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블14기 리뷰

해맑음이
- 작성일
- 2018.5.9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 글쓴이
- 장석주 저
중앙북스(books)
자칭 문장노동자라 말하는 장석주 시인의 책을 연달아 읽었다.
『은유의 힘 metaphor』『나를 살리는 글쓰기』『글쓰기는 스타일이다』
고민하고 사유하는 글쓰기를 잘 한다는 소문을 들었고, 시인이나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글들은 여전히
궁금하기에 즐겨하는 글쓰기에 도움이 되고 동기부여가 될까 싶어 읽었다.
오늘은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책을 읽고 정리를 하려한다. 역시나 바탕은 책읽기였다.
시인이나 작가들은 쓰기 이전에 무수히 많은 밤과 낮동안 읽기를 했다.
남의 글을 읽고 사유하며 부단히 몸으로 써 나감으로 자신만의 글쓰기 스타일을 만들었다.
글쓰기를 위해 책을 읽었고, 전업작가로서의 밥벌이의 힘겨움이 있을지라도 무엇이 될지 모르더라도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계속 써 나갔다. 그렇게 이어온 읽기와 쓰기가 40여년.
그래서일까 시인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과 견해가 범상치않았다.
책에서 읽은 수많은 문장들이 살아나 시인의 글에서 싹 틔워진 것 같다.
많이 듣고 알던 내용들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아마 생경해서일터다. 전업작가에게서 듣는 말들이기에.
내게 글을 쓰는 이유를 묻지 마라. 그것은 강물에게 왜 흐르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
나는 쓴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무엇인가를 쓰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낯선 나'를 찾아 떠나라고 한다.
책읽기든 글쓰기든 여행이든 모두 결국엔 나 자신의 내면과 마주치기 위한 여정이라 했다.
그 떠남을 못해서 이런 글쓰기에 관한 책들만 열심히 보며 계속 한자리에서만 맴돌고 있다.
치명적 약점이다. 떠나고 싶은데...... 미루고 있다. 내 속의 가능성이 있을텐데^^
「한승원의 글쓰기 비법 108가지」에서
"진실 되지 못한 글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현란한 수사로 치장을 하게 되면, 그것은 고운 헝겊을
누덕누덕 기워 만든 보자기로 오물을 싸놓은 것처럼 흉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솔직하게 꾸밈없이 쓴 담백한 글이 좋은 것 같다. 시인이자 수필가이신 피천득 선생님처럼.
아직도 나는 중학교 국어책에 수록된 피천득 선생님의 '신록예찬'을 잊을 수 없다.
내 닉네임처럼 해맑은 것들을 엄청 좋아하나보다. 마음 가는대로......
책의 마지막 장에는 여러 국내외 작가들의 글쓰기 스타일이 적혀있다.
장석주 시인의 읽어왔던 책들과 작가들의 개성에 대한 담론이 멋지게 펼쳐져있다.
감각적인 디테일의 문장(김연수), 비정한 문체(아니스트 헤밍웨이), 잉여를 배제하고 사실과
사실을 잇는 강건한 탐미주의 문체(김훈), 감각적인, 너무나 감각적인(무라카미 하루키), 낯설고 기이한 직관적 문체(허먼 멜빌), 무욕을 꿈꾸는 자의 담백한 문체(피천득), 따뜻한 냉소주의의 문체(J,D. 샐린저), 읽기라는 문장수업(다치바나 다카시), 청춘의 문장들(최인호), 모성성의 문체(박경리), 부조리의 문체(알베르트 카뮈), 낭만적인 영혼의 문체(헤르만 헤세).....
어떤 작가인지 알 수 있는 부인할 수 없고 흉내낼수도 없는 딱, 그들 자신만의 문체였다.
비평가로서의 시인의 이력이 잘 묻어나는 책이었다. 쓰기 이전에 읽지 않으면 이런 책이 나올 수 없음을
한번더 느꼈다. 문장노동가이기 이전에 독서광임을 다시 인증^^ 나는 한참이나 멀었구나 싶다.
두고 두고 여러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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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