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고쓰다

liunge
- 작성일
- 2021.7.6
착한 건축주는 호구다
- 글쓴이
- 장석권 저
좋은땅
나는 5년제 대학 건축설계 전공자이다. 일반 회사원이된 남편도 같은 과 동기이니 현재 '탈 건축' 한 사람들이지만 우리 부부 입장에서 '내집 짓기'는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꾸게 될 꿈일 것이다
그리고 3~4년 전 귀농하신 시부모님 덕분에 전원주택 짓기를 간접 경험하며 항상 내집 짓기의 끈을 붙잡고 있다 .
사실 건축과 함께 오래 지냈지만 공부만 했지 정말 집을 짓는 실무를 경험하진 않았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집 짓기가 얼마나 뜬구름일 뿐일지는 알고 있다.
그런데 글쎄 건축 '주님'이 호구라니...
육아서로 인연이 닿은 저자에게 책을 받았다.
새 책을 출간 하신것 만으로도 너무 좋은 일인데 그것이 '건축'관련 책이라 더 기대가 되었다.
저자는 법학 박사 출신으로 현재 양평에서 키즈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
펜션을 포함하여 6년간 세 채의 집을 지은 경험을 브런치에 100편 넘게 글로 올리며 사람들이 무얼 궁금해 하는지, 어떠한 정보가 필요한지 느끼며 이 책을 엮어냈다.
집을 짓는 버킷리스트 실행을 위하여 땅을 알아보는 방법부터 토지구매, 토목공사, 건축설계와 건축 계획, 기초 골조 공사, 외장 마감, 내장공사, 기본 인테리어, 조경까지 일련의 과정을 가감없이 털어낸다.
유기적인 공정을 딱 잘라 설명 하기 힘들지만 최대한 공정에 나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수많은 호구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은 호구 탈출법이 아니다.
조금 덜 호구 잡히는 법, 미리 호구잡힐 비용을 책정해 놓는 법, 내가 호구임을 인정하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할 수 있도록 일른다 .
저자는 법학 박사 인데도 집을 지으면서 잡힌 호구짓?을 보면 내가 다 억울해서 팔짝 뛸 노릇이다.
그냥 관련 없는 법 조항이라도 읊어대면 '아 법조인?' 이러면서 상대가 꼬리를 내릴 것 같은데
그만큼 내집 짓는 일은 날것의 일이었고 저자는 너무나도 착했다…
'저 그냥 아파트에 살래요..."
이말을 절로 내뱉으며 책을 읽어나갔다
‘이놈도 저놈도 결국 다 같은 편’
그러나 지내다보면 은인을 만나기도 한다.
저자 집 앞 대단지 골조 공사를 하는 분과 주차문제로 다투다 안면을 트게 된 사이인데
(첫번째 집은 콘크리트로 짓고)두번과 세번 째 집은 이 골조 대장을 만나 목조 주택으로 짓게 되었다.
‘집 짓는 로망 버릴게요. 아파트 살게요.’ 외치는 나에게 저자는 말한다
'누구나 할 수 있다. 건축을 너무 어마어마한 일로 생각할 필요 없다.'
이미 잡힐만한 호구는 다 잡혀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다행히 후반부 작업으로 갈 수록 마음이 편안해진다.
집의 형태가 나온 다음부터는 내부이다.
내장공사에서 가장 중요한건
"기본을 지키는 일이다."
잔뜩 겁을 주더니 이제는 차근차근 기본만 지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용기를 준다.저자는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건축업자에겐 단가 공개로 원망도 샀고,너무 개인 선호를 단정적으로 제시한것이 아니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선택지가 너무 많고 훌륭한 건축자재도 많은데 이러한 넘치는 정보가 선택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는 본인이 경험한 것을 단정적으로 썼을뿐이다. 독자로선 정확한 정보가 고마울 따름이다.
집이 다 지어졌다.
이제 나무 좀 심어볼까? 조경은 생각도 못했다.
건축과와 조경과는 종종 장난으로 싸우기도 한다 건축의 핵심은 조경이고, 마무리는 조경이라고. 무슨소리냐 건축이 핵심이지 하며 말이다.
정답이 어디 있을까. 그 둘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지.나도 저자처럼 잔디심고, 나무 심고, 돌맹이 깔고…충분히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 했다.
‘셀프 조경하다 허리 나간다.
어지간한 나무는 심어도 티가 안난다.
매번 갈때마다 변해있는 시댁만 봐도 알 수 있다. 새로운 나무가 심겨 있고. 나무 옮겨 심기도 여러번…이미 살고 있으면서도 끝날때까지 끝나지 않는 공사가 조경인듯 하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2019년 목조 주택을 지을때를 기준으로 사용된 건축 단가를 완전히 공개 했다.
수많은 오차와 변수로 차이가 있겠지만 모든걸 알려주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저자는 집을지으며 받은 질문은 건축 과정에 대한 것보다 건축을 시작하는 단계에서의 막연함을 조금이라도 덜어 보고자 하는 문의가 대다수였다고 한다.
저자는 선배호구로서 주변에 물어보기 힘든 생생한 경험으로 부터 나오는 조언을 아낌없이 해준다.
이후에 나타날 호구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준다.
건축주 마음은 건축주가 안다. 아는 것도 없고. 믿을 사람도 없다. 그저 마음을 알아주고 같이 헤매 주는 갓만으로도 상당한 힘이 되는 것이다.
이 힘으로 건축을 시작할 수 있게 용기를 주고. 같은 편이 되어주는 것이 전부이다.
"우리의 건축 과정은 행복해야 한다. 나와 내 가족이 살 집이기 때문이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