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주로부터

달꾸러미
- 작성일
- 2019.3.23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
- 글쓴이
- 최영기 저
21세기북스
수학이 인생 속으로 들어 왔다. 아니! 인생이 수학 속으로 들어왔다.
수학 속에서 人을 보고 예술을 보고 宇宙(우주)를 본다.
수학의 끝이 어디이고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 다가오고 있다. 그 스펙트럼과 자신의 수학적 상상력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숫자에 파묻혀서 지냈는지 알 수가 없게 한다. 그 스펙트럼은 웜홀(wormhole)을 만들어서 시대와 공간을 관통하여 수천 년, 수만 년을 살아서 우리의 인생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기원전 3천 년 전에 시작된 수학의 역사적 일화 하나하나에 일상생활의 가르침을 찾아내서 알려주고, 상상력 뭉친 수학이 예술과 우주를 품는 여정을 보여 준다.
물리적으로는 우주의 한 점에도 못되는 존재들은 다양한 변수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서로의 관계를 만들면서 누군가에게 일대일 함수가 되기를 바라며 지평을 넓힌다. 그렇게 현재라는 순간을 살아가면서 순간의 흔적은 삶을 만들고 역사를 만들어 간다. 수학자들의 삶 속에서도 당연시 해 오던 것들에 질문을 던지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 것들에 발걸음을 내딛으며 평행사변형의 논리에 나눔과 협력의 아름다움을 일깨운다.
산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세계관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삶의 방법과 내용도 달라진다(p161). 인생사의 관점들이 수학의 세계와 수학자들의 세계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유클리드 ‘원론’에 의해서 수학적으로 ‘수학=인생’이라는 논리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수학 세계에서의 논리는 그대로 인생의 패러다임에 적용될 수 있기에 역사발전에서 한 페이지를 이룰 수 있었다. 한치의 오차도 용서하지 않는 수의 엄밀함은 삶의 모순을 바로 잡는 데에 적용되었다. 제퍼슨의 독립선언과 링컨의 노예 해방 선언은 이렇게 수학적 원리에 충실하게 탄생되면서 인류의 삶을 아름답게 하였다.

‘수’는 인간이 발견한 것일까? 아니면 인간이 만들어낸 발명품일까? 이들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취하든, 숫자, 특히 자연수 이외의 모든 수는 무형의 추상적 개념이고 인간의 이성적 작용에 의한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고대 로마인들도 상상해내지 못했던 ‘0’이 아무 것도 없는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자릿수 개념이 생기고 실수와 복소수를 상상해내면서 유한과 무한의 경계를 거치고 상상력의 세계를 크게 만들 수 있게 하고 있다.
원래 수의 개념은 상상 속, 머릿속에 존재하는 개념이다. 자연계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자연계에서는 고작해야 자연수 개념에 관한 것이다. 자연수라는 것은 수의 개념에서는 극히 미세한 부분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창조력에 의해 만들어진 ‘수’를 습관적으로 젖어들면 요령과 재미가 생기고 상상력이 커지게 마련이다. 숫자를 그저 2차원의 평면 개념이 아닌 3차원 입체 개념으로 접근하면 재미를 더할 수 있고 상상력을 갖게 할 수 있다. 이는 다른 과목인 국어나 영어를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우리의 삶이 시간을 한 축으로 한 3차원 공간에서 영속되기 때문에 수학을 그만두더라도 몸에 밴 습관적 상상력은 직장 생활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수학은 얼마든지 스토리텔링으로 접근할 수 있고. 그렇다면 얼마든지 상상력을 만들 수 있다. 그럼 거기에 아름다움이 묻어나게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수학에는 이야기가 있으니 그저 종이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나의 임의대로 오물락조물락할 수 있다. 숫자는 고정된 것이 아니기에 만들고 싶은 숫자를 만들 수 있어 수학은 상상력의 극대화 되며, 수학을 하면 생각에 자유가 생긴다. 생각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다면 당연히 수학이 재밌지 않을 수가 없다. 이는 수학적 자질이 다른 학문을 하는 데에 필요한 습관으로 이어지게 한다. 즉 수학에서 자유가 생기면 다른 과목에서도 자유가 생기고 시작에 즐거움으로 이어진다. 이는 수학을 잘하면 다른 과목인 국어, 영어도 잘할 수 있게 된다.
수학은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상에서 정확히 찾을 수 없는 것들을 수학적 사고를 통해서 증명한다(p193). 상상화의 극치인 추상화는 바로 위상수학으로 완성된다. 미술사에서 가장 창의적이었던 20세기 초의 화가 몬드리안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를 묘사하는 방식을 버리고, 사물 속에 내재되어 있는 구조의 보편적인 본질을 찾고자 했다(P197). 이를 위해서 필요 없는 부분을 과감히 제거하고 단순하게 바라보면 사물의 구조관계에 대한 본질이 드러나리라 생각한 것이다. 종교나 영웅은 화가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형체도 사라졌고 하얀 세상의 캔버스 위에 홀로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색과 선이었다. 위상수학이 미술 속으로, 아닌 미술이 수학의 세계로 들어온 것이다.

수학의 변신은 그 깊이를 모르게 한다. 2007년 미국 수학연구소는 453,060 × 453, 060행렬을 푸는 것으로 ‘예외적 리군 E8 구조’를 연구하여 248차원 도형구조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수학자가 우주를 이해하는 길을 열어 줬다. 신이 수학자였고 수학은 우주의 언어라는 표현이 나오는 정도에 이르게 되었다.
신 - 우주 - 수학 - 인간의 마음 - 인간 (p174) |
수학은 우리를 광활한 자연을 향한 인지의 바다로 이끈다(p119).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수학정신은, 불공평하고 불안정한 세상을 보다 더 아름답게 만들도록 노력하는 태도를 길러준다. 그래서 우리가 진정으로 수학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공부한다면 이 세상은 지금보다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수학을 통해 완벽함을 생각하고, 무한을 생각하고, 신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수학은 신이 인간에게 준 축복이 아닐까(p120).
그런데 우리 교육 현실은 수학의 원래의 힘을 죽이는 방법으로 교육되고 있다.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이 많게 하고 있다. 수학 자체의 어려움보다는 수학 교육의 방법론에 하자가 있는 것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작금의 현실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을 마주하면서도 오로지 문제풀이용 알고리즘화되어 상상력을 죽이고 우주를 우리 마음 속에서 잃게 하는 교육 현실에 일침을 가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에 중점을 둘 것을 강조한다. 발견의 기회는 위기를 통해서 온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대다수의 교육 기관에서는 위기를 겪지 않게 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러한 교육 방식으로는 발견의 논리도, 애매함을 견디는 능력도 키우지 못한다.(p187)
저자는 유클리드 기하학에 꽂힌 게분명해 보인다. 유클리드 기하학에 대해서 3번의 패러그래프에 걸쳐서 언급하고 있다. 아직도 수학에는 미지의 세계가 남아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수학은 인간이 성장하는 만큼 성장하는 대로 성장해 나가면서 어떤 이에게는 상상력을 통해서 원대한 우주를 품게 할 것이다. 고등학생 때 문과였지만 수학이 너무 좋아서 이과 수학을 알음알음 독학했다. 친구들하고 짜장면 내기 EBS 실전 문제 빨리 풀기 시합까지 한 적도 있다. 공리와 그로부터 논리적으로 연역될 수 있는 정리들의 집합이 조합된 수학의 체계는 논리적·철학적 기초에 대한 변덕스럽지 않고 일관성 있는 완전한 매력은 세상에 아름다움을 더할 수 있게 해준다. 지금도 그가 주는 매력은 잊을 수가 없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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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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