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부터 쭉 읽고 있어요

꿈에 날개를 달자
- 작성일
- 2022.10.5
죄인이 기도할 때
- 글쓴이
- 고바야시 유카 저
소미미디어
어른이 되면 점점 더 ‘다음’이 없어질 것 같다. 그래도 ‘다음에 또 열심히 하면 되지’라고 말해줄 사람이 옆에 있으면 그게 나쁜 인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290)
죽음을 받아들이고, 사람이기를 포기할 각오가 되면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300)
범죄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친구를 때리거나 돈을 훔쳐도 자신은 처벌받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아이들. 촉법소년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더 악랄해지고 지독해지는 범죄.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결국엔 처벌 수위를 높이고 처벌 연령을 더 낮춰야 하는 것 인지. 만약 내 아이가 그들의 피해자가 된다면, 그들이 갱생하는데 더 의미를 둬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도키타가 사는 동네에는 11월 6일의 저주가 있다. 3년 연속 11월 6일에 자살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 도키타는 학교 폭력에 시달리고 이 전설을 이용해 가해자 류지를 죽이려고 한다. 류지를 죽이고 자신 또한 자살을 결심하고 계획을 세운다. 그러던 어느 날 류지의 괴롭힘에서 도망치던 도키타 앞에 피에로가 나타난다. 그 피에로는 도키타 대신 자신이 류지를 죽여주겠다는 제안을 하는데...
사회면을 장식하는 무서운 범죄들. 요즈음 가장 큰 이슈는 신당동 사건이 아닐까 싶다. 크고 작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구속되지 않고 우리 곁에 스치고 지나갔을 사람. 그가 지독히 가난하거나 못 배운 사람도 아니면서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게 무섭고, 내 주변을 다시 관찰하게 된다. 지극히 평범하고 보통 사람 같아서 더 소름 끼치는.
나에게도 지독한 사춘기를 겪은 아이가 있다. 지금은 그 아이가 점점 사람(?)이 되어 감에 감사하다. 가끔 지나가는 말로 그때, 사춘기를 겪던 그때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곁에 있어 줘서, 꼭 잡아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 작은 아이를 보면 내가 오히려 아이에게 감사하다. 그때는 왜 그렇게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하고 난리를 피웠는지, 그게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하기에는 좀 요란했으니까. 지금은 다 지난 이야기니 웃으면서 하지만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 아이들이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왕따를 시키는 이유는, 때론 우리가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 경우가 있다. 그냥 ‘심심해서 혹은 장난으로’. 장난 혹은 심심해서라는 말만큼 잔인한 게 또 있을까? 차라리 명확한 이유라도 있다면 고칠 수나 있지.
이래서 아이들을 키우는 게 제일 힘든 모양이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어떤 마음의 그릇을 만들고 그 안에 무엇을 담을지 아무도 모르니까. 모르기 때문에 아이들 안에 좋은 그릇을 만들 수 있게 곁에 있어 줘야 하지만, 쉽지 않다. 부모는 부모대로 바쁘고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모르니까. 우리가 누군가를 심판할 자격이 있을까? 가해자가 제대로 반성한다면 피해자의 가족이 덜 상처받게 될까? 쉽지 않은 주제이고 언제 어디서든 또 발생할 학교 폭력. 우리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고,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지.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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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