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태가 가지고 있던 DVD 중의 하나, 『쇼쇼쇼』. ＇망한 한국영화＇임에는 분명한데..이름난 배우 ＇유준상＇과 ＇박선영＇, ＇안재환＇이 출연한 것에 관심이 가서 보게 되었다.

반항적이지만 순수한 ＇산해＇, 호탕하고 쾌활한 연탄집 아들 ＇상철＇, 소심한 대학생 ＇동룡＇ 이 삼총사는 TV의 ＇쇼쇼쇼＇프로그램에 나가기를 꿈꾸며 재밌는 젊은 날을 보낸다. 어느날 동네 양아치들과의 노름판에서 ＇가게 문서＇를 얻게 되는데..

잔뜩 기대했지만 그곳은 한 미친년만이 사는 허름한 술집이었다. 낙심도 잠시, ＇칵테일바＇라는 기발한 상상을 해내고는 고적대 리더 ＇윤희＇의 도움 하에 열심히 바텐더의 꿈을 키우는데...

잘되는듯 싶던 장사는 윤희 아버지와 그 패거리들의 훼방으로 망가진다. 여기서 주저앉을 수 없는 삼총사, 서울까지 올라가 ＇쇼쇼쇼＇에 출연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는데..과연 그들은 성공할 수 있을지?! 산해와 윤희의 애틋한 사랑과 함께....

흠..영화를 보면서 계속 느낀 것은, 70년대 이야기는 좋다지만 연출까지 70년대식이라니..유치함을 금할 수 없었다. 유치한 연출에 유치한 배경에 유치한 구성에 유치한 효과음에 유치한 노래까지..내가 너무 현대적인 감각에 충실해서인지는 몰라도 진짜 유치해 보인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왜 유명한 배우들이 이런 영화에 출연했는지조차 의문스러울 정도로；；

평가가 엇갈리는 것에는 다소 의외였다. 당연히 악평이 더 많을줄 알았는데 말이다. 추억을 느꼈다, 소박함이 좋았다, 과장없이 사랑과 따스함을 잘 그려냈다 등등..그러한 평가가 이해는 가지만 공감은 가지 않는 것은 어쩔수 없을 게다.

빠르고 세련되고 기교 넘치며 독특함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어쩌면 희생양적인 영화가 아닌지도 모른다. 그 틈바구니에서 이런 영화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게 대단한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