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독서리뷰

하우애공식계정
- 작성일
- 2022.5.22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글쓴이
-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저
다산초당
내 생각 바라보기. 요즘 익숙해지려 하는 습관이다. 내 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그건 사실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자꾸 새긴다. 자기 세계에 갇혀있다는 답답함에 나를 깨우려 애쓰는 동시에 현실과의 접점을 늘리려고 애쓴다. 몸을 움직여 에너지를 바꾸고, 생각을 뒤흔드는 생각을 만나려 노력한다. 가만히 있으면 정체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저절로 일어나는 생각에 대한 집착을 버리려고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은 그냥 떠오르는 대로 두고 본다. 물리치려 하면 할수록 더 집착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나를 꽁꽁 묶어두고 있는 고집센 생각들이 있다. 아주 오래동안 나 스스로 내 안에 적립해온 것들이다. 세월의 힘으로 단단하게 굳어있는 것을 한번에 풀어낼 방법은 없다. 대단한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를 시도를 한다. 저절로 떨어져 나갈 때까지 망치로 두드리듯이 내 생각에 자주 충격을 가하고 있다. 내 몸을 바꾸고, 내 생각을 바꾸는 활동들로 순간순간을 채우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 그러면 안 되겠다는 간절함, 바꾸지 않으면 사는 게 너무 힘들어질 거라는 두려움 같은 것 때문이다.
삶을 깊이 통찰하게 해주는 책들을 들여다보면서 제 궤도로 나를 옮겨놓으려고 애쓴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건지 모른 채 너무 오랫동안 생각 없이 살아왔다는 생각 때문에, 시간이 없다라고 속으로 외치며 아는 것을 삶에 녹여 내려고 노력한다. 정말 중요한 일을 지금 실행하겠다는 생각을 늘 앞세운다. 그러면서 알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주 정신을 잃은 것처럼 잠든 것처럼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는 것을. 그래서 나를 깨우는 스위치를 곁에 둔다. 깨어있으라고 말해주는 책을 펼쳐보는 것이다. 이 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와 같은.
"떠오르는 생각을 다 믿지는 말라." 살면서 이보다 더 도움이 됐던 말은 별로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타고난 초능력을 간과한 채로 살아갑니다. 자기 생각에 의심을 품으며 조금은 거리를 두거나 우스갯거리 삼아 가볍게 접근한다면 자기답게 살아가기가 무한히 쉬워지는데 말이지요. (59-60쪽)
나는 나를 몰라도 정말 모른다. 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애쓰는 중이다. 내가 아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니란 사실도. 내가 나를 모르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맞다는 확신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내면을 살피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이것이 정답이구나 하고 확신할 수 있는게 차츰 없어진다. 확실한 건 없고, 그냥 불확실함만이 남는 오묘한 상황. 믿고 의지할 데가 '불확실함'뿐이라니. 내가 알 수 있는 것, 통제할 수 있는게 없다면 나는 그냥 온전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는데 힘쓰기만 하면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건성으로 알고 있던 그 사실에 말이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참으로 단순하고 명쾌한 진실이지만,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어버립니다. (131쪽)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진정으로 알고 있는 것인지 여부는 얼마나 깨어서 살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단순하고 명쾌한 진실이지만 잊고 사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내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1초 만에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러면 뭣이 중한지 모르고 사는 것이다. 내가 딱 그렇다. 그래서 자꾸 지금 무엇이 중요하지? 라고 묻기 위해 책을 펼치는 것이다. 그런 행위가 없으면 질문조차도 떠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보다는 '나는 틀렸다' 라는 제목이었으면 가슴에 더 콕 박혔을 것 같다.
내려놓기는 어쩌면 제가 배운 가장 중요한 가르침일 겁니다. 내려놓기의 지혜는 참으로 심오합니다. 내려놓을 수 있을 때 얻는 것은 끝이 없지요. 우리를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끼게 하고 외로움과 두려움을 부르는 생각들은 내려놓는 순간 힘을 잃습니다. 설사 그 생각이 '옳다' 하더라도요. 물론 말은 쉽고 실천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장 내려놓기 어려운 생각이 결국엔 우리에게 가장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들여다보길 바랍니다. (124쪽)
삶은 불확실함으로 가득하지만, 확실한 건 단 하나다. 우리는 죽는다는 사실. 이것을 떠올릴 때마다 내게 온 모든 진실을 그대로 안고 현실을 살아냈으면 좋겠다. 좋은 것만, 중요한 것만 남기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늘 나를 붙들고 있으면 좋으련만. 자주 정신을 잃고 잠들어 버리는 나를 흔들기 위해 이 책을 다 읽고도 다시 펼치며 중요한 말들은 반복해 새긴다. 그리고 내 안에서 시끌벅적이는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려 애쓰는 나를 발견해 다행이라 여긴다. 내 생각에 조금 덜 휘둘리며 살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죽음 뒤에 사라질 그 모든 것을 내려놓거나 적어도 살짝만 쥐고 살아가세요. 영원히 남을 것은 우리의 업이지요. 세상을 살아가기에도, 떠나기에도 좋은 업보만을 남기길 바랍니다. (3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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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