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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다 503

                                                       - 황지우 -

 

새벽은 밤을 꼬박 지샌 자에게만 온다.

낙타야,

모래 박힌 눈으로

동트는 地平線을 보아라.

바람에 떠밀려 새 날이 온다.

일어나 또 가자.

사막은 뱃속에서 또 꾸르륵거리는구나.

지금 나에게는 칼도 도 없다.

이 길을 가르쳐 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단 한 걸음도 생략할 수 없는 걸음으로

그러나 너와 나는 九萬里 靑天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는 너니까.

우리는 自己.

우리 마음의 地圖 속의 별자리가 여기까지

오게 한 거야.

차 안에서 끝없이 펼쳐진 고비 사막을 보면서 처연한 느낌을 자아내면서 생각한 시이다. 시인은 황량한 사막을 이렇게 노래했는데, 그러면 화가는 이 그릴 것 없어 보이는 사막을 어떻게 그렸을까?(p61)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1983)로 잘 알려진 시인이 1987년에 발표한 나는 너다는 세번째 시집이다. 여기에 실려 있는 시들은 번호가 붙여 있다.

'사막'은 우리 인생을 의미하는 것이며, ‘낙타는 감정이입된 구도자로 우리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름이 인생을 살아가는 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경이 길을 가르쳐 주진 않는다"라는 깨달음은 진짜 그럴까라는 의문을 남기게 한다. 어디까지나 가면 뒤에 있는 생의 진실 혹은 길을 찾아내는 것은 어느 누구도 아닌 오직 자신의 몫에 속한다. 오직 마음의 지도 속의 별자리를 따라서 앞으로만 계속 가고 있다. 바로 마음 속에 자리 잡은 희망’에 의지해서 새날을 맞이한다.

 

처음에 제목을 보자마자는 ‘503’이라는 숫자 때문에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이해하여, 너무 노골적이고 막나간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으나 조사해 보니 전혀 그렇지는 않았다. 이 시는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에 쓰인 것이었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를 생각하고, MB정권 때 블랙리스트에 올라서 많은 볼썽사나운 일을 당하는 저자를 봐서 그런 선입견이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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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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