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햇살
  1. 작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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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의 작품을 두루 살펴보는 길이 멀고도 멀다. 그렇지만 그 길이 결코 고단하거나 지루하진 않다. 왜냐... 재미있으니까. 그리고 뿌듯하니까.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찬찬히 훑어볼까 싶은 마음에 모든 작품을 소개하려 한 것인데 아무래도 내가 읽어보지 않은 작품이거나 많이 들어보지 못한 작품은 소홀하게 된다. 이래서 광고를 하는 것일까. 어쨌든 이제 나머지 작품들-아마도 최근의 작품들과 두꺼운 책이 되지 않을까-을 살펴보고자 한다.


 


11. 마당을 나온 암탉(사계절)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해도 되는, 황선미를 대신하는 작품이다. 아마도 이 책의 전과 후로 동화책의 주제와 문제의식의 정도가 나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파급효과가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책들, 특히 우리 동화책들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생활'과 관계되는 것이었다면 이 작품을 필두로 해서 '삶'과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품들이 시도되었다고 본다. 글쎄, 내가 전문가가 아니기에 제대로 판단했다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내 기억과 느낌으로는 그렇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한창 수지에 있는 느티나무 도서관을 다니던 때였다. 물론 아이가 어린 관계로 그림책 서가만 열심히 기웃거렸던 때이기도 하다. 박영숙 관장님이 이 책을 읽어봤냐고 물어보는데 아무리 서가를 뒤져도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나중에야 알았다. 이 책은 동화책 서가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모든 어린이들이 한 번쯤 읽어봐야 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책이기에 내용은 더이상 언급하지 않으련다. 다만 외국에서 번역본을 내려고 하는데 '잎싹'에 대응하는 마땅한 말을 찾지 못해서 고심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들으니 다른 비슷한 말로 한다면 자기 삶을 찾아 고뇌하고 방황하는 느낌이 살아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에 동물원에서 홍학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이 생각난다. 날아가지 못하게 아예 인간이 깃털을 잘라버리기도 하는데 잎싹은 우리가 기억하기에 날아가는 것을 보지 못한 '닭'임에도 스스로의 삶을 찾아 안락한 마당을 나가려 하다니... 과연 동물원에 있는 홍학들은 행복할까. 깃털이 새로 나면 바로 날아가서 자기 삶을 살려고 할까.


 


12. 처음 가진 열쇠(웅진주니어)


 



잠시 <목걸이 열쇠>와 혼동했다. 그 책도 황선미 작가의 작품이다. 이 책은 작가의 어린시절을 그리고 있는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한다. 모든 것이 궁핍했던 70년대. 명자는 집안 일도 해야 하고 동생도 돌봐야 한다. 당시 맏딸이란 으례 그랬다. 가난한 집의 맏딸은 더욱 고단한 법이다. 게다가 폐결핵까지 앓고 있었으니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던 시절이지만 우연히 들어간 곳에서 '책'을 만난 후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는다.


 


어두워질 때까지 도서실에서 혼자 책에 푹 빠져 있어도 아무 소리 안 하고 기다려주었던 선생님을 만났기에 지금의 황선미라는 작가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또 선생님이 건네 준 도서실 열쇠는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책뿐만 아니라 '아주 중요한 사람'인 것 같은 자신감을 건네 준 것이었다. 작가는 이야기한다.


 


"책 읽는 아이였을 때 나는 마법에 걸렸답니다. 그래서 아직도 어린 시절이 거기에 남아 있어요. 다른 아이들도 알았으면 좋겠어요. 책 읽는 시간은 마법에 걸리는 시간이라는 것을. 그 시간이 특별한 사람으로 자라게 한다는 사실을."(작가의 말 중에서)


  
13. 나온의 숨어 있는 방(창비)


 



지금 5학년인 딸이 자기를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친구들과 어울려 돌아다니고 싶어하는 것을 절대 안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문득 나온이가 자기 엄마를 바라보듯이 딸이 나를 바라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이 책을 읽는다면 '우리 엄마랑 똑같네.'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권하기가 두렵다. 하지만 모든 책은 간접경험인 동시에 탈출구 역할을 하기도 하니 괜한 걱정은 하지 않는 편이 좋겠지.


 


이 작품의 매력 중 하나는 배경이 되는 현실 공간과 판타지 공간이 아주 리얼하게 묘사되어 있다는 점이다. “바람에 날리는 커튼처럼 흰 무리가 뿌옇게 일렁이는” 신비스런 넝쿨 집은 현실의 시간이 지배하지 않는 공간이다. 나온이가 드나들 때마다 현실의 시간과는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실제로는 여름인데 넝쿨 집 뜰은 “찬물을 들이킬 때처럼 상쾌하고 시원한 공기”를 내뿜으며 “가을 들판처럼 알록달록 물이 든 잎들을” 선보인다. 또한 실제로는 거뭇거뭇한 벽돌집과 자그마한 뜰이 있는 공간이지만, 나온이가 갈 때마다 “꼭 너른 들판에 서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을 주며 일반적인 공간감을 확장시킨다. 완벽하게 잘 처리된 현실 공간과 판타지 공간의 공존은 리얼리티가 요구되는 판타지 동화의 수준이 아직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는 우리 아동문학의 한 성과라 할 수 있겠다.(출판사 리뷰 중에서)

14. 울타리를 넘어서(베틀북)


 



오래전에 나온 <앵초의 노란 집>이라는 책이 있다. 거기에는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반반씩 나뉘어 있어 한쪽을 보면 <앵초의 노란 집>이지만 다른 쪽을 보면 <괭이 할아버지>인 그런 책이다. 이 책은 그 두 편과 다른 두 편(<코딱지만 한 괴물>,<울타리를 넘어서>)의 이야기를 묶어서 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본의아니게 선입견이라는 것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직업이 근사하면 인간성도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좋은 차를 타고 다니고 큰 집에서 살면 아무런 걱정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선입견일 뿐이다.


 


임대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 사이에 일어나는 다툼이 종종 매스컴에 나온다. 서로 다른 곳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기보다 나보다 못할 것 같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아서일 게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어른들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아이들은 적어도 어른들에게 배우지 않을 때까지는 그런 마음을 갖지 않으니 말이다. 여기에는 어른들의 영향을 받았지만 결국 순수한 아이들로 돌아와 그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이야기가 들어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울타리가 있습니다. 부모님의 이혼이, 아파트 사이의 시멘트 울타리가, 아파트와 배나무집 사이의 철조망이, 괭이 할아버지네 울타리가 그것입니다. 어른들은 서로의 경계를 만들어 놓고 그 속에서 비로소 안전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릅니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어른이든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에 손을 뻗어 친구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어쩌다 생기게 된 울타리도 얼른 무너뜨리고 싶어 하고요. 영민이가 이사 가기 전에 서먹해진 친구에게 금붕어를 주듯이, 아파트 사이의 울타리를 기어코 타고 넘듯이, 고약하기로 소문난 괭이 할아버지 집을 몰래 드나들듯이 말입니다. 아이들은 이처럼 울타리를 넘는 데 선수니까요. (작가의 말 중에서)



그 밖에도 다음의 작품이 있다.


 


15. 목걸이 열쇠(시공주니어)


 


16. 동화 창작의 즐거움(사계절)


 


17. 막다른 골목집 친구(두산동아)


 


18. 꼭 한 가지 소원(낮은산)


 


19. 샘마을 몽당깨비(창비)


 


20. 소리없는 아이들(두산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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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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