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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글쓴이
정희진 저
교양인
평균
별점9.2 (22)
하우애

늘 쓰는 글이 책을 읽고 떠올린 생각이다보니 다른 사람이 책을 읽고 쓴 글에 조금 유별난 관심을 갖는다. 기존에 있던 책들을 주제로 쓴 책들이다. 그 중 특별히 좋아하는 책이 따로 있다. 작가의 생각이 풍부하게 담긴 책. 작가의 주장이 뚜렷한 책을 좋아한다. 게다가 글을 잘 쓰는 작가라면 금상첨화다. 보물을 찾은 것처럼 기뻐하며 한편 한편을 아껴가며 읽는다. 이런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그런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반복하는 지루한 글이 아니라 새롭고 자극이 되는 글을 쓰고 싶어서다.



 



정희진 작가의 책이 그 중 하나다. 처음 만났던 책은 정희진의 독후감, <정희진처럼 읽기>다. 제목은 '읽기'지만 내용은 독후감이고 에필로그에도 독후감 쓰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을 독자들에게 이해시키려는 의도로 생각 된다. 작가만의 독후감 방식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독후감 쓰는 방식, 그리고 잘 쓴 독후감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작가는 말한다. 좋은 독후감, 작가 자신이 쓰고 싶은 독후감은 다른 시각으로 읽음으로써 '없는' 내용을 만들어내는 방법, 즉 지면을 투사(透寫)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정희진의 독후감이 흥미진진한 이유가 <정희진처럼 읽기>에 나온다. 작가의 글에는 책 내용 요약이 없다. 온전히 작가 자신의 생각으로 도배되어있다. 소개하는 책이 무슨 책인지는 모르겠는데 작가가 하는 말은 분명하다. 메시지가 뚜렷하다. 이 점 때문에 작가의 독후감 책을 쭉 이어서 보고 있다. 이 책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를 최근 한편 한편 아껴 읽고 있다가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가 나온 걸 알고 바로 구입한 이유도 이런 작가의 독후감 방식 때문이다. 글쓰기 책이 아닌데, 내 글을 쓸 때마다 참고한다.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쓰려면, 나부터 '나쁜'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글을 쓰는 과정은 나의 세계관, 인간관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나를 검열하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감당하지 못하면 글쓰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16쪽)



 



글을 쓸 때도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이 우선이다. 진정성이 느껴지고, 공감이 가는 글을 쓰려면 그래야 한다. 습관이 된 생각들을 풀어놓기보다 삶에서 길어올린 솔직한 글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글과 일상의 간격이 커선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생각으로 글을 쓰면 글쓰기가 다른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날 기회를 만드는 것이 된다. 글을 쓰기 전과 후가 같을 수가 없다. 책을 읽을 때도 글을 쓸 때도 이런 전후 변화를 목표로 삼으면 읽고 쓰기가 무척 유익한 활동이 된다. 정희진의 책을 읽고 나면 그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 잡힌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글이 읽히지가 않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지은이를 알고 읽으나 모르고 읽으나 차이가 없는 글이다. 문장력 문제가 아니다. 한국 현대사에서 그만큼 격렬하고 특이한인생도 없을 텐데, 저자의 경험과 캐릭터가 전혀 드러나 있지 않다. 글쓴이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를 때 나오는 전형적인 글이다.(78쪽)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를 사놓고 보니, 독후감 시리즈 첫 책인 이 책에 대해 리뷰랍시고 쓴 글이 없어서 꺼내봤다.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을 섣불리 건드리기 쉽지 않아서 쓰지 못했던 것 같다. 정희진 작가의 책에는 주례사 서평으로 접근하면 글로 뭇매를 맞을 것 같은 분위기의 글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어느 하나 진지하지 않은 글이 없다. 작가의 글을 읽어야 할 때라고 생각이 날 때마다 읽다보니 <나를 알기 위해 쓴다>도 아직 다 못 읽었다. 그러고 보니 다 읽지도 않은 책에 대한 글을 오늘 또 쓴 셈이다.



 



인간은 평생 자기 생각에 다다르지 못한다. 생각은 몸의 배신자. 늘 타인의 시선과 욕망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머리(희망 사항)만 '앞서'간다. 오히려 사는 대로 생각해야 한다.  모든 망상, 이데올로기, 거대 관념이 무너질 것이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가 아니라 삶 자체를 사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 데 몸이 안 움직이는 사람'은 머리가 없는 사람이다.(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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