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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깡이
- 작성일
- 2022.12.22
입에 좋은 거 말고 몸에 좋은 거 먹어라
- 글쓴이
- 강제윤 저
어른의시간
친할머니께서 빗길에 미끄러지는 바람에 손목 골절을 당하셨다. 이후 수술과정에서 발생한 변수로 인해 폐 건강 및 치아를 손상당하셨다. 이런 할머니를 집에서 간병을 하게 되면서 여러모로 부딪히는 부분들이 많았다. 선배 프로간병러(?)의 조언을 얻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의 어머니께서는 구강암 치료로 인해 음식을 제대로 드시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아들을 위해 김치를 담구셨다. 아프니까 움직일 힘도 내기 어려울텐데 기어코 요리를 해주시는 마음에서 아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 할머니를 포함하고 할머니께서 입원하셨던 병원의 환자들도 그떄가 김장철이라 그런지 모두 김치를 담가야만 한다고 빨리 퇴원시켜 달라고 하셨다. 이때는 도대체 김치가 뭐길래 다들 이러시나 의아했다. 제 3자의 시선에서 보니까 이게 다 자식들한테 '집김치'를 먹여주고 싶으신 어머니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사랑은 어머니에게서 아들한테로만 향하지 않는다. 아들에게서 어머니한테 향하는 사랑도 느낄 수 있었다. 씹는 행위가 힘든 그를 위하여 재료들을 다 갈아서 준비해서 미음을 끓여들인다. 이것도 질리지 않도록 최대한 좋은 원재료(전복,낙지,굴 등)을 구해서 날마다 다른 맛을 내려고 노력한다. 어머니는 저자인 아들의 정성을 생각해서 힘겹게라도 한 티스푼씩 드셔본다.
저자는 어머니로부터 배운 인생 수업을 책에 기록했다. 레시피부터해서 간병하면서 알게 된 사실까지. 먹는 링거라고 해서 관련 영양제가 있다는 것을 덕분에 알게 되었다. 할머니께서는 요근래 입맛이 없어서 끼니를 거르시고 수면만 취하고 계신다. 그래서 이 정보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지금은 병원에서 처방해준 식욕증진제를 드시면서부터 입맛을 되찾으셨지만 후에 또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바로 영양제를 사드릴 예정이다.
어머니는 금손이셔서 예전부터 농작물을 키우셨다고 한다. 열매가 잘 열린 농작물을 보며 굉장히 뿌듯해하며 자랑하시던 어머니. 이런 부분들을 읽을 때마다 우리 할머니의 속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겠어서 슬펐다.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를 해내는 성취감. 할머니께서는 뭐라도 하고 싶어서 움직이신다. 나는 자꾸 뼈 붙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무리하시면 안된다고 쉬시라고 밀어내기 바빴다. 어찌보면 우리가 할머니를 위한다면서 한 행동이 할머니를 무기력하게 만든걸지도 모른다.
사람은 자식을 낳아보기 전까지는 부모의 마음을 모른다고 한다. 부모의 마음으로 '모'를 양로한 저자는 조금씩 부모의 마음을 알아가고 있었다. 허나 3년간 어머니를 모신 기간동안에도 어머니께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는 아이러니함.. 대체 어떤 사랑이 이리도 깊을 수 있는지. 책의 어머니 모습에 할머니를 대입해보았다. 항상 짜증만 내시니 도통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약간은 알게 되었다. 사랑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오늘도 힘내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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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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