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사람들의 외부 활동에 제약이 많이 생겼다.

세 아이 육아로 인해 집콕의 삶을 살고 있던 나에겐 오히려 이 현상이 한줄기 희망의 빛을 보여줬다.

여러 방면에서 온라인 모임이 생겼기 때문이다.

시간, 장소 등에 구애 없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한동안 어린이집 엄마들과의 불필요한 모임에 스트레스를 받을 무렵

내가 선택한 모임에서 '결이 맞는'사람들을 만나는 건 커다란 위로가 되었다.

전국 각지, 연령에 상관없는 모임은 만나지 못해 아쉽기도 했지만, 만날 수 없으니 적당한 거리로 친분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

육아에, 코로나에 지쳐가는 일상에서 이러한 모임은 나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그래서 작년부터 나는 요가, 필사, 독서, 살림 관리 모임 등 온라인 모임으로 사람들을 만났다.

특히나 내가 사랑하는 '책'이라는 공통된 관심사로 모인 분들과는 울고 웃으며 마음을 나눴다.

그러던 어느 날부턴가 모임에서 살짝씩 아쉬운 부분이 있었고, 내가 책을 추천해 주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과연 내가 모임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찰나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 손경아는 '교사, 도시에 살다가 돌연 시골로 간 사람, 지구를 생각하는 따뜻한 사람, 고양이 한 마리, 커피 한 잔, 잔잔한 음악 그리고 책만 있으면 세상 행복한 사람. '이다.

사실 이 책을 '독서 모임 운영방법?'지침서 정도로 생각하고 책을 펼쳐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왜 '함께' 읽어야 하는지 그 좋은 점에 대해서 꾸준히 독자를 설득한다.

돌연 시골로 이사해 텃밭을 가꾸며 살게 된 저자는 아마 그곳에서 삶의 진리를, 독서의 정의를 깨닫게 된 것 같다.

이 책의 목차 때문이다.

1. 퇴비 뿌리기 그리고 밭 갈기

2. 씨앗 심기

3. 싹틔우기

4. 꽃 피우기

5. 열매 맺기 - 다채로운 독서모임을 위한 도전

6. 거두기 그리고 나누기

농사를 짓듯 책 읽기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책을 읽었으면 실천이나 체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전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읽고 끝나는 독서가 아니라 실천과 변화로 나아가려면 독서라는 씨앗을 심기 전 밭갈기부터가 중요하다.

1장에서는 왜 독서모임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시작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우리는 '꾸준히' 읽기 위해 독서모임을 만드는 것이고, 거창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사람을 찾아 우선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여기서 '서로'라는 말에 주목했다.

큰 부담을 갖고 시작하기보다는 서로 함께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우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장 씨앗 심기에서는 독서모임의 규칙, 책 선택 방법들을 알려준다.

3장 싹 틔우기에서는 구체적인 운영방법을 알려준다.

진행 방법, 운영을 위한 역할 나누기, 회비 사용방법 등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4장 꽃피우기와 5장 열매 맺기에서는 저자가 실제로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독서가 실천이 되기 위한 활동들의 기록이 담겨있다.

저자는 부부와 자매, 가족과 먼저 함께 읽기를 시작했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독서 모임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거창한 계획과 포부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함께 읽기'라는 목적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 뒤에는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내가 모임의 주최자가 되어 멋진 모임을 이끌어가는 리더 되는 꿈은 잠시 접어본다.

중요한 건 '함께 읽기'를 통해 책 속의 글들이 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이기 때문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