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끄적끄적

해맑음이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3.9.30
어렸을때 무던히도 섬머슴아 같았던 나의 유년시절이 떠오른다.
여자 아이들끼리 고무줄 놀이도 하고,
긴 막대기로 오징어를 그리고 편을 갈라서
놀던 때가 있었다.
전봇대에 진을 쳐서 술래가 숨는 아이들을 찾는다.
대신에 진을 지켜야만한다.
찾으러 간 사이 어느 누군가가 진을 차지할 수 있으니깐...
어느 구슬이 가장 멀리 멀리 나아가나~~
공책 앞면을 성의없게 퍽~~ 찢어서 종이 딱지를 만들어 놀기도 했고.
종이 딱지.....^^ 정말 추억이다.
난 여자애인데 종이 딱지가 좋았다.
딱지 치기 하는것도 시간 가는 줄 몰랐었고....
공책을 찢고 안 되면 신문지로 만들고....
딱지가 힘이 없으니 잘 넘어갔다.
종이딱지계의 왕딱지라면 무엇보다 두껍고 굵직굵직한 박스로 만든 것이었다.
박스로 만든 종이딱지는 무적이었다.
아침에 학교 가는 골목에 구멍가게 앞에 언제나 널부러지게 내다놓은 박스들.
언제부턴가 그 많았던 박스들이 없어졌다.
발 빠른 아이들이 새벽 댓바람부터 가져 간 것이다.
네모난 종이딱지와 함께 머슴아들은 또 둥그런 종이딱지를 좋아했다.
팔절지 크기의 사각 종이틀 속에 둥근 딱지들이 뜯기쉽게 자리잡았고,
아이들은 꼭 신들린 것 마냥 둥근 딱지를 팔절지 판에서 분리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딱지도 진화를 거듭했다.
종이딱지를 만드는 아이들도 보이지 않았고,
추억의 둥근 딱지도 아마 어느 오래 된 구멍가게에서 찾을수나 있을련지....
고무딱지의 시대가 되었다.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대신 쉽고 간편하고 언제 어디서나 게임에 접근할 수 있다.
스마트한 시대에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함께^^
만지작 만지작 거린 스마트 폰 속으로 아이들은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인기좋은 게임은 언제나 어른들의 상술이 한 몫 더해져
캐릭터란 이름으로 여기저기 상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그 캐릭터 홍수 속에 아이들은 허우적거리고...
그 허우적거림 속에 당당히 귀요미로 등극한 카톡게임 '쿠키런'
효진이도 예외는 아니다.
아빠랑 같이 즐긴다.
다양한 쿠키도 사고, 팻도 사고....
급기야 쿠키런 고무딱지도 득템하게된다.
어디에서나 고무딱지를 볼 수 있다.
아침 학교가는 시간에 효진이랑 내려가보면 여기저기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고무딱지치기를 하고 있다.
손에 한가득 쥐고 있는 아이도 있고,...
고무딱지가 대세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아비토끼가 효진이에게 줄려고 쿠키런 고무딱지를 살려고 가게에 갔나보다.
없단다. 다 팔렸다고 하네.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기로 했다.
0션, 0마켓, 0번가...... 다 들어가보니 거의 품절이 되었다.
20개의 고무딱지가 상자에 들었고, 그 상자 속에 대왕딱지가 덤으로 들어있다.
가격은 거의 1만2,3천원대다. 시중에서 500원에 판다고 하니.....
가히 폭발적인 고무딱지의 인기.
효진이에게 사주기는 하지만 뭔가 기분은 내내 찜찜하고 씁쓸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그 고무딱지에 동전 100원이 들어갈 수 있도록 홈까지 파놓고
파는 고단수(?)의 상술...... 이 정도면 도박수준이 아닐까?
아이들은 100원을 넣고 딱지치기를 한다. 많이 놀랬다.
어쩌면 아이들에게 상술을 가장하여 도박을 부추기는것은 아닐련지.
또 고무딱지로 인해 또 여리고 여린 아이들 마음이 멍들까봐 걱정도 된다.
그저 좋아하는 것 가지고 싶고 친구들과 그것으로 함께 노는 신나고 재밌는 또다른 놀이문화로
자리잡았음 하는 마음 간절하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