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신재
- 작성일
- 2012.1.13
자전거 탄 소년(디지털)
- 감독
- 장 피에르 다르덴
- 제작 / 장르
- 벨기에, 프랑스
- 개봉일
- 2012년 1월 19일
작년 , 예술영화 페스티발에서 아쉽게 놓치고 보지 못했던 영화 <자전거 탄 소년>을 보았습니다. 사실 이 영화 역시 개봉일이 조금 남아있지만, 역시 저의 애정스러운 그녀 유주 양 덕분에 시사회로 먼저 만나 보게 되었습니다. 페스티발 이후 오랫만에 방문하게 된 씨네큐브, 역시 정겹습니다. 얼굴 살점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살인적인 밤바람에, 입 조차 떨어지지 않아, 발걸음을 재촉했지요. 한산한듯 하면서도, 시사회로 인해 조금은 북적임의 묘한 느낌이 참 좋네요. 채 90분도 되지 않는 러닝타임의 영화이지만, 제 심장을 울려주는 영화라면, 그것만으로도 가슴 한가득 풍성함을 느낄수 있으니 만족합니다.
시놉시스 - 보육원에서 지내는 11살 소년 시릴의 꿈은 잃어버린 자전거와 소식이 끊긴 아빠를 되찾는 것이 다. 어느 날, 아빠를 찾기 위해 보육원을 도망친 시릴은 자신의 소중한 자전거를 아빠가 팔아버렸을 뿐만 아니라, 아빠가 자신을 버렸음을 알게 된다. 아빠를 찾던 시릴을 우연히 만나 그의 처지를 알게 된 미용실 주인 사만다는 시릴에게 주말 위탁모가 되어주기로 한다. 그러나 시릴은 아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아빠를 찾고 싶어하는데.. (네이버)
시릴의 아빠에 대한 집착의 표현은 매우 강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소중한 자전거에 대한 집착도 어쩌면 아빠에게서 받은 선물이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빠가 팔아버린 자신의 자전거를 시릴은 강한 집착과 소유욕으로 다시 되찾게 되지만, 결국 자신의 아빠에겐 처절하게 버림을 받습니다. 바로 자신의 눈 앞에서, 자신의 호흡을 느낄수 있는 그 가까운 시선에서 매몰차게 버림을 받습니다. 보육원에서도, 시릴은 통제 불가능한 아이입니다. 그런 시릴은 우연히 미용실을 운영하는 사만다를 만나게 되고, 사만다는 아무 조건 없이 시릴의 위탁모가 되어 줍니다. 자신의 남자친구보다는 결국 시릴을 택했던 사만다. 강한 반항과, 폭력과 거침없는 행동을 하는 시릴이지만, 사만다는 꿋꿋히 시릴의 곁에서 그 아리를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더욱 강하게 시리를 사랑으로 보듬아 주려 하지요.
자신의 아빠에게 철저하게 버림받은 시릴은,결국 아빠를 대신할 누군가가 필요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용수단으로 자신에게 접근했던 불량배를 통해 아빠를 대신할 대체자처럼 느끼며, 나쁜 일인줄 알면서도, 그것이 잘못된 범죄임을 알면서도, 불량배를 위해, 조건없이 무조건적으로 그를 도와 주었던 것일지도요, 하지만 결국 그에게서도 버림을 받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자신이 상처를 주었던 사만다에게 돌아오게 되지요. <자전거 탄 소년>은 시릴을 통해 희망과구원, 통찰, 연민, 사랑, 고통, 믿음 등의 가치의 소중함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동화같은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결국 이렇게 가치의 소중함을 보여줌으로써 감성적이지도, 교훈적이지도 않은, 결국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이야기의 흐름을 통해, 우리에게 스스로가 느낄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호평을 받는 이유 또한, 어떠한 여러 장치들을 통해 과장되어 보이지 않고, 무덤덤하고 차가운듯한 흐름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의 흐름을 아주 잘 표현함에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영화를 보는내내 무언가 약간은 거북 스럽게 마음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가 , 앞에서 언급했듯 그 무덤덤함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저 또한 무덤덤히 한 소년의 행동을 끊임없이 주시했습니다. 결국 내면 깊숙한 곳을 통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소년의 행동 하나하나를 사만다의 감정선을 따라 저도 고스란히 그녀의 시선으로, 마음으로 시릴을 바라보게 되었으니 말이지요.
아! 그런데 참, 이 영화는 다시 생각을 곱씹을수록, 꽤나 강한 후유증처럼 여운이 길게 갑니다.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을 나오고, 집으로 향하면서도 이 영화의 엔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이해하고 해석해야 할지, 당황스럽고 난감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난해하다. 라고 표현해야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엔딩이 아닌 엔딩, 계속 다른 이야기가 이어질듯한 엔딩, 시릴의 뒷모습이 왜이리 큰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저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지, 이제야 조금씩 풀리는 듯하네요. 맞아요. 이 영화는 곱 씹을수록, 묘한 맛을 내는 영화입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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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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