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사람보다 더한 충성심을 가지고 있고
사랑에도 변함이 없다
야망도 없고, 욕심도 없고, 복수심도 없다
혹시나 주인의 마음에 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 외에는 두려움도 전혀 없다
개는 너무나 열정적이고, 헌신적이고 완전히 복종한다.
심하게 모욕당한 일보다는 좋았던 일을 더 잘 기억하기 때문에
학대를 해도 묵묵히 참아내고 잊어버린다.

개와 함께 살면서 교감을 느끼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난 예전에 안좋은 추억이 있어서 멀리하고 있었는데 요즘들어 개를 소유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제대로 키워 본 적이 없기에 나의 반려견이 되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다가 위 글귀가 맘에 들었다. 아니 위 글처럼 개를 정의해줘서 안도감이 생긴다. 사람보다 개가 나을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리고 앙증맞은 강아지 세마리의 책표지가 나를 매료시킨다. 마치 내 가슴안에 고이 잠자고 있는 것처럼.
이 글의 작가 피에르 슐츠는 '외부에서 의욕과 감정을 자극하는 원천'을 에그조프시쉬즘이라고 말한다. 그 에그조프시쉬즘은 무료하고 따분한 일상에서 개 한마리가 삶의 의욕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개는 태어날 때부터 ‘현명’하다

개는 살아가기 위해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든 후천적으로 습득한 것이든

현실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신의 능력만 사용한다

지금과는 다르게, 더 뛰어나고, 더 유능하고

다른 이들로부터 더 사랑받고 더 부유해지기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이래서 더 끌림이 있다. 남보다 더 가지려 하는 사람에 비하면 개는 정직하다 못해 바보같다. 장수프로 동물농장에서 ‘황구’의 한쪽 눈을 잃어버린 모습은 정말 경악하고도 남는다. 단지 식용을 위해서 낳고 길러진(여기에서는 길러진보다는 방치된이 맞을 것 같다), 자신의 의지라는 것은 볼 수가 없다. 사랑은커녕 고기로의 기능이 있을 뿐이다. 그 황구는 주인의 못된 학대로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다. 불쌍한 것...단지 개로 태어났을 뿐인데...... 모든 개의 운명이 황구와 같진 않지만, 생명 그 자체로 존중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와 함께 있으면

다른 존재가 항상 옆에 있으면서 끊임없이

관심을 보여주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고

개와는 어렵게 협상을 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이기

때문에, 사람이 평생을 걸쳐 가지고 있는

크고 작은 결점도 개 앞에서는

온전히 드러내 놓을 수 있다.

 

실수를 해도 타박하지도 잔소리를 해대지도 나무라지도 않는 존재 - 개. 말이 많은 사람만이 서로를 비방하고 헐뜯고...그래서 사람은 피곤한 존재인가 보다. 말이 통하지 않는 개와 친구처럼 자식처럼 지낼 수 있다는 것은 반려견으로서의 큰 역할이다.  월등히 내 옆자리의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걸 확신하게 된다.

 

개를 키울 만한 여유가 아직 없지만, 존재 자체로 만족감을 느끼고 교감하며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을 때 함께 하고 싶다. 예전의 안좋은 기억은 사라지고, 무한충직, 순진무구, 무자극의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단점은 차후에...미리 겁낼 필요는 없으니까. 이 책을 통해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고 안도감이 생겨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