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카테고리

날마다 감사하는 삶
- 작성일
- 2024.1.13
나는 왜 꾸물거릴까?
- 글쓴이
- 김서영 외 4명
21세기북스
나는 어떤 타입일까?
국내 최초 5가지 성향 분석!
<나는 왜 꾸물거릴까?> 이동귀·손하림·김서영·이나희·오현주 지음/21세기북
꾸물거린다는 표현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지는 않는다. '꾸물거린다'라는 표현을 생각하면 뭔가 자신의 할 일을 미루고 게으른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런데, 그런 생각과는 다르게 이 책은 편안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나 자신의 꾸물거림에 대한 고민으로 부터 시작된 책에 대한 관심이었지만, 실제로 만난 이 책이 주는 편안함에 고민의 해결책 보다도 책을 먼저 살펴보게 되었다.
'나는 왜 꾸물거릴까?'라는 책 제목에 어울리는 '나무늘보' 캐릭터가 덕분일까? 아니면 연노랑과 하얀색이 주는 심리적인 효과일까? 제목만 보았을 때는 자기계발서와 가까운 해결방법을 제시할 것 같았는데 그런 의도라면 이렇게 차분한 색상을 사용하여 디자인 하지 않았을 것같다. 일반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해결책적 시각과는 다른 시선의 내용을 담고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 꾸물거림에 대해 말하면서 책의 표지에 적힌 문구가 조금은 일반적인 시선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의지박약도 게으른 사람도 아니다 일을 미루는 것은 감정 조절의 문제다!'라고 적힌 문구를 읽고 보니 더 궁금해진다. 아니, 그럼 왜 꾸물거리는 건데?
'꾸물거림'이란?
<나는 왜 꾸물거릴까?>
꾸물거림에는 전제가 있다. 바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이다. 할 일을 미루는 행동을 심리학에서는 꾸물거림, 학술 용어로는 '지연 행동'이라고 한다. 꾸물거림은 일종의 감정과 행동의 교착 상태를 의미한다. 꾸물거리는 사람은 "지금 해야 한다는 건 아는데, 하기 싫다"고 말하곤 한다. 일할 필요성은 느끼지만, 실행을 방해하는 감정과 생각이 필요성과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17p)
이 책에서는 위와 같이 꾸물거림을 단순히 변화되어야 하는 나쁜 행동으로 말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꾸물거림'이라고 하면 계획을 실행해야함을 인지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게으름이 원인이 되어 심리적으로 그것을 행하지 않고 미루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개선이 시급한 습관적 성향이라고 생각했다. 나름, 논리적인 정의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보니 내가 생각했던 꾸물거림과 책에서 설명하는 꾸물거림에서는 바라보는 시선이 달랐고, 그렇기 때문에 다가가는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이 책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대부분 '꾸물거림'에 대한 고민이 있는 분은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생각하거나 그에 대해서 비난적인 피드백이나 반응을 받은 경험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일부러 게으르거나 꾸물거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스로도 개선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고민이 많은 경우가 많은데, 그런 고민을 하는 가운데도 낙심이 되기도 하는데, 그 후에 부정적 피드백을 받으니 원인이나 해결방안은 모르겠고 그저 부정적 감정에 부정적 피드백과 결과가 더해지니 낙심의 우울한 마음이 들기 쉽다. 그런데 이 책은 꾸물거림에 대해 말하면서 단순히 게으르고 나쁘다고 피드백을 하지 않는다. 혹은 시간 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라고도 평가하지않는다. 오히려 '꾸물거림은 시간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 조절의 문제이다(18p)'라고 말한다.
'꾸물거림'이 이렇게 심리학적인 것인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지식적으로 알아가는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던지던 단순히 분정적인 그림자가 벗어지고 새로운 시선으로 나의 꾸물거림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꾸물거림은 타고난 기질이나 성격이 아니라 일종의 '감정적 교착 상태'로 인한 행동적 결과라고 한다.
꾸물거림의 발단이 되는 다섯 가지 개인 특성
<나는 왜 꾸물거릴까?>
다섯 개의 장에서,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을 함게할 것이다.
- 나는 왜 꾸물거릴까?
- 그럼 어떻게 되면 좋을까?
- 그래서 지금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꾸물거림의 발단이 되는 다섯 가지 개인 특성을 제시한다. 비현실적 난관주의, 자기 비난, 현실 저항, 완벽주의, 자극 추구가 5가지 성향으로 제시된다. 이 개인 특성을 5가지 장으로 구성하였는데, 각 장에서는 이에 대한 문구가 먼저 쓰여있다.
비현실적 낙관주의는 "내일부터 시작해도 될 것 같은데?"고, 자기 비난 경향성은 "또 미루는 나, 다시 태어나는 게 답인가?"이며, 현실에 대한 저향성은 "급한 건 알겠는데 지금은 할 기분이 아니라고!"이다. 그리고 완벽주의 성향은 "진심으로 했는데 엉망이면 어떡하지?", 자극 추구 성향은 "재밌으면 나도 안 미뤘지!"가 적혀 있다. 혹시 공감되는 문장이 있는가? 아니면 내가 자주 외치는, 혹시 조금 전 외친 말과 비슷한 표현의 문장이 있는가? 그렇다면 나의 꾸물거림에 대해 스스로 비난하기보다는, 우선 이 책의 해당 장을 살펴보셨으면 좋겠다.
물론 행동이 변화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렇게 하세요'식의 행동 지침을 추천하지 않는다. 대신, 꾸물거림의 기원이 되는 개인 특성에 대해 안내한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방, 자기계발 방법, 시간 과리 등과 관련된 정보도 책도 많다. 하지만 단순히 그런 방법을 읽고 알아가도 삶으로 적용되는 것은 다르며, 여전히 알 수 없는 갈등과 꾸물거림 사이에서 '나도 왜 그런지, 나를 모르겠어'라고 외치게 되는 과정이 반복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단순히 좋은 방법 넘쳐나는 정보 나열이 아닌 그 기원이 되는 심리학적 부분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며, 위와 같은 경험과 고민이 있으시다면, 이 책을 소개해 드리고 싶은 이유다.
왜? 라고 질문하고 있거나 꾸물거림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그 고민에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런 질문과 고민이 여정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변화는 행동으로 드러나고 관찰되겠지만, 그 시작, 변화하기 위한 여정은 '자기 이해'로 부터 시작된다.
인상깊은 부분
<나는 왜 꾸물거릴까?>
우선 '양가 감정'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싫으면서도 좋고, 하고 싶으면서도 하기 싫은 안정적이지 않은 마음으로 생각되었는데, 이 책을 통해 보다 깊이 있게 알아갈 수 있었다. 양가 감정은 모순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사실 양가감정에는 변화를 향한 소망이 담겨 있다고 한다. 현 상태에 불만이 없고 달라지고 싶은 마음이 없었으면, 애초에 갈등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양가감정 속에는 변화 의도가 담겨 있고 이는 훌룡한 연료라는 점이 새로운 시선으로 다가왔다.
또한, 미루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의 뇌 영상을 분석한 연구도 흥미로웠다. 미루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의 뇌 영상을 분석해보니, 감정조절에 관여하는 외부위인 '편도체'의 크기가 할 일을 미루지 않는 사람보다 더 컸다고 한다. 게다가 감정을 조절하고 이성적 판단을 하도록 하는 '배측전방대상피질(DACC)'의 반응은 더 느렸다고 한다. 편도체 활성화는 교감신경 항진과 호르몬 분비 같은 신체 반응으로 이어지고, 편도체의 크기가 크면 이러한 기능이 과활성화되어 배측전방대상피질의 기능을 방해하게 되다는 것이다.
다섯 가지 개인 특성 중 특히 관심이 갔던 부분 '현실에 대한 저항성'과 '완벽주의 성향' 부분이었다. (현실에 대한 저항성-"급한 건 알겠는데 지금은 할 기분이 아니라고!"/ 완벽주의 성향-"진심으로 했는데 엉망이면 어떡하지?")
현실에 대한 저항성이란 표현 이전에, 가끔 '머리로는 알겟는데,마음은 너무 하기 싫어!'인 경우가 있다. 사실 그럴 때는 하기 싫은데, 해야하고, 해야하는데 하기 싫고 끙끙거리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는 쌓이고 그러다가 스스로에게 묻기도 한다. 어떡하라고.아---! 이런 과정에서는 그저 내가 오늘 하기 싫은 날이라고 합리화하는 것으로 끝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알아가니 또 새롭고, 내가 나에 대해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다.
현실에 대한 저항감이 큰 사람은 자신이 전략적으로 꾸물거리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꾸물거림의 끝은 '마감 임박'이고 그러다 보니 처음보다 더 짜증에 찬 상태로 서둘러 일 처리를 해야하는 상황에 높이게 되고, 그러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로 저항감이 더 커진다고 한다. 그런데, 저항감이 큰 사람은 자율성이 무엇보다 줒요시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자율성은 자신의 일에 '권한'을 가지고 싶어하는 욕구다. 현실에 대한 저항감이 커서 꾸물거림는 사람은 자율성 욕구가 최우선일 가능성이 크고, 자신의 권한과 원칙이 침해되었다고 느끼면, 일을 추진할 동기가 사라진다고 한다. 그런데, 이 경우 꾸물거림은 역설적이게도 박탈된 자율성을 회복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라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완벽주의에 대한 부분에서는, 우선 완벽주의자가 꾸물거린다라는 그 표현 자체가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완벽하기에 미루고 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들어보기도 했고, 완벽히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때 오히려 진행 과정에서도 고민과 갈등이 많고, 마무리가 급하게 진행되거나 엉성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 어떤 이유에서 일까? 계획과 실행 사이에 건너기 힘든 꾸물거림의 강이 있고, 거기에 대해 우선, '무결함이라는 환상'에 대해 말한다.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경우 사소한 일부터 중요한 일까지 모든 일을 계획에 포함시킨다. 정밀하고 꼼꼼한 계획, 나는 그저 이러한 계획이 계획성있는 사람의 모습을 한국 사회에서는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굉장히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러한 계획에는 문제점이 있었다. 바로, 일의 우선순위가 없다는 것이다. 완벽한 계획에 삶의 모든 영역이 일체형으로 전부 담겨 있고, 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계획을 세우지만, 지키지 못한 날이 많아질수록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와, 이렇게 읽고 보니, 완벽주의자 성향이 높다는 것은 그 계획을 완벽히 해내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만은 아니었다. 또한, '완벽'이라는 단어에 초점이 되어서 그런지, 완벽하게 해낸 후 완벽주의자들은 성취감을 많이 느낄 수 잇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애초에 '완전무결'한 상태가 존재하지 않기도 하고, 완벽함을 좇으며 목표에 도달하더라도, 바로 다시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에 실패가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또한, 완벽주의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완벽주의의 2요인 모델'을 통해 비완벽주의, 순수 평가 염려 완벽주의, 순서 개인 기준 완벽주의, 혼합된 완벽주의'를 살펴볼 수 있다. 이렇게 완벽주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경우는 처음이라, 개인적으로 완벽주의 성향에 대한 관심이나 고민, 스스로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은 부분 등이 있다면 이 이 부분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다.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왜 환자는 누워 잇고, 건강한 사람은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는 걸까요?
네, 그렇다면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차이는 '걷는다'일 것입니다.
환자는 걷지 못하고, 건강한 사람은 걷는다.
이 말은, 즉 계속 걸어가지 못하는 사람은 곧 환자라는 것입니다.
인생에서 자신의 길을 중단한 사람이 곧 환자라는 의미입니다.
시간이 없다거나 돈이 없다는 이유로 잠시라도 그 걸음을 멈추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이 지금 아파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나는 왜 꾸물거릴까?>25p)
책 표지 날개 부분에는 저자 소개가 적혀 있다. 저자 소개 부분을 읽어보면 저자의 학위와 연구 관심사 등을 알 수 있다. 조금 신선했던 부분은 그런 관심사에 '완벽주의, 꾸물거림' 이 자주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꾸물거림이 심리학, 상담심리학에서 이렇게 하나의 관심사로 설명될 수 있는 키워드라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단지 오늘도 꾸물거린 나라는 개인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는 왜 이렇게 게으르지?'라고 스스로를 질책하거나 머리와 마음과 다른 이 양가감정 가운데, 어떻게 해야할지 나조차 나를 모르겠다는 고민을 한 적이 있는가? 또는 '나는 언제, 그리고 왜 꾸물거리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이나 '왜'에 초점이 되는 고민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나에 대해 질문하는 것은 자기 이해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변화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왜'를 질문하고 있다면 그것은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출발점에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그러한 자기 이해를 기반으로 꾸물 거리는 나 자신을 질책이나 비난이 아닌, 이제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행동적 전환까지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고민과 궁금증, 노력 가운데 있는 분들께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추천드린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