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전세상 ◑

책먹는엄마
- 작성일
- 2008.6.2
춘향전
- 글쓴이
- 이미애 저
깊은책속옹달샘
[미니 느낀점]
애절하고 애절한 사연을 담은 춘향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고전 문학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서양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춘향전>이 있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하는 두 남녀를 둘러싼 집안과의 갈등에서 더욱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로미오와 줄리엣>은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끝이 나지만 <춘향전>은 아름다운 사랑으로 결실로 끝이난다. 사실 두 작품 모두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로 시청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볼때마다 또 다른 새로움이 묻어 나온다. 이번 <춘향전> 전래동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재탄생한 이번 작품은 정통 고전 문학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그림 삽입과 함께 각 장마다 주석을 달아 그 뜻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옛날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던 구전 이야기를 수많은 사람들이 책을 펴내기를 간절히 원해 소설책으로 세상 밖으로 나왔던 <춘향전>이 오늘날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순결하고 성숙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남원 고을에 멋지고 늠름한 청년 이몽룡과 하늘에서 내려온 지상의 선녀 성춘향이 있었다. 둘의 첫 만남은 이랬다. 온통 봄 날인 어느날 선뜻 선뜻 나비처럼 치마폭을 펄럭이며 그네를 타고 있는 춘향이를 보게 되는데 그 아름다움이 봄의 아름다움 만큼이나 아름답고 그 자태는 꽃비를 날리듯 더욱 자욱했다. 그 날이후 몽룡은 춘향이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그때 성춘향과 이몽룡의 나이 열 여섯이었다. 이제 다른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오로지 춘향이, 춘향이, 어여쁜 춘향이만 보였다. 신기하게도 그 둘은 태어난 년도와 월이 같으니 몽룡은 마음 속으로 춘향이를 천생 배필로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첫 눈에 반한 그들은 백년가약을 맺게 되는데 그 말이 헛된 말이 되지 않기 위해 이몽룡은 글로써 맹세를 했다. 사랑에 빠진 몽룡은 자꾸만 책상에 앉아 책을 보고 있어도 글자마자 춘향이요 글귀마다 춘향이었다. 보고 싶은 마음을 참을 길 없어 단 숨에 달려가 그렇게 첫 날밤이 이루어 졌다. 몽룡이는 춘향이의 두 손을 맞잡고 힘있고 낮은 목소리로 고백을 했다. "우리 두 사람이 다정하게 천년만년 살아보자. 우리 두 사람은 삼사월 칡 넝쿨이 되어 밑에서부터 끝까지 휘휘 친친 감겨 있어 일생동안 풀리지 말자꾸나" 그렇게 둘은 사랑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남원 고을에 사또였던 몽룡의 아버지는 호조판서 교지를 받아 남원 고을을 신임 부사에게 넘겨주고 가족은 한양으로 부득이하게 이사를 하게 되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 소리였다. 그것은 이별을 의미했다. 다시 만날 날이 내일이 될지 언제가 될지 기약할 수 없는 노릇이었기에 둘의 마음은 더욱 애가 탔다. 그들의 대화가 나를 구슬프게 만들었다.
"아이고, 이 일을 어쩐 일이랍니까? 이 설움을 어찌하겠습니까? 이제는 저절로 이별할 수밖에 없는데, 이별이 평생 처음이라 다시 못 볼까 걱정 됩니다. 이별치고 섧지 않은 이별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우리같이 서러운 이별이 또 어디 있을까? 답답한 이 설움을 어찌하리!"
"울지 마라. 네 울음소리에 내 간장이 굽이굽이 다 끊어진다. 울지 마라. 평생에 단 한 가지 소원하기를 너는 죽어 꽃이 되고 나는 죽어 나비 되어 삼월 봄이 다 가도록 떠나 살지 말자고 하지 않았더냐? 비록 오늘은 이별하지만 이 이별이 설마 긴 이별이야 되겠느냐?"
그리고 언약의 증표로 춘향이에게 작은 거울을 손에 꼭 쥐어 쥐어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절개를 지킨다는 의미에서 옥 반지를 몽룡에게 건네 주었다.
새로 부임한 변 사또는 오기전 부터 춘향이의 소문을 들은터라 부르려했으나 이몽룡과 언약을 맺고 기생의 몸으로 수절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강제로 춘향이를 잡아 오게 된다. 춘향이의 모습은 마치 고운 백옥이 흙 속에 파묻혀 있는것도 같고 밝은 달이 먹구름 속에 숨어 빠끔 얼굴을 내밀고 있는 듯도 했다. 자신의 수청을 들어주면 부와 권세를 쥘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춘향이는 오로지 서방님만을 생각하며 수절을 거부한다. 아무리 설득해도 수절을 거부하자 모진매를 맞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변 사또의 협박과 월매(춘향이의 생모)의 간곡함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이몽룡만을 기다리는 춘향이 그렇게 여러날이 흘러갔다.
한편 이 몽룡은 춘향이를 볼 수 없으니 더욱이 공부에만 오로지 매달려 장원급제를 하게 된다. 임금의 명을 받고 암행어사가 되어 고을을 살피는 임금의 눈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 그런데 그 모습은 어사 모습이 아닌 거지 모습과 별 다를게 없었다. 어사가 된 몽룡은 제일 먼저 춘향이가 있는 남원으로 달려가게 되는데 못된 변 사또의 수청을 들지 않아 감옥에 갇혀 모진 수모를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억장이 무너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변 사또를 혼내주고 싶었지만 임금의 명을 받아 움직이는 몸이라 함부로 행동을 할 수 없어 더욱이 몸을 낮추어 변 사또 비리를 수사하기 시작한다. 춘향이를 오직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이몽룡이었건만! 월매는 거지도 이런 상거지가 따로 없는 이몽룡의 모습을 보자 어이가 없었다. 이몽룡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는 벼슬길이 끊기고 집안 재산은 모두 잃고 부친과 모친은 각기 다른 길로 갈리지게 되고 자신도 할 수 목숨만 부지하는 신세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월매와 달리 마음씨 고운 춘향이는 이몽룡의 이러한 소식을 듣고도 제 서방이라며 자신의 목숨을 걱정하기 보다는 서방의 앞 길을 걱정하였다. 속을 알리 없는 월매는 지금이라도 춘향이가 변 사또의 수청을 들어 목숨만이라도 건지길 바라였으나 춘향이의 뜻은 오직 한 사람을 위한 마음뿐이었다.
이제 죽을 날만 기다리게 된 춘향이는 마지막으로 서방님의 얼굴을 볼 수 있어 원이 없었다. 그렇게 변 사또의 생일날이 다가 왔고 온 고을은 잔치로 시끄러웠다. 본관 사또 생일이라 하여 이곳저곳에서 날라 온 물건들을 살펴보니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잔치는 마치 천사의 기생들이 한 자리에 다 모인것 마냥 기생들로 득실 거렸다. 기분이 좋아진 변 사또는 춘향이를 부르게 되는데 그와 동시에 암행 어사 출두라는 말과 함께 탐관오리들을 잡아 들이기 시작했다. 이를 알리가 없는 춘향이에게 몽룡은 수청 들기를 명하는데 이번에도 춘향이는 오직 자신의 서방은 한 사람임을 이빨을 갈며 말하였다. 아무리 천한 기생이라 한들 이미 맹세한 말을 어찌 한 입으로 두 말 하겠냐며 오히려 상대를 탓하였다. 사또께서 소녀를 찌어 죽인다 해도 마음을 바꾸지 못한다고 못을 박았다. 이에 감동한 이몽룡은 한 걸음에 달려가 춘향이를 얼싸안았다. 이렇게해서 춘향이와 이몽룡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래요~
시시각각 변해가는 우리의 문화 속에 사랑 또한 엔조이로 변해갔다. 오죽했음 100일, 200일을 챙기는 문화까지 만들어졌으니 우리의 사랑이 얼마나 옅어졌음을 시사하고 있는 바다. 그러기에 오늘날까지 춘향이의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애절하게 만드는 듯 하다. 얼마전 뉴스를 통해 본 리서치 결과를 통해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남자를 고를때 사랑을 선택하느냐? 능력을 선택하느냐?에 대한 리서치 조사였는데 사랑보다도 능력이 월등하게 앞섰다. '얼굴 못생긴 것은 용서해도, 능력없는 남자는 용서 못한다.'는 말까지 생겼을 정도이니 각박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진정한 사랑을 찾기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비록 신분은 천한 기생 출신이지만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 깊고 넓었던 춘향이의 사랑은 보고 또 보아도 따라올 수 없는 아름다움인 것 같다. 양반과 기생이라는 신분을 뛰어 넘고 순백의 사랑을 그릴 수 있었던 두 사람의 사랑이 오늘날에도 무척 그리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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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