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날개를 달자
  1. 2013년 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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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e 2
글쓴이
EBS 역사채널ⓔ 저
북하우스
평균
별점9.4 (54)
꿈에 날개를 달자

어른이 되어 역사와 관련된 책을 읽고부터 내가 이 자리에 살아 숨 쉬는 게 재미있고 신기해졌다. 몇 천 년 전, 우리와 다른 생활방식을 가졌지만 우리의 조상이라는 사람들이 살았고, 그들 역시 삶에 대해 그리고 사람에 대해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을까 공부를 했고, 신분을 뛰어 넘는 역량을 발휘한 사람도 있었다. 예전엔 몇몇 위대한 위인만 이 나라를 움직이는 동력이라 생각했다면 이젠 그 몇몇은 그냥 몇몇일 뿐이란 생각이 든다. 위대한 그들이 있기 까지 그 밑에서 아무 말 없이 자신을 희생하며 움직여준 대다수의 국민이 있었다는 사실. 그 사실을 기억하고 싶다.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되는 건 언제나 즐겁다. 하지만 왜 우리 역사를 암기과목이라는 이유로 좋아하지 않았을까? 천편일륜적인 접근 방식이 아닌 다양한 시선으로 역사과목에 다가가 보는 것은 어떨까?


 

그런 의미에서 역사 e 1, 2권 모두 교과서 이외의 수업 자료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기억에 남는 몇 가지만 언급하고 싶다. 가장 먼저 ‘책쾌’라 하는 서적 중개상이다. 책쾌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책을 팔던 서적 중개상을 말하는데 이들은 책만 사고, 파는 게 아니라 책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걸어 다니는 책방을 표방했다. 이렇게 책쾌들이 번성했던 배후에는 여성들의 독서 클럽이 있었다고 한다. 18, 19세기 사대부 집안 여성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주고 소설책을 빌려 읽는 상황이 벌어지자 사대부들은 ‘세책에 빠져 지내는 사회 풍토가 걱정된다.’며 한탄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소설책의 독자들은 역시... 여성이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우리를 괴롭히는 외국어가 있었다는 것이 재미있다. 조선의 제 1외국어는 중국어였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역관이 되기도 어렵고 되어서도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았던 모양인데, 해서 하루 종일 외국어로만 말하는 학교를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우어청이라고 한다. 오늘날 영어마을의 원조인 셈이니... 예나 지금이나 외국어를 배우는 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이름을 날린 조선의 역관들(김지남과 홍순언)이 있었다는 게 자랑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가장 재미있으면서 씁쓸한 웃음을 지은 부분이 있다. 바로 조선의 왕을 키운 유모다. 그들은 여자의 몸으로 남편의 지위와 상관없이 자신의 공로로 품계를 받는 조선시대 유일한 여성이었다고 한다. 세자가 왕이 되면 유모에게 내려지는 직첩이 바로 봉보부인 종 1 품. 육조판서보다 높은 품계. 왕과 왕비의 아이였지만 키우는 건 유모였기에 왕들은 유모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고 한다. 특히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 왕의 경우 그 애착이 더 했다고 하니 생각해 본다. 낳은 정일까? 아님 기른 정일까 하는... 하지만 왕이 되었을 경우나 부귀영화를 누렸지 포악하거나 중간에서 폐위된 왕을 키운 유모는 그만큼 아픔도 따랐다고 하니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이 외에 생각이 많았던 부분은 바로 조선시대의 장애인 무한 돌봄 서비스다. 영, 정조 때의 명재상이었던 체제공은 시각장애인이었고, 17세기를 살았던 대학이자 시인인 조성기는 척추장애인이었다고 한다. 정조 때의 시인 장혼은 절름발이였으나 조정의 인쇄소인 감인소의 관리가 돼 임금이 내린 책들을 교정하고 20권의 문집을 남겼다고 하니.. 지금의 우리 보다 이런 부분에서 차별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안타까운 것은 바로 조선 토종견 홀로코스트다. 일본 개들과 생김새가 유사한 진돗개는 화를 면했지만 일본 개들과 생김새가 전혀 다른 우리 토종개들은 무참히 죽어갔다. 1939년 일제는 견피의 배급 통제에 관한 법령을 발표 해 견피 수집이 국책 사업이 되었으니 함부로 사고팔면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태평양 전쟁에 필요한 군용 식량과 털가죽을 얻기 위해 삽살개를 대량 도살 했다고 하니...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 다행히 삽살개의 복원을 열망한 경북대 교수에 의해 약 3,000마리 정도 복원했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런 이야기들은 학교 다닐 때 배우지 못했다. 만약 학교 다닐 때 다양하고 재미있는 시선으로 역사를 배웠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역사를 배경으로 다양한 상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 역사 e 도 시리즈로 나올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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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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