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한 그림도 많지만, 가끔은 보는 순간 웃게 되는 그림도 있다. 이번에 읽게 된 책에서 보게 된 그림. 어떡해? 이 귀여운 아이와 강아지를. ^^ 찰스 버튼 바버의 작품. ‘다시는 안 속아’. 제목까지도 귀엽고 예쁘지 않은가? 도대체 무슨 이유로 다시는 안 속으려는 것일까?

오동통한 볼과 빨간 뺨. 갈색 머리의 귀여운 아이가 강아지와 놀고 있지만, 강아지의 얼굴은 즐거운 표정이 아니다. 소녀는 강아지를 사랑하고 귀여워하는 것 같지만 강아지의 표정은 괴로워 보인다. 소녀에게서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강아지의 모습. 소녀는 강아지를 어떻게 속여서(?) 자신의 곁에 둔 것일까? 19세기. 산업혁명의 시대. 산업 사회로 들어서면서 피곤하고 지친 하루를 보냈을 아버지는 소녀와 강아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위안 삼았을까? 보기만 해도 살며시 미소짓게 만드는 이런 그림 참 좋다.

또 인상 깊게 본 그림..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그림 대패질하는 사람들.

당시 노동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그림. 파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카유보트는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지만 법관이 되기를 포기하고 미술을 공부했다고 한다. 당시 인상파 화가들과 어울려 다녔고, 아버지에게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아 그들의 전시를 기획하거나 지원했다고 한다. 인상파 화가들에게 큰 힘이 되어 준 카유보트. 인상파 화가들에 비해 알려지지 않았지만 카유보트의 이 그림은 도시 노동자의 일상을 보여주는 최초의 그림이다. 부르주아 계층이 아닌 노동자의 현실적인 모습을 담아 당시 심사위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고. 하지만 카유보트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사람이었다.

그림이란 참 묘하다. 작가의 정신이나 추상적인 은유가 있어 어렵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생활의 어떤 행동을 포착해 그린 그림은 재미있으면서 친근하다. 여기 칼 라르손의 그림이 있다. ‘숙제를 하는 에스뵈욘’이라는 그림인데 이 그림을 보면서 학창시절 공부하기 싫어했던 작은 아이가 떠올랐다.

 숙제를 해야 하는데 하기 싫은,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아이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 저기 거울에 아들을 그리는 아빠의 모습이 있으니.. 아들은 죽을 맛인지 모르겠다. ^^ 빨리 숙제하고 나가 놀면 될 것을, 숙제는 싫고 놀기만 하고 싶으니. 아이들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다 비슷한 것 같다. 라르손은 스웨덴 화가로 빈민가에서 어렵게 자랐다고 한다. 가난하지만 따뜻한 가정이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는 않았나 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열세 살에 만난 선생님. 그 선생님 덕분에 미술학원에 입학했고 이후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자신의 어린 시절이 불행해서였을까? 라르손은 안락하고 평온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라르손 부부가 꾸몄던 전원풍의 안락함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개념으로 이케아 미학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라르손은 ‘삶은 곧 예술’이라는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가치를 실천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그림이 나는 편하고 좋았던 모양이다.

학창 시절 달달 외웠던 화가의 그림도 소개하지만, 달달 외우지 않았지만 보자마자 기분 좋아진 다양한 그림을 만나 즐거웠던 독서였다. 그림과 화가를 1:1로 매치하며 전부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책을 만나고 싶다. 예술은 아니, 그림은 멀리 있지 않다. 내 주변에 내 안에 숨쉬고 있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데 이런 책들이 도움이 되어 좋다. 그래서 앞으로도 다양한 책을 읽게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