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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바람
- 작성일
- 2016.3.22
무소유
- 글쓴이
- 법정 저
범우사
무소유
법정
범우사/2010.3.10.
sanbaram
<무소유>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발표했던 법정 스님의 산문 35편을 모아 엮은 책이다. 문고판이라 휴대하기 쉽게 만들어진 산문집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산업화로 예전의 순수함이 사라져가고 편리와 경제성만 앞세우다 보니 인정이 없어지고 살벌해지는 세태를 이곳저곳에서 지적하고 있다. 요즘 견해로 보면 아주 소박하다 할 것도 그 때는 산업화 초기기 때문에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장마가 갠 어느 날, 3년여 동안 아끼며 가꾸던 난초를 뜰에 내놓고 봉선사로 운허노사를 뵈러 갔다. 햇볕이 따갑게 내리쬘 때서야 난초 생각이 나서 허둥지둥 달려가 난초는 겨우 살렸다. 이를 통해 난초에 대한 집착이 괴로움이란 것을 절절히 느끼고 난을 다른 이에게 보냈다. 이렇게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 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P.22)” 이처럼 본래 무일물이기에 무소유가 진정 자유를 얻는 길이라는 것을 체험으로 말한다.
현대인들은 너무도 많은 말을 하고 끊임없는 소음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므로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기 위해 스님들은 묵언수행을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말 없음이 최선의 것이 아니라 말을 해야 할 때는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침묵의 의미는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 대신 당당하고 참된 말을 하기 위해서이지, 비겁한 침묵을 고수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어디에도 거리낄 게 없는 사람만이 당당한 말을 할 수 있다. 당당한 말이 흩어진 인간을 결합시키고 밝은 통로를 뚫을 수 있다. 수도자가 침묵을 익히는 그 의미도 바로 여기에 있다.(p.105)” 현재의 위정자들은 너무 많은 말을 한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말은 책임이 두려워 하지 못하는 세태를 꼬집고 있다.
가벼운 눈송이지만 많은 양의 눈이 소나무 위에 내려앉으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둥치가 꺾인다.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다.(p.33)” 작고 소소한 습관이 쌓여 큰 것을 이루듯 우리의 선업 또한 이런 것이라 한다. 바쁜 일상생활로 지치고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사람들이 <무소유>를 음미하듯 읽으면 마음의 위안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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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