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책을 많이 읽는 아이는 독해력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아이들의 책은 소설과 같은 문학적인 글이거나 학습만화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좀더 적극적으로 독해력을 향상시켜줄 필요가 있어요. 편식을 하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반찬을 해주거나 혹은 영양제를 챙겨주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독서 편식을 하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글을 읽게 하면 독해력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에, 저희집 아이는 <초등국어 독해왕>을 하고 있어요. 이 책은 문학과 비문학 등 초등학생들이 읽기 좋은, 다양한 분야의 글을 선택하여 독해력을 향상시켜주는 초등독해 문제집이에요.

<초등국어 독해왕>은 1단계부터 6단계가 있어요. 1~3단계까지는 초등 저학년, 5~6단계는 초등 고학년용 독해문제집인데, 우리집 셋째는 초2 때, 1단계부터 주욱 이어서 문제집을 풀다가 초3인 지금은 5단계를 풀고 있어요. 1단계 독해문제집은 분명 쉬웠지만, 독해라는 것을 처음 해보는 아이가 글을 읽고 문제를 푸는 데 익숙해지는 단계라서 마냥 쉽지만은 않았어요. 오히려 1단계를 푼 이후 2단계, 3단계를 훨씬 쉽게 풀었지요. 4단계는 대개 3, 4, 5학년이 푸는 독해문제집인데, 3학년인 셋째는 아주 재미있게 풀었었어요. <초등국어 독해왕 5단계>는 초등 고학년을 위한 책이라 어려울 거라고 미리 이야기했는데도, 초3인 아이가 어보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예상했던 대로 <초등국어 독해왕 4단계>와 <초등국어 독해왕 5단계>는 제법 난이도 차이가 나서, 초3에게는 어렵더라구요. 그러나 아이가 이 책의 글을 읽고 이해하는 걸 좋아라 해서 이 책의 5단계까지 공부하기로 했어요. <초등 국어 독해왕> 4단계와 5단계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듯해서 이 둘의 차이를 보여드릴게요.

사진 4장 모두다 왼쪽은 <초등국어 독해왕 4단계>이고 오른쪽은 5단계예요. 1일차에서 5일차까지 대충 눈으로 보더라도, 지문의 길이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죠? <초등국어 독해왕> 4단계 처음 부분은 3단계와 연계해서 짧고 쉬운 지문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5단계는 4단계 뒷부분과 연계해서 길고 어려운 글로 시작을 해요. 같은 안내문이나 설명문이라도 지문의 길이가 달라서, 독해를 처음 하는 아이들이라면 <초등국어 독해왕 5단계>가 어렵게 느껴질 거예요. 저희 집 아이가 2학년일 때, <초등국어 독해왕 1단계>로 독해에 재미를 붙였듯이, 초등 5학년이라면 상대적으로 쉬운 4단계로 독해에 재미를 붙여봐도 좋을 거예요.

<초등국어 독해왕>은 하나의 문제집으로 25일 동안 학습을 해요. 5일차 학습을 마치고 나면, 그 동안 학습한 어휘를 다시 정리를 하게 해줘서 어휘력 향상에도 도움이 돼요. 초3인 우리 아이의 경우, 1단계에서 4단계까지 <초등국어 독해왕>을 공부할 때는 학습하고 나서 어휘를 공부해도 될 정도였는데, <초등국어 독해왕 5단계>에서는 어휘가 많이 어려워져서 어휘부터 공부를 한 다음에 독해를 하더라구요. 그럼에도 <초등국어 독해왕> 4단계와 5단계의 어휘 수준이 제법 차이가 나서 글을 읽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더라구요.

<초등국어 독해왕> 4단계와 5단계의 눈에 띄는 차이 중에 하나는 문제가 어려워졌다는 거예요. 5단계가 되면 글을 정리하고 글의 내용을 유추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이 나오더라구요. 생각의 깊이가 깊어져야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라서, 독해공부를 하지 않은 아이들은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었어요. <초등국어 독해왕 5단계> 문제를 보고 나서, 초등 저학년 때부터 제 때 독해 공부를 해야 초등 고학년이 되어서 독해 때문에 고생할 일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지요.

<초등국어 독해왕 4단계>에서 <초등국어 독해왕 5단계>로 가면, 주장하는 글의 비중이 높아지는 등 비문학 글의 비중이 높아져요. 4단계에서는 설명하는 글이 35편, 주장하는 글이 3편인데 비해 5단계에서는 설명하는 글이 25편, 주장하는 글이 10편이나 돼요. 단순히 글의 수만 봐서는 4단계가 5단계보다 설명문과 논설문을 합친 글 수가 더 많아보지만, 4단계는 짧은 글 3편을 학습하는 날이 20일이나 되기 때문에 총 글의 수가 70편이고 5단계는 하루 2편씩 학습해서 총 글의 수가 50편이에요. <초등국어 독해왕 4단계> 70편 중에서 38편이 설명문과 논설문이고, 5단계에서는 50편 중에서 35편이 설명문과 논설문이니 5단계에서 비문학적 글이 비중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이제는 감이 오시죠? 초등 고학년이 될수록,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비문학 글을 읽는 능력이 커져야 학습에 도움이 되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비문학적 독해능력향상은 꼭 필요해요.

독해력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어휘도 충분히 알아야 하지만, 배경지식도 많아야 해요. 아는 내용이 나오면 어휘가 어렵고 글의 길이가 길어도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지지요. <초등국어 독해왕 5단계>의 글은 우리 아이에게 어려울 수밖에 없는 글이었어요. 엄마도 잘 모르는 오페레타 같은 글이 나오니, 아이는 더 어려울 수밖에요. 그래도 아이가 포기하지 않고 <초등국어 독해왕 5단계> 마침표를 찍고 싶어해서, 제가 거들어주기로 했어요. 이제까지는 자기주도 학습으로 <초등국어 독해왕>을 풀어왔다면, 5단계는 엄마와 함께 읽고 함께 이해하는 독해 공부를 하기로 했지요. 오페레타가 무엇인지,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박쥐 - 서곡은 어떤 곡인지 유튜브로 들어가면서 독해 공부를 했어요. 독해문제집을 풀 때, 글을 읽어서 독해하는 요령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해를 하면서 배경지식을 얻는 것도 중요해요. 오늘 읽은 글이 다음에 읽을 글의 밑거름이 되게 하는 것이죠.

엄마 욕심에는 숨마어린이에서 나오는 독해왕 6단계까지 끝을 내었으면 좋겠지만, 아이도 엄마가 도와준다면 끝을 내어보겠다고 하지만, 엄마 욕심을 내려놓기로 했어요. 대신에 초등 5학년이 되면 다시 <초등국어독해왕> 5단계와 6단계를 스스로 풀어보자고 했지요. 앞으로 우리 셋째는 어휘왕에 도전해볼 생각이에요. 초등국어 어휘왕 시리즈는 어떤 책일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