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부터 쭉 읽고 있어요

꿈에 날개를 달자
- 작성일
- 2025.3.8
종말의 바보
- 글쓴이
- 이사카 코타로 저
소미미디어
예정된 종말이 다가온다면, 우린 어떻게 살아갈까? 처음에는 놀라고 그다음엔 당황스럽고 또 그다음엔 평소라면 하지 못했을 것을 하고, 그리고 그다음에? 결국에는, 아마 평소와 같은 잔잔한 인생을 살다 죽지 않을까?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도 결국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한 사람도 있었으니, 어쩜 나는 사과나무는 아니더라도 사과나무를 그리고 있을지도. 나이를 먹으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 중 하나는 죽음에도 그 사람의 인격이 묻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 의사와 상관없이 누워서 눈만 뜨고 사는 인생. 그건 누워있는 사람도 바라지 않는 인생 아닐까? 죽음에 대한 존엄. 꾀 오래전에 나온 책인데 계속 재출간을 했나 보다. 유명한 책이지만 나는 읽지 않았었는데 어떻게 기회가 되어 읽게 된 책이 바로 ‘종말의 바보’다.
앞으로 8년 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여 지구가 멸망한다는 발표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사람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다. 사람들은 자살하거나 분노하거나 체념하고 슬퍼하거나 기뻐한다. 충격적인 발표가 있은 지 5년이 지난 지금. 멸망의 시간은 3년 남았다. 대혼란에 빠졌던 세계도 이제는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불안한 평화가 시작되었다. 대재앙의 시간이 3년 남은 일본 지방 도시 센다이 아파트 ‘힐즈타운’. 이곳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공황 상태에서 벗어나 남은 3년을 자신들의 방법대로 살아간다.
나이 든 사람은 나이 든 사람대로, 젊은 사람은 젊은 사람대로 지금을 산다. 주민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연작 소설인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런 상황 속에서 새 생명을 잉태한 젊은 부부의 이야기다. 멸망이라는 단어조차 언급되지 않던 시절, 두 사람은 임신을 계획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그렇게 임신을 포기하고 두 사람은 평범하게 산다. 그런데 멸망을 앞둔 지금 임신이라? 두 사람은 아이를 낳을까 말까 고민한다. 평소 남편은 우유부단의 끝판왕이었고, 그래서 아이를 낳을지 말지 고민한다. 망설이다 낳을 수도, 아이를 지을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인생 처음으로 ‘나’는 강하게 결정한다. 3년만 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낳자고.
만약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세상은 혼란하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세상. 하지만 이런 세상에도 새 생명은 잉태되고 태어나고. 나라도 낳았을지 모른다. 생명을 잉태한다는 건 그만큼 위대하고 대단한 것이니까. 그리고 생각한다. 세상은 언제든 변화했고 달라지고 있었다고. 그런 상황 속에서 내가 흔들릴 수 없다고. 그냥. 우리는 그냥 사는 거다.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오늘을. 처음엔 충격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그렇게 살게 될지도. 언제 죽어도 죽게 되는 인생이라면 그냥 사는 건지도.
종말 앞에서 같은 시간과 공간을 함께 하는 사람의 따뜻하면서도 엉뚱한 이야기. 하지만 음. 이걸 재출판 할 정도의 책인가 싶기는 하다. 아마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방영되어서 그런 건가 싶다. 소설을 좋아하는 나는 제일 먼저 한국 작가의 책을 찾아보고 그다음엔 일본이나 다른 나라 작가의 책을 찾아 읽는데 ‘이사카 고타로’ 책은 ‘골든 슬럼버’ 그거 외에는 읽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작가의 책은 나랑 살짝 맞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은데 역시. 이 책도 그런 느낌이 강하다. ‘이사카 월드’라는 말이 생겨 날 정도라고 하는데 음.. 나는 그 월드와 맞지 않는 걸로.
출처 : https://blog.naver.com/heygirl0903/223788447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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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