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음이
  1. 파블14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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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톤갭의 작은 책방
글쓴이
웬디 웰치 저
책세상
평균
별점8.6 (25)
해맑음이

 

작은 (헌)책방에 관한 책들을 빌려와서 읽은지 한 달이 넘은 것 같다.

다른책들에 밀려 빌려온 5권의 책 중 3권은 아직 다 읽지 못했고, 결국 연체된 상황이다.

좀 오래 연체되더라도 다른 책들과 함께 남은 책까지 다 읽을려고 한다.

책방 이야기는 마음을 무던히도 뛰게한다. 왜 그럴까?

혹시 책방 주인장들처럼 우연한 기회에 훗날 책방을 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그럴리가 없지. 책방 내는게 보통 일이 아닌데......

책을 좋아한다고해서 책방을 무턱대고 열면 안됨은 매번 다른 책방 이야기들을 보면서 느낀다.

 

 

이번에 읽은 책방 이야기는 미국 애팔레치아 산맥 한가운데 콜필즈(탄전)라고 불리는 곳에 위치한 마을,

빅스톤이란 곳에 1903년에 지어진 방 다섯칸짜리 에드워드풍 저택에 꽂혀 '테일스 오브 론선 파인'이란 간판을 달고 헌책방을 연, 웬디와 잭의 좌충우돌 책과 그 곳 마을 사람들과의 소통에 관한 이야기다.

 

두려움과 설레임 속에서 책방을 열고 제대로 정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책방을 홍보하기위한 방법들에 대해서는 끝없이 고민해야하며, 마을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을 넘어 잘 자리매김하기까지의 노력을 더욱 허투루 할 수 없다.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은 테마가 있는 사랑방 느낌이었다.

이렇게되기까지 주인장 웬디와 잭이 그들의 책방에 얼마나 애정을 쏟았는지 알 수 있다.

중고책 교환서비스, 그림이나 공예품 위탁판매 서비스도 제공하고, 시간을 정해 글쓰기 모임과 인형극,

하우스 콘서트, 때때로 켈트 전통 춤과 민속음악 연주도 이루어진다. 하루 24시간을 쪼개서 쓰는 사람들이었고, 책방 운영은 보통의 마음가짐으로서는 명함도 못 내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웬디와 잭의 재능과 그들의 제 살 깎아먹는 정글에서의 삶의 이력이 조용하고 생기없는 존재감 없는 마을을 호기심을 일으키는, 누구나 한번 들러보고 싶은 그냥 책만 취급하는 곳이 아닌 사람들과의 교감이 있는 살아 숨쉬는 마을을 만들고 있음을 보았다. 삶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굴러가는 책방^^
다른 곳에서 들어온 외지인을 경계의 눈으로 바라보며 '책방이라니'... 토박이들과의 신경전이 보통이 아니었지만 시간이 마법처럼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었고, 무엇보다 삶에 대한 애정이 시덥잖게 보는 편견의 시선을 걷어주었다.

 

최소한의 장을 볼 정도의 돈이 있는 것, 전화요금과 전기요금, 난방요금을 제때 지불한 것,.....

우리가 이 집을 인류의 축적된 지혜로 채우고 있다는 것, 사람들이 책을 계속 가져오고, 또 책을

잔뜩 사간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좀 괴팍하지만 정감 가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는 것......(중략)

그래서 우리는 (다른 일 좀 치르느라 조금 뒤에) 리틀 멕시코로 갔고, 살사소스를 곁들인 나초칩

접시에 대고 절을 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을 신께 감사드렸고, 서로를 그윽하게 바라보며 상그리아 잔을 부딪쳤다. 공과금을 제때 지불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짭짤한 나초칩을 맛볼 수 있는 건 더 좋은 일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귀를 깨물어주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좋다. (p168)

 

책방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책을 사고, 책을 교환하며 책에 대해 소기의 목적으로 찾아오지만, 가끔은 또 다른 낯선사람이 자기만의 사연으로 책방에 오기도 한다. 그 때 책방은 상담소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몰라도 괜찮다.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누구든 이야기를 털어놓을 자격이 있으니까.... 사람들은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자신을 알아주고 인정해주기를 원했다'

책방이 나아가야 될 방향점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책을 매개로 한 모든 행위들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이니깐. 메마른 땅에서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은 '혼자가 아닌 서로'이다.

 

헌책방 주인은 여러가지 역할을 할 줄 알아야해요. 상담사에 문학비형가, 자료찾기 전문가, 매니저. 재고정리 담당자, 청소부, 바리스타, 아동보호국 요원, 건물관리인..... 영업사원 노릇도 해야 하죠. 그러니 웬만하면 손님이 뭐가 필요한지 말할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어쩌면 원하는게 책 구경뿐 일 수도 있으니까. 더 원하는게 있다면 알아서 얘기할거예요. (p205)

 

책방은 지역공동체의 만남의 공간이고, 주민들에게 제3의 공간이다. 책방 주인이 아니라면 누가 우리 집에 불난 이야기를, 혹은 언젠가 쓰겠다는 소설의 줄거리를 들어주겠는가? 컴퓨터가 손님에게 따뜻한 차 한 잔 대접하는 것 봤나? 우리 책방은 사람들이 마음껏 대화할 수 있는 곳이다.(p264,265)

 

요즘 세상에 마음껏 수다 떨며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의미있는 장소가 자연스레 생기는게 아니라 필요에 의해 생긴다는게 씁쓸하지만....

20대 때 다세대 주택 1층에 작은 내 방은 정해진 곳이 아니었는데도 언제나 문턱 닳는 사랑방이었다.

교회 동생들에겐 평안함 그 이상의 아지트. 음식솜씨가 좀 있어서 거창한 음식은 아니지만 소박하게나마

뭐든 해먹고, 수다떨고, 잠 자고, 쉬어가는....... 아쉬운점은 그 땐 책이 없었다는 점.

그래도 뭔가 마음이 풍성하고, 행복했다. 그런 숨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책방이 아니더라도 좀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이 바쁘고 각박한 삶 속에서.

 

빅스톤갭과 이 책방이 안겨준 가장 큰 선물을 꼽으라고 한다면, 소속감과 지역사회의 진정한 일부가

되었다는 느낌이라고 잭과 웬디가 말했다. 그렇다. 낯선 곳에서의 소속감은 정서적 안정을 준다.

그 정서적 안정은 다시 그들이 속한 사회속으로 환원된다.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게되어 죽어가는 공동체가 살아나는 기적을 맛보게 된다. 먼 나라 딴 세상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닌 그들의 책방 이야기였다.

결국 책과 책방은,

"우리는 서로를 발견하기 위해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한다"

충실하게 따르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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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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