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독서

삶의미소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1.5.11
죽음을 인간의 삶의 한 부분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러면 유한하지 않은 삶을 더 진솔하게 살아간다고 한다. 현대인들은 삶과 죽음이라는 이분법의 틀에서 죽음은 당면하기 싫고 무서운 것이고 회피하고 알고 싶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허나 삶의 시작은 우리가 선택할 수 없었으나 죽음은 준비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고 한다.
전도 유망한 신경외과 의사 폴 칼라니티가 36세의 나이에 폐암으로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며 쓴 책 <숨결이 바람이될 때>가 이 책에도 소개된다. 너무나 유명한 책이라고 해서 몇 년전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도 그가 딸에게 남긴 말을 읽으며 울컥했었는데 나는 과연 내 죽음이 언제인지 미리 짐작 할 수 있다면 어떤 마음 가짐으로 죽음을 맞이할지도 상상해 봤었던 책이다.
어르신들이 이제 병원에 가시는 일이 더 잦아지고 자식들의 한 숨은 더 커진다. 늙으면 죽어야지라고 말씀하시지만 말씀만 그렇게 하시지 하루라도 더 건강하게 사시고 싶은 마음이 강하시다는 게 느껴진다. 인생을 아주 오래 사신 분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아직은 죽음이라는 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이지 못함은 공통적인 것 같다.
어르신들과 멀리 떨어져 있으니 병원엘 직접 모시고 다니는 건 불가능하니
전화로 다음 예약 날짜를 잡아야 하는데 전화 연결은 되지 않고
기껏해야 전화받은 사람은 전화 연결만 해주지 아무것도 모르는 안내원이라
화병이 이렇게도 생길 수 있음을 깨닫고 병원을 차라리 다른 곳으로 옮겨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연락을 몇 년째 안하고 지내던 지인에게 전화해서 철판 깔고 병원예약을 부탁드렸다....
남편에게 말했다. 나 정말 미친 척하고 그 분에게 전화했다고..... 정말 미안했다고....
그래도 그 분이 웃으시면서 다 알아보고 예약까지 해주시며 그럴 때라도 연락해야지 하시는데 어찌나 고마운지...
어제 급하게 전화를 해서 부탁드렸는데 오늘 바로 진료를 보실 수 있게 해줘서
아버님이 흡족해 하시며 병원을 다녀오셨다.
건강에 대한 염려가 너무 크신 분이신 걸 알기에 나의 이틀도
가시방석에 앉은 듯 맘이 편치 못했다.
아버님이 당분간은 좀 마음 편히 지내셔야 할텐데.....
지친 내 정신을 그림 보며 달래야지 하는데 결국 손에 쥔 책이 죽음에 관한 그림 이야기다.
그래 죽음 앞에서는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고 죽음을 대하는 자세도 천차만별이다.
그렇다면 난 좀 아름답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 되어보자.
하루하루를 더 소중하게 지내고 우선 내 주변에 있는 것 하나하나에 다 감사함을 잊지 않는 것으로 해야겠다.
- 좋아요
- 6
- 댓글
- 12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