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독서리뷰

하우애공식계정
- 작성일
- 2022.2.5
에고라는 적
- 글쓴이
- 라이언 홀리데이 저
흐름출판
사람은 자기 생각 안에 갇혀 산다. 자기 머리 안에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나름의 환상의 세계를 머리에 얹고 사는 셈이다. 현실에 발을 딛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 같지만 자기 생각의 근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기 안에 있던 잣대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과 상황에 대한 판단, 사람에 대한 생각은 모두 자기만의 세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다. 관계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내가 생각하는 상대와 거리는 상대가 느끼는 거리와 같지 않다. 관계에서 오는 당혹감은 그 차이에서 온다. 내 생각에 너무 매몰되면 현실감을 잃게 된다.
인간은 '자신'이라는 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 불가능하다. 나라는 개념 자체가 내 육체를 근거로 한다. 내 몸이 없으면 나라는 존재는 없다. 세상에 몸으로 태어나면서 내가 된 것이다. 태어나기 전과 후의 존재는 증명할 길이 없어 언급할 순 없지만 그런 존재를 가정하는 이야기들도 많이 알려져 있다. 알 수 없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접어두고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세상은 내가 몸으로 살고 있는 이 세상뿐이다. 나는 내 몸인지, 에너지로 내 안에 존재하는지는 아직까지 논란의 대상이지만, 몸에 의지해 산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때문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존재다. 몸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 누구나 그렇다. 예외는 없다. 그런데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고, 공감하라고 한다. 내가 상대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상대방을 완벽하게 알 수 없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자기 만이 세계가 어떤지. 그래서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삶을 관통하는 지혜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내 생각대로 내 마음대로 살면 안 된다는 것을, 자기 이익만 챙기면 사회로부터 외면받고 정도가 심하면 처벌 받는다는 사실을.
<에고라는 적 Ego is the enemy>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는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가능한 한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기만의 특별함에 매몰되지 않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당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루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고. 자기 몸 안에 갇힌 존재가 자기만의 특별함에 매몰되지 않고 원하는 바를 이루어 나간다? 그런 태도를 가질 수 있는 건지, 그런 척만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한계를 인식하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느냐 여부가 삶의 방향을 바꿀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철학자 칸트는 인간의 본성은 뒤틀린 목재와 같은데, 이것으로는 똑바른 것을 절대로 만들어낼 수 없다고 했다. 칸트의 말처럼, 어쩌면 우리는 결코 곧게 바로 선 존재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보다 더 바르게 되려는 노력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21쪽)
노력하면 되겠다는 저자의 말에 약간의 희망을 얹어 본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우리의 에고 증상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나는 내 생각만 하는 동물이란 사실을 인정해야 생각을 바꿀 경계를 넘어서는 게 된다. 나는 자주 이런 말로 나를 흔들어 깨운다. '에고~에고~' 에고가 나의 적임을 일깨우는 것이다. 자기 위주로 살아도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남들뿐 아니라 가까운 지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그게 나한테 돌아온다면 그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다. 그래서 자주 나를 흔든다. 불가능한 것을 해보겠다는 불굴의 의지로.
우리는 자기 주변 세상에 참여하기보다는 자기 머릿속의 상상에 집착한다.
이것이 바로 에고다.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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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