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斷想

슈퍼작살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9.1.3
아내에게 매번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이놈의 두꺼운 책에 대한 수집욕은 버릴 수가 없네요.
아내의 잔소리의 레퍼토리는 항상 비슷합니다.
"그렇게 두꺼운 책을 굳이 왜 사? 읽지도 않으면서"
맞습니다.
읽지 않습니다.
장바구니에 담고 살떨리는 손가락으로 구매를 누르고 택배 배송조회를 하루에도 수차례 해가며
기다리다 도착한 두꺼운 택배박스를 개봉해 무거운 책을 손에 넣는 그 순간!!
그리고 그 일련의 과정이 좋아서 아마 두꺼운 책을 계속 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내의 잔소리 이후 잠시 책을 펴 읽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는 책이 더 많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제가 소장하고 있는 책들 중 1000페이지가 넘는 책 4권을 추렸습니다.

1. 동북아 한인 언론의 발자취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한국 근현대사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파고든다는 건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합니다.
1000페이지가 넘는 기기묘묘함에 소장하고 있는 책입니다.
2. 필리버스터 / 이김


2년 전 말도 안 되는 테러방지법 통과를 저지 하기 위해 당시 야당 국회의원들이 헌정 사상
최초로 실시한 필리버스터를 그대로 옮겨 놓은 책입니다.
앞서도 말씀 드린 바 한국의 근현대사에 특히, 정치에 관심이 많은 저는 만사를 제쳐두고 사서 두고 두고 읽어보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삼권분립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한다는 건 표면적인 이유일 겁니다.
아마도.
1340페이지라는 숫자에 홀라당 넘어가 반쯤 정신이 나간 채로 구매 버튼을 눌렀지 싶습니다.
3. 김우창 전집 중 대담/인터뷰2 / 민음사


한국의 대표적인 인문학자 하면 김우창 선생이죠. 김우창 선생의 책 한 권쯤은 당연히 책장에 꽂혀 있어야지요.
다른 시리즈보다 대담/인터뷰는 선생의 가감없는 표현을 적나라하게 만날 수 있다는 측면과 현대사를 살며 느끼고 경험했던 선생의 진면모를 알 수 있다는 것은 또 다시 표면적인 이유겠지요.
선생의 전집 19권 중 가장 페이지가 두꺼운 것이 또 한 번 얼이 빠진 채로 구매 버튼을 누른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4. 자본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맞선 기록들(Ⅱ) / 박종철출판사


신자유주의를 오히려 강화하고 확장시킨 면에 대해 여전히 비판받고 있는 노무현의 참여정부
시절부터 노동운동을 전개해 온 민노총의 허영구씨가 기록한 방대한 책입니다. 너무나도 좋아하고 기대했던 참여정부의 과중의 과를 뼈아프게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라서 구매한 것은 사실 맞습니다.
덤으로 1550페이지라는 기절초풍할 분량은 유체이탈이 되어 이미 구매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세상을 절반쯤 가진 듯한 환상을 경험하게 해주었습니다.
요즘 제가 가장 많이 만지작 거리는 책입니다.
머리맡에 노트북 옆에, 심지어 화장실 갈 때도 들고 다닙니다.
물론, 아내 눈을 피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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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