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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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글쓴이
변현단 저
들녘
평균
별점9.1 (14)
산바람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약이되는 잡초 이야기



변현단글/안경자 그림



들녘/2012.12.5.



sanbaram



 



우리 주변에는 어느 곳에서나 잡초를 볼 수 있다. 흔히 마주하게 되는 잡초들은 모양과 색깔은 물론 발견하는 계절에 따라 제각각이나 그것을 인지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는 이런 잡초를 밭에서 유기농으로 키우며 그들의 성질과 활용법을 연구한 저자의 경험을 집약해 놓은 책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는 봄에 나오는 잡초의 새순들은 생으로 먹을 수 있다. 여름과 가을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면 독을 품게 된다.(p.5)”고 말한다. 자식을 보호하기 위한 어미처럼 독을 품은 잡초를 먹기 위해서 여름이나 가을 잡초들은 대개 데치거나 삶아서 혹은 물에 담가서 독을 빼고 먹는다. 인간 가까이 사는 잡초들은 독이 있을까 우려할 필요가 없다. 독은 과하게 먹을 때 생기는 법이다. 모르는 풀은 일단 혀끝으로 맛을 보고 독하다 싶으면 먹지 않으면 된다. 모든 것을 운명이려니 하면 용기가 생기고 열정도 샘솟는다. 자연산인 잡초들은 약성이 풍부하여 건강한 제철밥상을 만드는 데 안성맞춤이라는 저자 변현단은 경기도 시흥에서 연두농장을 운영하면서 잡초와 자연이 공존하는 자연스런 농사를 실험하고 있다. 저서로 <연두, 도시를 경작하다 사람을 경작하다>가 있다. 잡초 그림을 그린 안경자는 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한 뒤 어린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쳤다. 지금은 식물 세밀화와 생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1부와 2부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1부에서는 석유와 농사, 기업과 음식문화를 통해 우리들의 생명이 어떻게 위협받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2부에서는 잡초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해주는 잡초철학과 다양한 활용방식을 소개한다. 또 우리가 밭에서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잡초 46가지를 선정하여 일상에서 잡초를 먹을 수 있는 조리방법과 약재로서 사용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서양의 양념은 약품이라는 뜻의 스피시스species’에서 유래했지만 사실은 향신료에 비중을 둔 것으로 음식의 맛과 향을 더 중히 여긴 반면, 한국의 양념은 약의 개념을 우선으로 한다.(p.38)” 비린내나 누린내가 나면 파, 마늘, 생강, 산초, 계피 등 향이 진한 양념들을 사용했는데 이것들은 몸을 보신하는 약재로도 쓰였다. 한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본 장류에는 간장, 된장, 고추장이 있다. 장류는 그 집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맛을 낸다. 음식을 튀기거나 볶을 때, 무칠 때 사용하는 양념에는 참기름과 들기름이 있다.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참깨나 검은깨도 사용했다. 지금은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을 사용하지만 예전에는 꿀을 모아 사용하거나 엿기름 또는 곡식이나 호박, 무 등으로 조청을 만들어 사용했다. 잡초음식 외에 이 책의 말미에 꽃을 먹자는 내용을 추가해 잡초와 각종 꽃으로 차를 만드는 요령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다.



 



해방이후 미군정 시절과 산업화를 거치면서 우리의 음식문화도 미국화되었다. 공장에서 생산한 식재료와 식품을 먹으면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각종 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에 시달리고 있다.(p.38)” 처음에는 이러한 질병들이 주로 성인들에게 나타난다고 하여 성인병이라고 불렀으나 요즘에는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요즘은 성인병이라고 하지 않고 생활습관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병을 치료하는 현재의 양약은 대부분 천연식물에서 추출한 약용성분을 화학적으로 합성해 제조한 것들이다. 처음에는 약초 성분으로 관심을 받게 된 식물들이 지금은 일상적 음식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많은 채소들이 멸종되었고 지금 약용식물로 사용되는 것은 약 1,000여 종 정도라고 설명한다.



 



“‘나물을 뜯는다는 말이 있다. 나물을 캐는 것은 냉이 등 뿌리를 식용하는 경우이며 나물을 뜯는다는 것은 잎을 먹는 경우를 말한다.(p.76)” 손으로 뜯는 것이지 칼로 뜯는 것은 아니다. 모든 식재들이 그러하듯이 손으로 직접 뜯어서 하는 요리가 좋다. 칼 같은 금속성이 닿으면 칼이 닿은 부위는 변질되고 재료를 먼저 썰어 두거나 물에 담가두면 영양과 식재 특유의 향이 사라진다. 데칠 경우에는 소금물을 이용해야 채소의 색깔이 선명하게 살아나 입맛을 돋운다. 여름에 수확된 음식은 대부분 찬 성질을, 가을에 수확되는 음식은 대부분 다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겨울에는 푸성귀 먹지 않아도 건강에 지장이 없다. 대신 여름이나 가을에 말린 건나물을 먹거나 가을에 수확한 무, 고구마 등 뿌리 음식을 먹는다. 아침 이슬에 젖은 잡초를 오전 10시 전에 채취한다. 깨끗이 씻은 다음 채반에 널어 물기를 빼고 그늘에서 말린다.(p.88)” 집안에서는 통풍이 잘 되는 마루에서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잘 말린 후에는 가마솥이나 돌솥 등에서 덖어낸다. 덖은 것을 그늘에 말려 습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밀봉한다. 덖은 뒤 방습제와 함께 빈 통에 넣었다가 사용하기도 한다. 개별적인 잡초의 특성과 활용법을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원추리 : 원래 원추리는 8-9월에 산과 들에 군락을 이루며 피어나는 야생화다. 산야에 가면 주황색과 노랑색 꽃을 피우며 군락을 이루고 있는 원추리를 볼 수 있다. 원추리꽃의 수명은 하루뿐이다. 꽃이 지고 나면 타원형의 열매가 맺힌다. 뿌리는 맥문동과 닮아 가늘고, 방추형의 육질 덩이뿌리가 여러 개 달려 있다. 예전에는 중요한 구황식물의 하나였다. 멧돼지도 원추리 뿌리를 즐겨 먹었다. 뿌리는 의남초라고 하여 아들을 낳게 해주는 영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원추리는 이렇게 먹자 : 원추리나물, 원추리 장아찌, 원추리 튀김, 원추리 밥, 원추리 술, 원추리 녹즙, 원추리 꽃차 등으로 먹자.



 



냉이 : 이른 봄 최고의 약초인 냉이는 김장 배추가 잘 자라고 있는 11월초, 밭에는 냉이도 쑥쑥 자란다. 봄 냉이는 뿌리를 캐서 먹는 것이 좋다. 월동한 뿌리는 인삼보다 좋은 명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냉이는 봄에 먹는 인삼이다. 겨울을 이긴 모든 뿌리식물들이 그러하다. 냉이 외에도 월동한 뿌리를 먹는 것으로 씀바귀, 달래, 고들빼기가 있다. 비타민 A성분이 많은 냉이는 간을 튼튼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충혈을 멎게 한다. 냉이를 상용하면 눈병에 잘 걸리지 않고 눈이 맑아진다. 냉이는 이렇게 먹자 : 냉이나물, 냉잇국, 냉이뿌리 무침, 냉이 생무침, 냉이 겨자무침, 냉이 튀김, 냉이 건초, 냉이 녹즙 등.



 



광대나물 : 머리와 몸을 젖힌 수평의 묘기를 하는 광대 모양의 꽃이다. ‘코딱지가 붙어 있는 것 같다하여 코딱지풀이라고도 하지만 묘기를 부리고 있는 광대꽃을 찬찬히 보면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벌린 모양이다. 풀 전체를 토혈과 코피를 멎게 하는 데 사용하여 결핵 환자들을 치료하고, 그 외에 풍사를 몰아내고 경락을 통하게 하여 부종을 내리고 통증을 그치게 하는 효과가 있어 근골동통, 혈액순환, 사지마비, 타박상을 치료하는 데 이용했다.



 



뽀리뱅이 : ‘뽀리뱅이는 보리밭에서 잘 자란다고 하여 보리뱅이라고 했고, 긴 줄기 끝에서 꽃이 핀다 하여 뽀리뱅이라고도 한다. ‘는 길다는 뜻이고 뱅이는 줄기 끝에 꽃이 달리는 풀에게 붙여진다. 5-6월이면 긴 줄기 끝에 민들레처럼 노란 꽃이 핀다. 씨에는 털이 붙어 바람을 타고 날아다닌다. 뽀리뱅이 줄기는 20-100센티미터 크기로 자라고 잎은 깃털 모양으로 길게 갈라지고 줄기에 생겨나는 잎은 작다. 줄기와 잎이 모두 부드럽과 약간 붉은 빛이 도는 자황색이다. 뽀리뱅이는 한방에서는 황화채, 황암채, 황과채라고도 부른다. 봄에는 잎과 뿌리까지 말려서 사용하기도 한다. 가을철에 뿌리를 채취해 썰어 햇볕에 말린다. 맛이 조금 달고 조금 쓰며 성질은 서늘하여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주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며 부기를 없애준다.



 



명아주 : 5월이면 명아주가 들판에 나오기 시작한다. 6월이 되면 비름과 명아주가 지천에 깔려 찬거리로 이용할 수 있다. 명아주는 6월경부터 꽃이 핀다. 여름내 작은 꽃송이가 피고지면서 7만개가 넘는 씨앗을 맺는다. 명아주는 이렇게 먹자 : 봄의 명아주는 연한 잎과 줄기를 뜯어서 쌈으로 먹거나 나물로 해서 먹는다. 명아주는 시금치 맛과 비슷하다. 명아주는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장을 소독하므로 식이요법을 하는 사람에게 특기 좋다.



 



왕고들빼기 : 6월이 되면 왕고들빼기들이 비로소 제 모습을 하고 나온다. 그때부터는 어린잎을 뜯어서 먹는다. 이때는 왕고들빼기 뿌리를 캐어 먹어도 괜찮다. *왕고들빼기 꽃차 : 꽃을 잘 따서 1:1의 비율로 꿀에 재운다. 15일이 지나서 마시면 좋다. 꽃을 쪄서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 말려서 밀봉해 놓는다. 찻잔에 1-2분 우려내면 은은한 향이 퍼진다. 왕고들빼기는 이렇게 먹자 : 왕고들빼기 쌈, 왕고들빼기 생채, 왕고들빼기 나물, 왕고들빼기 녹즙



 



토끼풀 : 토끼풀은 1907년경 사료로 이용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온 풀이다. ‘행운을 준다는 네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풀밭을 뒤지던 사춘기 시절도 있었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어릴 적에 토끼풀로 목걸이와 팔찌, 반지를 만들어보기도 하였다. 토끼풀은 이렇게 먹자 : 샐러드, 녹즙, 토끼풀꽃 튀김, 고지혈과 당뇨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한 달 이상 생으로 섭취했더니 당뇨와 고지혈이 정상으로 돌아온 적도 있다고 한다.



 



어성초 : 어성초는 원래 약모밀이라는 약초다. 삼백초가 강장제로 귀한 대접을 받지만 어성초는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다가 아토피 피부질환이 국민적 질환이 되어버리자 스타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어성초의 대표적인 약성은 살균이다. 어성초에는 항균성과 살균성이 동시에 있다. 이와 비슷한 것이 소리쟁이뿌리다. 소리쟁이 뿌리도 살균 효과로 인해 약으로 사용된다. 어성초나 소리쟁이 뿌리는 사람이 먹을 뿐 아니라 농사에 살균제로 쓰이기도 한다.



 



매화차 : 오랫동안 매화꽃을 즐기려면 매화꽃을 따서 비닐 팩에 넣어 냉동고에 보관한다. 얼음꽃이 되어 매화향을 1년 내내 즐길 수 있다. 매화는 숙취를 없애주며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 도움이 된다. 맛은 산듯하다.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말리거나 설탕에 재어 먹어도 좋다. 매화꽃을 따서 설탕에 켜켜이 잰다. 15일이 지나면 꽃을 건져내 물에 우려 먹는다.



 



목련꽃차 : 목련꽃은 한방에서 신이(辛夷)’라 하여 비염, 축농증 치료 약재로 목련꽃 봉오리를 사용한다. 목련꽃 봉오리를 딴다. 하얀 유리병에 목련꽃 봉오리를 넣고 겹겹이 설탕을 넣는다. 꽃봉오리를 오랫동안 만지면 색깔이 변하므로 순간적으로 조심스럽게 만져야 한다. 20일 정도 지나면 마실 수 있다. 꽃봉오리가 낱장으로 흩어지므로 꽃잎을 네장쯤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내어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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