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부터 쭉 읽고 있어요

꿈에 날개를 달자
- 작성일
- 2023.9.11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 글쓴이
- 이꽃님 저
우리학교
사춘기 딸을 키우던 지인을 보면 와... 나는 못 키웠을 것 같다. 저렇게 예민하고 신경질적이고 감정 기복이 심하다니. 물론 세상 모든 사춘기 딸들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남자보다 더 남자 같은 성격으로 시원시원할 수 있지만, 내 주변에 그런 아이는 본 적 없다. 또래 여자친구 사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해 관계. 오늘 친구가 내일의 재수 없는 년이 되고, 오늘의 재수 없는 년이 내일의 친구가 되기도 하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알 수 없는 그 심오한 심리라니. 그 시기를 무난하게 잘 보낸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아이들은 충분히 사랑받고 인정받아야 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순간에 자신의 결핍이 튀어나오고 그로 인해 상처 받게 되니까.
한밤중 저수지에서 소녀의 운동화가 발견된다. 소녀와 함께 있던 소년이 실종되고 경찰은 소녀 해주를 찾아온다.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얘기해 달라고 말한다. 사라진 소년 해록과 소녀 해주. 둘은 어떤 사이고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아무리 좋은 마음이어도 당연해지기 시작하면 볼품없어져. (87)
누가 누구의 ‘것’이 될 수는 없어. 사람은 그렇게 소유할 수 없잖아. 무슨 물건도 아니고, 어떻게 사람을 그런 식으로.. (133)
사귄다는 건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는 거지, 서로를 소유한다는 뜻은 아니야. 사랑한다는 건 서로를 존중하면서 아껴 준다는 거지, 억압하고 괴롭히는 게 아니라고. (134)
우리가 어떤 사람의 혀끝에서 놀아나는 것. 그게 가능할까? 그게 처음에는 가능할지 몰라도 결국엔 알게 되지 않을까?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 것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돈을 통해, 누군가는 시간을 통해, 누군가는 배려를 통해 상대에게 다가갈 테고, 진심을 알게 되면 떠날 수도 남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 사람과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일까? 제대로 사랑받지 못했고 관심받지 못했던 사람은 어쩜 상대의 마음을 교묘히 이용할지도 모르겠다. 상대의 약점을 잡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판을 짜는 것. 사실 이렇게 하려면 얼마나 피곤할까 싶다가도 이렇게 해야만 사람과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은 불행한 것이겠지? 자신이 무얼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상대의 탓을 하는 사람이라니.
이 책은 청소년 아이들이 읽으면 좋겠다. 관계, 사람과의 관계가 어려운 아이들. 이 책을 읽는다고 친구와의 관계가 수월해지지는 않겠지만,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은 소유하는 게 아니다. 친구도 마찬가지다. 소유하고 싶어지는 순간부터 상대를 질리게 할 수 있고 내 마음이 삐뚤어지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하는 타이밍. 사람이, 사람을 싫어지게는 하지 않아야 하는 건 아닐까? 몰입감 죽이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어떻게든 다 읽고 싶어지는 책. 이꽃님 작가의 책은 흡입력과 몰입감. 최고다. 사춘기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딱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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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