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사랑해유
- 작성일
- 2018.5.18
영리
- 글쓴이
- 누마타 신스케 저
해냄
157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 누마타 신스케의 소설 영리를 만났다. 영리라는 제목의 의미는 그림자의 뒤편을 의미한다고 했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한 것인지 궁금했다. 이 책 영리에서 저자는 거대한 재난을 겪어낸 인간의 이면을 그리고 있다는 책 소개를 보고 나니 궁금증은 더해갔다. 그리고 펼쳐서 읽게 되었는데, ‘나’라는 인물이 히아사라는 인물을 묘사하고 있었다. ‘나’에 의하면 히아사란 사람은 어떠한 종류의 것이든 뭔가 큰 것이 붕괴되는 모습을 보면 좋아하고 쉽게 감동하는 인물일 것 같다고 소개한다. 직장에서 오다가다 마주치던 그였는데 그 어느 곳에도 히아사가 없다니 ‘나’는 히아사와 마주쳤던 회사 이곳저곳을 찾아다닌다.
자연히 이전에 히아사와 빈번히 마주쳤던 회사 안 여기저기로 발길이 향했다. 단순히 추억에 잠겨 그러는 것이 아니었다. 아마도 히아사와 같은 인물을, 낚시를 좋아하고 운전을 잘하고 산길을 잘 알고 함께하기 좋은 또래의 독신 남자를, 함께 청주 됫병을 비워 버리기에 안성맞춤인 애주가를, 요컨대 친구를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중략)
“박스 과장님 안 계신데 그러네. 그만뒀잖아요.”
(중략)
“하긴 두 분 사이가 여간 좋았어야지. 허전하겠어요.”
-P. 16~17
이 책 서두에서 히아사를 소개하는 ‘나’가 누구인지를 알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그는 곤노 슈이치란 사람으로 제약회사에 다니는 독신남이었고, 수도권에서 근무하다가 지사 발령을 받고 동북부 지방의 이와테 현으로 온 뒤 히아사란 사람을 알게 된 것이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마주치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탐색이었던 것 같은데, 히아사와 곤노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처음 나누었던 대화 대용이나 느낌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날을 계기로 서로 말을 섞는 사이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2011년 3월 11일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란 사건과 그리고 그 후 남겨진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심리를 저자는 이 책 「영리」에서 등장인물을 통해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살아있지만 뭔가 더 이상의 희망보다는 점점 사라질 상실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지진이 일어난 뒤.... 그리고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댁만 그런 게 아니다, 연안 지역에서는 행방불명자가 여럿 나오지 않겠느냐, 모두 기도하는 마음이 아니겠느냐, 그렇게 니시야마씨는 말했다. 혹시 몰라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산재 인정은 어려울 것입니다.
-P. 71
그림자 뒤편으로 점점 잦아드는 기분이 들게 하는 책 영리, 그림자의 뒤편을 상상하고 남음이 있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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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