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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달리기
글쓴이
기욤 르 블랑 저
인간사랑
평균
별점7.3 (6)
하우애

몸이 바뀌면 생각도 바뀐다. 운동을 시작한 사람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책을 통해 그런 사례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인 '달리기'를 서점 검색창에 쳐봐도 그런 책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달리기로 인생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 정작 자신이 달려본 적이 없다면 쉽게 공감하기 힘들겠지만 머리로는 이해가 갈 것 같다. 달리기가 몸을 바꿀 것이고, 몸이 건강하면 살아가는 에너지가 다를 것이니 일상이 바뀌고 인생이 바뀐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닐 거라고.



 



생각만 하는 것과 실제 해보는 것은 천지 차이다. 실제 행동으로 옮겨보면 그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체험하게 된다. 달리기를 해보면 달리기 전과 후의 마음가짐이 다르다. 산을 오르기 전의 마음과 정상에 섰을 때의 마음이 다른 것처럼. 이처럼 뭔가를 직접 하고 있을 때 우리는 가만히 있을 때와는 다른 생각에 이르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생각이 내 안에서 깨어나기도 한다. 걸을 때 생각이 다르고, 달릴 때 생각은 또 다르다.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느냐가 내 생각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몸으로 하는 활동 자체가 생각을 바꾼다.



 



두 발 중에 한 발을 지면에서 떼지 않는 한, 당신이 아무리 빨리 걷는다고 해도, 당신은 여전히 걷는 사람이다. 반면 당신의 두 발이 더 이상 지면에 머물지 않는 순간, 당신은 달리기 상태에 있고, 당신은 다른 차원으로, 걷기의 경험이 접근할 수 없는 새로운 모험 속으로 진입한다.(10쪽)



 



달리고 있을 때, 그 순간에 떠오르는 생각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던 적이 있다. 달리며 떠오른 생각들을 따로 메모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일상에서 생각 깨우기 연습>에서 '달리며 꺼낸 생각들'에 정리한 글들이 그것이다. 달리기에 내 몸을 맡기면, 온 몸의 감각들이 깨어난다. 그렇게 깨어난 감각들이 자극한 생각의 일부가 내 머리를 스치듯 지날 때가 있다. 그것을 감지할 때마다 메모하곤 했다. 그때문에 달리다 멈추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이 지나면 날아가버리는 생각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순간 떠오른 생각은 순간 날아가버린다.



 



'처음'의 철학이 존재한다. 매번 달리기는 이전의 달리기를 지우고 새로워지고자 하는 시도다. 새로워진다는 것, 그것은 처음이라는 것이 전혀 없었고, 이번이 유일하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주자의 피곤은 새로운 것을 거머쥐고자 하는 의지에 의해, 유일한 것, 풍경, 하늘, 주변을 지각하고자 하는 의지에 의해 반박된다. 이 가능성이 주자의 희망을 만든다.(30쪽)



 



나는 가만히 있지 않고, 어떻게든 움직여 새로워지고 있다는 희망을 안고 살았으면 좋겠다. 가만히 있으면, 몸은 편하지만 마음이 힘들다. 움직이면 조금 낫다. 걸으면 좋다. 달리면 더 신난다. 힘들고 피곤한 일을 해내고 나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다. 격렬하게 움직인 덕분에 더 건강한 상태로,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갔다는 안도감 때문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바꾸고자 하는 이들이 달리기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달리기와 같은 격렬한 몸짓에 나를 내던질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미래를 향한 미친 질주가 아니면 무엇이 혁명일까? 진화의 습관적인 진행이 절대로 예상할 수 없는 리듬의 변화가 아니면 무엇이 혁명일까?(58쪽)



 



가만히 있는 것이 나를 틀에 가두고, 정체 시키는 것이라면, 우리의 선택은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 온몸을 자극하고 세포를 뒤흔들어서 내 안에 잠든 잠재력을 깨워내는 것. 다양한 활동들이 있겠지만 달리기만큼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없을 것 같다. 운동화 끈을 조여매고,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준비 끝. 그리고 서서히 속도를 높이다보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고통이 내 몸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몸의 경계, 생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 나만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달리기의 철학은 그렇게 시작된다.



 



우리는 달리면서 자신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의 세계가 절대로 정지되지도 고정되지도 않는다는 것을 배운다. 더 나아가 자신을 훼손하고, 자신의 경계를 깨는 즐거움은 달리기의 기술(art)인 바깥의 배움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다. (157쪽)



 



달리며 떠오른 생각은 정리된 게 아니다. 흐르는 물처럼 한 곳에 머물지도 않는다. 달리는 동안 다양한 생각을 접하지만  정리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이 책 <달리기>를 읽다보면 거침없이 흐르는 생각들에 노출되는 느낌이다. 달리면서 비로소 만날 수 있는, 평소에 생각지 못한 생각들에 접하는 느낌이다. 덕분에 책을 읽으면서 달릴 때 느낌과 기억을 떠올려보게 된다. 달리고 있는 동안 만나는 생각들을 책으로 만나는 느낌이라 그렇다. 달리기가 곧 생각을 깨우는 행위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책이란 도시 계획처럼 빈틈없이 정돈된 잘 다듬어진 바둑판과 같다고 믿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가시덤불, 즐거운 미로, 잡다하게 뒤섞인 생각들이 있다.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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