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부터 쭉 읽고 있어요

꿈에 날개를 달자
- 작성일
- 2024.2.3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 글쓴이
- 요시다 에리카 저
arte(아르테)
살면서 꼭 누군가를 사랑해야 하는 걸까? 사랑하는 감정을 꼭 느껴야만 하는 걸까? 이 험한 세상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하고 즐거운 일은 없겠지만, 그런 감정이 오지 않는다면, 억지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척,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아도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괜찮은 거 아닐까?
사쿠코는 어릴 때부터 남자와 여자 사이의 ‘썸’ 신호를 인지하지 못한다. 성인이 되어 연애를 시작한 후에도 연인과 감정적 교류에 취약하다. 사쿠코는 자신이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안 후 우울한 기분이 들지만, 자신과 닮은 남자 다카하시를 발견하고 결단을 내린다. 사랑하는 사람이 만나 가족을 이루듯,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들끼리 가족을 이루면 된다. 이런 생각으로 사쿠코는 다카하시에게 가족이 되자고 제안한다. 이렇게 시작된 사쿠코와 다카하시의 동거 생활. 결혼을 재촉하던 사쿠코의 부모는 평범하지 않은 두 사람의 관계에 당황하고 사쿠코를 좋아하는 남자 가즈는 자신도 이곳에서 살겠다고 말한다. 이들의 임시 가족생활은 잘 흘러갈 수 있을까?
이제는 가족의 범위가 유연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피한방울 섞이지 않아도 가족이 될 수 있고,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아도 가족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혈연이 아니라 정신적 가족이라나 뭐라나. 사랑하지 않지만 적당히 거리를 두고, 그래서 서로에게 터치하지 않지만 무슨 일이 있을 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 이것도 괜찮지 않을까? 굳이 사랑하지 않고 사랑하고 싶지도 않은데 남들이 하니까 만들어야 하는 가족이라는 범위. 이 범위를 벗어던질 수 있는 용기. 어떻게 보면 너무 일본스럽다고나 할까? 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아니 앞으로 많은 사람이 선택하게 될지 모를 동거 생활.
보통과 평범. 예전에는 싫었던 단어였는데 그 ‘보통’과 ‘평범’이 대단한 거였다는 걸 느낀다. 평범하기 위해, 보통의 삶을 살기 위해 누군가가 노력했다는 걸, 아니 때론 노력으로 가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다른 시선으로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 평범이라는 것이나 보통이라는 것. 그 시선은 다수의 사람이 만든 거니까 그거 좀 깬다고 큰일 나는 건 아니잖아?
‘에이로맨틱’은 연애적 지향 중 하나로 남에게 연애 감정을 품지 않는 것을 가리키고, ‘에이섹슈얼’은 성적 지향 중 하나로 남에게 성적으로 끌리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둘 중 어느 면에서도 끌리지 않는 사람을 ‘에이로맨틱 에이섹슈얼’이라고 한다. (p6) 이 책을 통해 이런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은 모두 사랑의 감정이 있다고 생각했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고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고 여자가 여자를 사랑하는 것처럼. 하지만 연애 감정을 전혀 품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니. 세상은 아직도 내가 모르는 게 참 많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사는 곳이니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들이 틀린 것은 아니지. 나는 아직 멀었다. 생각이 다른 사람보다 유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많이 알아야 하네. 사랑이 없어도 괜찮아. 그냥 사는 거지 뭐.
- 좋아요
- 6
- 댓글
- 1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