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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4.1
나는 연기다
- 글쓴이
- 헨리 헤르츠 글/메르세 로페스 그림/황지현 역
우리동네책공장
매력적인 그림책을 만났어요.
인류의 역사와 문명의 발전을 이야기할 때 불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지요. 불은 늘 중심이에요. 그런데 불을 피우면서 생겨나는 연기의 이야기는 사실 심도 있게 읽어본 적도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헨리 헤르츠 <나는 연기다> (우리동네책공장 출판)
연기가 주인공이 되는 이 책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무대 위 또는 영상 속의 연기에서 보여지는 신비한 이미지뿐만이 아니라, 연기가 가지고 있는 성질과 그 역사가 그러해요. 회색빛 연기의 특성과 이미지를 잘 나타내는 그림이 매력적인 느낌을 주는 데에 큰 몫을 하기도 합니다.
'나는 입이 없지만, 말할 수 있다. 나는 손이 없지만, 반갑지 않은 손님을 밀어낼 수 있다. 나는 깃털처럼 부드럽지만, 때로는 사나워지기도 한다.'
스무고개 하는 듯한 이 설명은 연기에 대한 상상을 불러일으키지요. 그러면서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로서의 과학적 본성을 이야기해요. 과학돌이 아들은 시적인 표현보다 이 설명에 눈을 더 빛내며 집중을 하기 시작했고요. ㅎㅎ
연기는 이로운 것인지, 위험한 것인지, 또 어떤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사용되었는지 .. 과학적으로 혹은 종교적으로 이야기 되어집니다. 인간의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달라지는 연기의 사용법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고요. 연기는 화재 상황에서 위험한 거고, 양봉할 때는 벌을 쫓아내는 데 쓰여!라며 아는 체하던 아이는 종교적인 사용에 한 번 놀라고 식재료의 보관과 요리 방법이 된다는 이야기에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얼굴을 들었지요. ㅋㅋ
그리고 연기가 지구상에서 어떻게 순환되는지 잔잔한 듯 힘 있게 이야기되어질 때에는 왠지 감동까지 느껴지며 자연에 새삼 놀랐어요. 연기는 마치 뿌옇게 보이다 사라지는 것 같으니 어딘가로 스며들어 다시 태어난다는 생각을 미처 해보지 못한 것 같아요. :)
한 편의 긴 시를 읽은 듯, 혹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본 것 같은 기분으로 <나는 연기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 연기와 문명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웬만한 인문서를 읽는 것 같았답니다. ㅎㅎ '연기'에 대해 마음으로 느끼고, 머리로 읽으니 인류의 발전 그리고 과학과 문명의 역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오래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눈 아이는 마냥 신기한 듯 드라이아이스의 연기까지 들먹거리며 온갖 연기에 대해 이야기기 듣기를 바라더라고요. 이참에 문명과 과학의 발전에 대한 책도 꺼내와 함께 읽으니 어렵지도 않은지 흥미로워 했어요.
헨리 헤르츠의 <나는 연기다> 한 권으로 뿌연 연기가 아른거리는 감성의 그림책 감상과 연기를 이용한 역사를 들춰보는 공부까지 하니 어른도 아이도 즐겁고 알찬 시간이 되었습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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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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