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책

linie
- 작성일
- 2020.10.14
5번 레인
- 글쓴이
- 은소홀 저
문학동네

<5번레인>은 수영이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아이들의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수영이라고는 개헤엄을 겨우 치는 나지만 뭐랄까 물이 가져다 주는 시원함이라든지 청량함, 이 시기 아이들이 가지는 순수한 열정, 꿈에 대한 나름의 진지한 고민들이 아름답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나를 끌여 당겼다.

기억에 남는 문장들

"한 번쯤은 나도 제대로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더 늦기 전에 이대로는 아쉬워. 계속 생각이 나."
머리끝의 물기 p34
태양이 한강초로 전학을 가기 전 부모님께 수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던 부분.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에 대한 갈망은 도전하지 못했을 경우 늘 아쉬움이 남는다. 아쉬움이 남기 전에 하고싶다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나루야, 코치님은 이기고 지는 게 수영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
"하지만 시합은 이기려고 하는 거잖아요. 저는 이기고 싶어요."
코치님이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 그래, 네 말도 맞아. 하지만 평생 이기는 시합만 하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어, 누구나 질 때도 있는 거야, 어쩌면 어떻게 지느냐가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해."
엘리트와 아마추어 P 47-48
우리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고 , 이기는 것보다 어떻게 지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루의 입장이 이해가 되면서도 나도 코치의 마음으로 아이를 설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했다. 이 말을 이해한다는 것은 즐길줄 아는 것일테고 한 뼘 더 성장했다는 것이 겠지.

결승 스타트에 오르는 순간, 적당히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정면으로 부딪혀야 한다.
물 밖의 고민 P 216
나는 인생이라는 시합에서 수영처럼 스타트에 올라 달리고 있다. 어떤 순간에는 턴을 할 테고 마지막에 터치를 찍을 때까지 멈추어서는 안된다. 이 말이 어떤 말보다 마음에 다가왔다. 정면으로 부딪혀야 한다는 것....
나루가 레인 끝에 섰다. 앞으로 몇 번이고 왕복해야 할 길이 보였다. 어떤 날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어떤 날은 영 지루할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지금 나루가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들은 전부 물속에 있었다. 테이크 유어 마크 P 227
<5번 레인>의 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특별한 운동선수에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나름의 고민이 시작되는 시기 사춘기다. 얼마나 고민을 하고 있는지, 꿈을 좇는 그 길에 어떤 가치를 함께 가져야 하는지를 수영이라는 스포츠를 통해 보다 보다 실감나게 담아내고 있다.
사실 수영선수들이 선호하는 레인이 3,4,5번이다. 이 레인은 상대가 어느 정도 움직였는지 충분히 볼 수 있는 레인이다. 어쩌면 우리들은 강나루처럼 때론 누구보다 월등할 때도 있다가 어느 순간 주춤한 시기를 보내며 내 속에 있는 두려움을 넘어서려고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과정이 시합을 통해 평가 받는 순간 누구나 나루처럼 '시합은 이기려고 하는 거잖아요. 저는 이기고 싶어요' 이런 마음이지 않을까. 수영코치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노력에 비해 결과가 저평가되는 세상에서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고 이기는 것보다 어떻게 지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 왠지 씁쓸하게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경쟁의 승패가 아니라 꿈을 좇는 과정에 겪는 그 어떤 것도 무엇이 아닌 나 스스로의 두려움을 떨치고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이 책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싶다.
나루와 태양, 수영부 아이들이 힘든 훈련의 과정을 마다않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것은 내 속에서 타오르는 좋아하는 것에 대한 갈망,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들이 꿈을 좇도록 만든다. 열세살 아이들의 순수한 열정이 수영장의 청량한 기운과 아름다움으로 다가온 <5번 레인>이 낯설지 않은 것은 한 때의 나였고 내 아이이며 여전히 꿈을 찾아 헤매고 있는 나를 위한 응원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초등 중고학년 이상이면 무리없이 읽을 책. 아이와 함께 읽으며 아이가 좋아하는 것, 하고싶은 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하였다. 한 번쯤은 현실의 눈이 아니라 아이의 꿈을 응원하는 부모로 태양이 나루에게 했던 말처럼 '네가 네 편이 아닐 때에도 네 편이 되어 줄' 수 있는 엄마이고 싶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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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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