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부터 쭉 읽고 있어요

꿈에 날개를 달자
- 작성일
- 2023.3.29
살인자의 쇼핑목록
- 글쓴이
- 강지영 저
네오픽션
강지영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 하지만 읽지 못했던 책 중 하나. 바로 살인자 쇼핑목록.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장편인 줄 알았는데 단편이라니. 이걸 장편으로 만나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모두 7편의 단편이 있는데 다 재미있었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마트 캐셔인 ‘나’가 주인공이다. 나는 마트에 온 손님의 카트를 관찰하고 구매한 물건을 통해 그 사람의 삶을 유추하는 게 취미다. 어느 날 한 남자의 구매 목록이 눈에 들어온다. 그가 구입한 물건들이 사용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나는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를 미행하기 시작하는데..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어느 날 제자가 실종된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대학교수 ‘나’의 이야기다. 나는 우연한 계기로 영혼을 태우는 택시 기사가 되고, 억울한 영혼을 만나게 되는데. ‘덤덤한 식사’는 생을 마감한 고양이의 시선으로 형제 고양이를 관찰하는 이야기다. 자신과 다르게 살게 된 형제 고양이는 과연 살아서 좋은 것일까? ‘러닝 패밀리’는 캐릭터가 죽으면 그만큼 사람이 사라진다는 기이한 게임의 이름인데 어느 날 고등학교 교사 다영은 게임과 현실이 혼재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용서’는 중환자실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던 남자의 환생기다. ‘어느 날 개들이’는 조별 과제 조원인 조이, 윤서, 연수 그리고 태현의 이야기다. 모범생 태현은 집안 좋고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다. 하지만 주이와 윤서는 태현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되는데.. ‘각시’는 증조할머니가 증손자에게 들려주는 옛이야기다.
내가 좋아하는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를 단편으로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살인자의 쇼핑목록과 용서라는 단편이 기억에 남는다. 마트 캐셔인 ‘나’는 손님의 쇼핑목록에 관심이 많고 그들의 삶을 유추하며 일을 한다. 유독 호기심을 끄는 남자의 쇼핑 카트. 그걸 무시했다면 여자는 괜찮았을까? 기괴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단편이 아니라 장편이었다면 더 매력적이었을까? 용서는 좀 슬프다. 선생님으로 일하던 남자는 죽음 앞에서 환생한다. 다시 아기가 된 남자에게 엄마라는 사람과 아빠라는 사람의 얼굴은 어디선가 본 듯하다. 그리고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없는, 그날이 떠오른다. 만약 자신이 아이들을 덜 사랑해 수학여행 비용을 대신 대주지 않았다면, 일정을 변경하지 않았다면, 그 아이들은 자신 곁에 나이 먹고 늙어 갔을까? 그렇게 환생한 아이 앞에 백일잔치 겸 부모의 결혼식이 진행되고, 그곳에 손님으로 온 사람들 모두 자신이 기억하는 학생이라는 걸 알게 된다. 결국, 학생들은 자신을 용서한 것일까? 아니 용서할 수 있었던 것일까?
강지영 작가의 책은 묘한 매력이 있다. 신박한 상상력을 글로 표현하는 것도 좋고, 거기에 재미를 더해 즐겁다. 작가의 신작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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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