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고지전＇ 관람.

영화는 전쟁 영화라는 타이틀 안에 유머, 로맨스를 첨가. '전쟁 영화는 지루해.' 라고 생각하는 일부 관객의 틀을 깨며 전쟁에 대한 자신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의 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정치 비판과 함께.

감독은＇전쟁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 대상은 과연 누구인가.' '전쟁이란 긴 세월 속, 사람들은 어떻게 변해가나.' 등의 질문을 던지며 ＇당신은 누구를 위해 싸우는가.' '당신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떠한 선택을 내릴 것이며 누구의 입장에 서겠는가.'라는 자문을 구하게 만든다. 인간의 이면을 표현하는 캐릭터에 강한 고수(수혁)와 발광의 눈빛으로 강한 신념을 표현할 수 있는 신하균(은표)을 포함한 조연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영화 마지막, 감독은 묻는다.
"자, 끝났어. 네 생각을 말해 봐."


(가장 빠르게 현실에 존재해야 하지만) 실제하지 않는 듯한 사람들이 모인 악어 중대, 중대장과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2중대 대장의 관계, 수혁과 그 집단이 북한 인민군과 맺는 거래 아닌 거래, 수혁과 은표의 신념 모두 설정이 뛰어나다. 헛편집된 느낌의 로맨스와 전투씬이 이뤄진 장소 표현의 아쉬움 빼고는. (개인적으로 엉성한 로맨스는 영화의 흐름을 깨지 않았나 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38선은 전쟁 중 사망한 사람들의 시체가 쌓이고 밀려 만들어진 곳 임을 알려주는 (그곳의 가을 단풍은 유난히 붉게 타오르지 않을까.) 동시에 한국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개입한 나라의 정치적 욕망을 엿볼 수 있는 영화.
＇통일＇이란 단어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그 자체에 무관심한 요즘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