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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과 마흔사이 인생병법
글쓴이
노병천 저
청림출판
평균
별점8.7 (20)
슈퍼작살

87년부터 94년까지 방영한 ‘TV손자병법’을 어린나이에도 참 재미있게 봤었다. 드라마에서 ‘유비’ 역할을 한 서인석씨나 ‘장비’ 역할을 한 김희라씨보다 지금도 내 기억에 가장 강하게 남아있는 사람은 만년 과장 ‘이장수’ 역할을 했었던 오현경씨다.


 




당시에도 백발이 성성했던 그를 과장으로 부르는 것이 이상했었다. 부서의 과장이지만 부장에게 치이고 부하 직원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고 타 부서 직원들에게도 무시당하는 말 그대로 ‘동네북’이었다. 그렇다고 호기 있게 사표를 내던질만한 깜냥도 못 되는 인물이었다. 초등학생이던 내 눈에도 불쌍해 보였다. 목소리만큼이나 무게 있고 비중 있는 연기를 하던 서인석씨나 김희라씨에 비해 만년과장 오현경씨는 늘 일을 저지르고 수습도 못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정확한 기사나 정보를 찾을 수 없었지만 당시 이 드라마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고 한다. 한창 경제개발과 성장의 정점에 있었던 시기에 거대한 빌딩 안에서 쉬지 않고 있는 일개미 같은 직장인들의 애환을 잘 드러낸 것이 주효한 인기의 비결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손자병법’하면 내게는 어린 시절 보았던 ‘TV손자병법’과 그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백발의 만년과장 ‘오현경’씨가 생각난다.


 


 


 


이 책 「서른과 마흔사이 인생병법」은 처세에 대한 책이다. 일의 성취와 임무의 완수보다 사람과의 관계가 더 우선되는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고전을 찾게 된다. 첨단의 시대가 채울 수 없는 ‘사람의 일들’에 대한 조언과 지혜가 가득한 것이 고전이기 때문이다.


그런 중에서도 손자병법은 다른 동양고전에 비해 소개되는 일이 많지 않다. 그래서 관심이 가는 책이다.


 


“37년에 걸쳐 약 1만 번 정도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이제야 비로소 그 밑바닥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p.7)


 


한 권의 책을 1만 번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1만 번을 정독을 했는지 속독을 했는지 어떻게 읽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으나 아무튼 대단한 일이다. 손자병법을 수십 년에 걸쳐 1만 번 읽었다는 사람이 손자병법에 대해서 하는 말이니 잘 들어보는 것이 예의인 듯 싶었다.


 


책의 제목처럼 서른과 마흔 사이에 있는 현대인을 대상으로 쓰인 이 책의 요점을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관계’이다. 서른과 마흔 사이에 있는 현대인은 나이를 가리키는 물리적 숫자만큼 수많은 관계속에 놓여져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현명함’을 가진 채 때론 이기고 때론 지기도 하면서 지혜를 얻으라고 조언한다.


 


“다스리는 군주와 통치되는 백성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이 ‘도(道)’라는 얘기다. 마음이 ‘하나’가 되면 삶과 죽음을 함께할 수 있는 법이다.” (p.135)


 


대선을 앞두고 있다 보니 책의 내용 중에 군주에 대해 풀이하고 설명한 부분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저자는 손자병법을 쓴 손자는 도(道)에 대해서 공자나 맹자의 해석과는 달랐다고 한다. 병법이라는 것이 꼭 전장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군주와 백성 사이를 포함한 모든 인간관계에서 쓰일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도(道)에 대해서도 군주와 백성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이 도(道)라고 했다. 나는 동양고전을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내가 알고 있는 상식선에서 도(道)에 대한 가장 참신하고 이해하기 쉬운 해석인 듯하다. 너무 어렵고 현학적으로만 풀어내는 다른 이들의 고전과는 달랐다. 병법서로 쓰여진 탓도 분명 있겠다.


오늘 여당 대선 후보가 정해졌고 곧 야당 대선 후보도 정해질 텐데, 당의 경선과정이나 대선 과정에서 제발 쓸데없는 논쟁만 쏟아내지 말고 손자병법이 얘기하는 도(道)를 이루기 위해 어떤 군주가 될 것인지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하고 말하는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


 


“손자는 이렇게 리더가 가져야 할 다섯 가지 자질로 지(智), 신(信), 인(仁), 용(勇), 엄(嚴)을 꼽았다. 이를 오덕(五德)이라 부른다.” (p.64)


 


전쟁을 이기기 위한 장수(리더)가 가져야 할 자질이라기보다는 수많은 백성을 다스릴 군주가 가져야 할 자질에 가까운 것 같다. 실제로 오덕을 갖춘 리더가 있을까 싶지만 5개 중 최소한 1∼2가지라도 갖춘 리더를 만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5개의 덕 중 엄(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에서. 힘없고,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들에게만 엄한 것이 아니라 법·규율 아래서 모든 사람이 똑같은 처벌을 받고 죄를 벗기도 하는 ‘엄정함’이 담보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제까지 너무 엄정하지 못한(특히 힘 있고, 돈 있고, 빽 있는 사람들에게) 일들을 봐와서 쉽게 이미지로 그려지지 않는 사회이지만 반드시 그런 사람이 한 국가의 지도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지, 신, 인, 용 모두를 갖추고 있어도 엄정하지 못한 리더, 내지는 지도자라면 그가 다스리는 집단·국가는 여전한 혼란 속에 허우적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감동’이라는 무기가 아닐까 싶다. 감동은 인간의 내면 가장 깊은 곳을 두드리는 것이다. 사람을 저절로 움직이게 하는 데 감동만큼 강력한 것은 없다.” (p.75)


 


말이 쉽지. ‘감동’을 주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한 사람과 친해지는 것도 무지하게 어려운 시대에 ‘감동’을 준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웬만한 일에 쉽게 ‘감동’ 받지 않는 것도 현대인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감동이 담긴 프러포즈 계획을 짜내던 그 때의 고민과 갈등은 억겁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단순히 웃음만 주기 위해, 승낙만 받아내기 위해 프러포즈를 준비했다면 차라리 쉬웠겠지만 10년의 연애시절 동안 안 해본 이벤트가 없었기 때문에 프러포즈는 더욱 신중해야 했다.


그런 것처럼 리더 혹은 지도자도 그가 이끄는 구성원과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너무 뜬구름 잡는 이야기이고, 큰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과 국민들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모두가 만족하는 감동을 주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술자리 안주거리나 되고 비아냥거림거리만 되고 있는 지도자들과는 다른 사람이 좀 나왔으면 좋겠다. 실제로 어떤 국가의 지도자는 98%라는 거짓말 같은 지지를 받는 다고 한다.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은 일이다.


 


“세상에 그 어떤 가치를 지불하고서라도 얻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간관계다.” (p.155)


 


앞서도 말했지만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관계’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서른과 마흔사이’에서 승진하고 성공을 이루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도 동의하는 바다. 꼭 나를 도와주고 내가 성공하는 데 힘이 될 만한 관계가 아니라 나와 함께 인생을 함께 걸어 갈 사람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관계를 개선하는 열 가지 법칙


1. 말을 걸어라.


2. 미소를 보내라.


3. 이름을 불러주어라.


4. 친절한 마음으로 대하라.


5. 성심성의껏 대하라.


6. 칭찬하라.


7. 주변을 둘러보고 관심을 가져라.


8. 감정을 존중하라.


9. 의견을 존중하라.


10. 봉사하라.


 


책의 말미에는 ‘관계를 개선하는 열 가지 법칙’이 소개되고 있는데,


나는 2번이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다른 9가지도 부족한 사태다.


눈이 부리부리하고 피부색이 짙은 편이라 웃고 있지 않으면 기분이 안 좋게 보인다는 얘기를 중·고등학교 때부터 수시로 들었다. 군대에 갔다 오고 결혼한 후에는 예전의 그 눈빛은 많이 죽었다는 얘기를 듣지만 여전히 무섭다는 얘기를 곧잘 듣는다.


사춘기 때는 좋았다. 누구라도 시비만 걸어오면 와락~! 덤벼들 때라 내 인상을 좋게 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좋았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나는 나름대로 환하게 웃고 있는데 나중에 왜 웃지 않느냐는 얘기를 듣고는 한다.


아직 아이가 없어서 그런가?^^;;


아이의 눈에 처음 보이는 아빠의 얼굴이 생글생글 웃음기 가득하도록 웃는 연습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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