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부터 쭉 읽고 있어요

꿈에 날개를 달자
- 작성일
- 2024.6.20
녹나무의 여신
- 글쓴이
- 히가시노 게이고 저
소미미디어
녹나무의 파수꾼을 읽은 게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번에는 녹나무의 여신이다. 전편 녹나무의 파수꾼에서 레이토는 절도범이 될 뻔했지만, 이모님에 의해 월향신사 관리인이자 녹나무 파수꾼이 되었다. 파수꾼이 되어 녹나무의 신비한 힘을 알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월향신사의 덤불 숲을 따라가면 녹나무가 한 그루 있다. 초하룻날과 보름날 밤. 나무 기둥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 밀초에 불을 켜면 사람의 염원을 주고 받을 수 있다. 녹나무에 염원을 새기면 이건 예념이고, 받으면 수렴이다. 예념자와 수렴자를 이어주는 사람은 바로 파수꾼. 레이토는 이모님 치후네의 뒤를 이어 매일 경내 청소를 하고 기념이 있을 때마다 손님들을 안내한다. 어느 날 비 오는 밤. 기념하던 손님이 쓰러져 레이토는 문단속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종무소를 비우게 된다. 다음 날 경내로 돌아와 보니 뭔가 이상하다. 빗물에 젖거나 쓰러져 있어야 할 밀초가 그대로 였던 것. 이후 며칠 뒤 월향신사에 형사가 찾아온다. 한 집에 두 명의 절도범과 강도범이 침입한 사건. 이 사건에 시집을 대신 팔아 달라고 찾아온 여고생이 연관되어 있는 것 같다. 또한 치후네와 함께 간 곳에서 알게 된 잠들면 기억을 잃는 소년에 대한 사연까지. 레이토는 이들과 연관되어 어떻게 사건을 해결해 나갈까?
미래를 알는 것보다 더 소중한 건 바로 지금이니라. 너는 지금 살아 있지 않으냐. 풍족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살아 있지 않으냐 (중략) 어제 일 따위 돌아보지 말라.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후회하는 것에 아무 의미도 없다. 그것은 모두 지나간 일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내일의 일을 염려할 필요도 없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염려해도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러한 것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중한 것은 바로 지금이니라. 지금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그로써 행복한 것이니라 지금 네가 존재하는 것을 고마워하고 감사하라. (354~355)
우리 동네에 이런 녹나무가 있다면 나는 예념을 하게 될까? 아니면 수렴을 하게 될까? 음. 나는 가능하면 후회를 만들지 않으며 살고 싶은 사람이다. 아이들 일이라면 더더욱. 부모 자식 일이 어디 100% 만족하겠느냐마는 그래도. 나는 아이들보다 나이가 있으니까 아마 예념을 하게 될 것이고 아이들은 나의 기억이나 생각을 수렴하겠지. 하지만 나는 어떤 것도 남기고 싶지는 않다. 살아있는 동안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며 살자는 마음으로. 그렇다고 내가 또 울 부모님께 최선을 다했나? 하면. 그건 잘 모르겠다.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부모님 사랑보다는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니까.
잔잔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이다. 추리 미스터리 소설을 주로 쓰는 히가시노 게이고. 어떤 책은 실망하다가도 또 어떤 책은 괜찮네. 이러니 중박 이상은 가지.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가. 그래서 신작이 나오면 찾아 읽게 되는 작가. 뒷이야기가 궁금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짠 한 추리 소설을 최근에 만나지는 못했지만 이런 따뜻한 소설은 언제든 오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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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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