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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k424
  1. 내가 만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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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레드라인
감독
코이케 다케시
제작 / 장르
일본
개봉일
2011년 5월 12일
평균
별점6.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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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도입부 내레이션처럼, <레드라인>은 ‘어리석은 자들이 만든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도 그렇게까지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에어카 위주의 시대에 바퀴로 굴러다니는 자동차를 몰면서 레이싱을 하는 모습, 다들 무기 장착해서 공격하고 방어하는데 비해 단 한 개의 무기도 장착하지 않고 오로지 속도로만 승부하는 친절한 JP의 모습에 대해 (애니 속의 시대와 대세를 고려해서) 어리석다는 표현을 쓸 수 있다면,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부어 만든 정교한 CG 애니메이션, 그리고 거기에서 한 발자국 더 진보한 3D 애니메이션이 남발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7년 동안의 작화 작업을 거쳐서 만든 無CG의 셀 방식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도 어리석고 무식하다는 표현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짱구, 코난, 포켓몬 같이 일정 수준의 흥행이 보장되는 일본 애니메이션들 사이에서 7년 동안 10만장 넘게 그려서 만든 매니아용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니. 요즘 시대에 누가 그렇게 미련한 짓을 하겠는가.


 


 이렇게 생각하고 봤다가는 낭패 볼 애니메이션이다. 컴퓨터로 만든 애니메이션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지만, 이 애니메이션이 선사하는 날 것 그대로의 영상이 주는 느낌은 그 어떠한 CG 애니메이션이나 할리우드 오락 영화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그야말로 새로운 차원의 느낌이라는 걸 부인하기는 힘들다. CG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보지도 않고 쯧쯧쯧 이러면서 무시하는 행위는 집어치우라. 이 애니메이션은 CG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궁극의 표현력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다. 100000만 장에 달하는 작화를 통해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이게 정녕 그림으로만 이룩한 경지라니.


 



 


 이 애니메이션이 선사하는 박진감과 속도감은 문자 그대로 ‘명불허전’이다. 지금까지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이 정도로 압도당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거의 없었다. 심하게 과장되어있고 상식을 벗어나는 장면들이 속출하지만, 박력이 넘치는 이 막가파적인 레이싱은 그야말로 피가 끓는 질주였다. 이 애니가 보여주는 격렬함과 극한의 속도감은 보는 이들을 훅 가게 한다. 아드레날린이 폭주한다. 보고 나면 가슴이 뻥 뚫릴 수 밖에 없다. 마초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화면에 온 몸을 짜릿하게 휘감는 강렬한 비트의 사운드까지 가미되어 완벽한 무아지경의 상태로 만들어버린다. 그 상태의 절정은 막장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후반부 레이싱 장면이고. (막장이라는 표현을 쓴 건 이 레이싱 장면에 단순하게 레이싱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뭔 헛소리인지는 직접 확인해보시길. ^^)


 



 


 초반과 후반에 있는 레이싱 장면이 압도적인 가운데 중간에 있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난잡하다. 담고 있는 건 많다. JP와 승부 조작으로 얽힌 그의 동료 프리스비와의 과거. JP를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마피아와 결탁해서 승부를 조작하려고 하는 프리스비. JP와 스노에 사이의 로맨스. 우승을 향한 집념. 왜 질주하는가에 대한 질문. 비밀리에 진행 중인 생체병기 때문에 레드라인의 개최를 막으려고 하는 로보월드의 모습, 그 속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지도자의 모습과 로보월드의 버려진 난민촌의 꾀죄죄한 광경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의 풍자고. 이 많은 게 1시간 40분 정도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쑤셔박혀있기 때문에 무척이나 산만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다. 애써 단순한 척 하려고 애쓰지만 그래도 담고 있는 내용은 많다. 단 한 부분도 깊이 있게 다루지 않을 뿐이지...


 



 


 산만한 느낌 속에서 이 애니의 전반적인 이야기 전개는 어이 없음을 동반하여 결국 완벽하게 개판인 시추에이션의 연타로 이어진다. 이 와중에 몇몇 장면은 차마 눈 뜨고는 보기 힘든 수준을 넘어서서 손발이 퇴겔하는 느낌이 든다. 도대체 감독은 왜 이런 장면을 넣었고 이 타이밍에 얘내들은 왜 이런 극한의 오글거리는 대사를 남발하는 건지. 이 부분에 대해선 “일본 애니잖어. 얘네들 툭 하면 과장하고 이래.” 이러고 넘어갈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이 애니메이션은 다른 생각 할 것 없이 오로지 레이싱 장면을 위한 영화다. 친절한 JP의 태도처럼 이 영화는 그저 쿨하기만 한 영화고, 레이싱 영화로서 속도감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점으로만 봤을 때 적어도 이 애니메이션은 기본빵은 할 수 있겠다. 그저 질주 만으로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아무 생각 없이 보고 나서 순수한 의미로 “쩐다!!”는 느낌을 한 아름 받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 


 


 물론 모든 이들이 좋아할 애니메이션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런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신세계를 영접하는 느낌일 것이다.(나로 말할 거 같으면 처음 레이싱 장면이 끝나고 나서 기립박수를 칠 뻔 했다.) 좋아라 할 사람은 완전 열광 할 수 밖에 없는 이 짜릿함. 보실 것이라면 사운드가 완벽하게 뒷받쳐주는 극장에서 볼 것을 강추한다. 아니, 그렇게 봐야만 한다. 집에서 봤을 때의 감흥은 극장에서 봤을 떄의 감흥을 죽어도 따라갈 수 없다. 극장에서 안 봤으면 이 애니메이션을 온전히 봤다고 할 수 없다.


 


p.s.


 


1. 어리석은 자들의 이야기라는 것은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의 현주소에 대한 고찰이 담긴 일종의 선언문 같다. 극중에 나오는 무엇 때문에 질주하냐는 대사는 이 애니메이션의 정체성에 대해 묻는 질문 같고.


 


2. 일본 애니메이션 답게(?!) 극중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에서 정상적으로 생긴 사람보다는 비정상적으로 생긴 생명체가 더 많다. 암튼 일본은 뒤틀리고 자극적인 애니메이션 하나는 정말 잘 만드는 것 같다.


 



 


3. 전세계에서 가장 큰 스크린 크기를 자랑하는 영등포 스타리움관에서 관람했다. 관람 자리는 무려 C열 정중앙. 아주 상콤했다. 말로서는 도저히 이 심정을 표현할 수 없다.


 


4. 이 애니메이션의 결론은 “사랑하자!!” 이거다. 농담이 아니다. “LOVE ♥”로 애니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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