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 ‘집필’은 까다롭다.

대중소설이면서 동시에 마니아를 위한 소설이기에 어설프게 이야기를 만들면 독자에게 비웃음을 살 수 있다. 불문율은 아니지만 적어도 추리소설이면 적절한 추리 요소를 갖추어야 하고, SF소설이면 그럴듯한 미래 배경이 필요하며, 판타지소설이라면 다양한 종족 및 마법 등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온라인 서점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 들어가면 장르소설 집필을 위한 다양한 이론서가 존재한다. 주로 판타지 소설 관련 책이 많지만 추리 소설 관련 이론서도 간간히 출간 되고 있는데 오늘 소개하고 싶은 책은 추리소설 작가 지망생을 위한 필독서다.

『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 일본의 미스터리 사전 편집 위원회가 집필하고 작가이자 편집자인 모리세 료가 감수한 책이다. 1~6장으로 구성되었으며 1장에서 추리/미스터리 소설 장르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고, 2장부터는 해당 장르에서 일어나는 상황 · 트릭 · 등장인물 · 장치 · 공식을 소개한다. 

<작가 지망생은 물론, 팬을 위한 가이드북>

본격 미스터리 · 도서 미스터리 · 변격 미스터리 · 사회파 미스터리 · 하드보일드 · 클로즈드 서클 · 서술트릭 등 추리/미스터리 소설에는 다양한 전문 용어가 있다. 일반 독자가 봤을 땐 추리 오타쿠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약간의 관심이라도 있는 독자라면 알아두면 여러모로 유용하다.

그런 의미에서 『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 입문자와 작가 지망생에게 더 없이 좋은 교과서다. 추리/미스터리 소설을 읽으며 어렴풋이 알고 있던 개념이나 의문을 가진 부분을 속시원하게 해결해주고 나아가 아직 접하지 못한 다양한 장르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격언은 장르소설에도 적용된다는 걸 15년차 장르소설 덕후로서 크게 느낀다.

<비싼 돈 주고 살 필요 없어요>

『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을 읽다 기시감을 느꼈다. 알고 보니 몇 달 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매한 『미스터리 사전』의 개정판이었다. 간혹 절판 된 책이 복간 되어도 온라인 서점에 표시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숙련 된 구매자라면 눈치 챌 수 있지만 대부분의 독자는 알아채기 힘들다.

굳이 웃돈 주고 중고책을 사는 독자는 드물겠지만 두 책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나는 『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에 한 표를 주고 싶다. 협찬 받은 책이라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봤을 때 판형, 자간, 행간, 번역 모두 개정판이 가독성 좋다. 가격 또한 정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500원 밖에 차이 나지 않는데, 구판이 출간 된지 10년이 지났음에도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은 요다 출판사 측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을 정도다.(요즘 책값을 생각했다면 19,500원이 아니라 25,000원 이상이지 않을까 짐작한다) 

이전 소개했던 『미스터리를 쓰는 방법』 · 『쓰고 싶은 사람을 위한 미스터리 입』 · 『미스터리 가이드 북』과 함께 두니 추리/미스터리 소설 작가 지망생이자 팬으로서 뿌듯하다. 독자에서 작가가 되기란 쉽지 않겠지만 좋은 작법서가 있기에 두렵지 않다. 추리/미스터리 소설을 사랑하는 모든 분에게 『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을 권해본다.

(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