 수천 가지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책에는 그들이 꼭 나누고 싶어 한 이야기만 담았다고 한다.



 



그들은 가족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받지 못한 사랑, 표현하지 못한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이 필요한 관계에 부재했던 사랑에 대해서. 그들은 어떻게 해서 사랑과 사랑이 아닌 것을 분간할 수 있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죽기 직전 목에서 숨이 넘어가는 소리가 날 때, 내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해 손을 뻗으며 부모님을 부르기도 한다. 엄마, 아빠, 어머니. (p.44)” 이처럼 대개는 마지막 순간에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사랑의 대상을 그리워하기도 하며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비밀의 핵심은 바로 수치심이다. 비밀이 자신과 남을 지켜 주리라는 믿음은, 우리의 생각이나 경험이 너무나 끔찍하고 비인간적이라 도저히 남에게 드러낼 수 없다는 두려움에서 비롯한다. 극심한 굴욕감과 잘못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에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은 더 강해진다.(p.57)” 죽음에 임박해서 자기의 비밀을 털어 놓는 사람들이 많은데, 죽기 전에 자기가 일생동안 짐처럼 짊어지고 있던 비밀을 말고 홀가분하게 죽고 싶기 때문이다. 자기의 말을 부담 없이 들어주고 비밀이 지켜지리라 믿으며 호스피스 채플런에게 자기의 비밀을 털어놓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인생은 수백만 가지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는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다른 것을 포기하는 셈이므로 살아가면서 아쉬움이 쌓이기 마련이다. 이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아쉬움을 가만히 되짚어 보면 우리가 다른 길로 갔다면 어떻게 달랐을까 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우리가 삶에서 놓쳤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것이 달랐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p.102)” 누구나 자기의 선택으로 일생을 살다 가지만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후회하는 것들이 몇 번씩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시간을 되돌린다면 그 잘못된 선택을 다른 선택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렇게 선택을 바꿨다고 하여 후회 없는 일생이 될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지금과는 다른 결말을 갖고 싶은 아쉬움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에 겉보기와 똑같은 것은 결코 없다. 호스피스 환자들이 내게 그것을 가르쳐 주었다. 사람들의 삶에는 항상 여러 겹이 존재한다. 모든 얼굴, 모든 결정, 모든 움직임 또는 움직이지 않음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 언제나 흑백 사이의 회색 지대가 있다. (p.124)” 우리가 낯선 사람을 만날 때 첫인상의 선입견을 갖고 그 사람을 판단한다. 우리는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없기에 겉으로 들어나는 것에 의하여 사람을 판단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터무니없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기에 사람을 판단할 때는 신중을 기하라는 말로 들린다.



 



나무는 매년 봄이 되면 부드러운 새싹을 틔운다. 나뭇잎은 결국 죽지만 나무 몸통의 나이테는 늘 거기, 그 나무가 맞이했던 첫 해 봄부터 늘 그 자리에 있다. 삶이 편안하고 비가 충분히 올 때 나이테는 두껍다. 반면 어떤 나이테는 너무 얇아서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다. 나무가 살아남기 위해 힘겹게 싸운 때이다. 하지만 두껍든 얇든, 나이테는 모두 그곳에 그대로 있다. (p.160)” 나이테에 나무의 역사가 담겨 있듯 사람의 현재 모습에는 그 사람의 일생이 나이테처럼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이를 먹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우리는 좀 더 밝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밝고 편안한 얼굴을 해야 여러 사람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도 변화를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진실을 말해 줄까요? 변화는 신이 내린 선물이에요. 우리는 모든 것이 언제나 변하도록 만든 신에게 감사해야 해요. 나는 그렇게 봐요.(p.247)” 호스피스 병동에서 삶을 마감하면서 남긴 말처럼 긍정적으로 변화해서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생의 마지막에 좀 더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회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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