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블16기 리뷰

해맑음이
- 작성일
- 2019.5.18
조이풀
- 글쓴이
- 잉그리드 페텔 리 저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보통 사람들은 보통의 평범한 날을 보낸다.
틀에 박힌 생활과 쳇바퀴 도는 일상들, 웃을 일도 슬픈 일도 없는 무표정한 나날들.
아프거나 힘들거나 삶의 무게를 감당한다.
무기력한 날들보다 마음 한 켠이라도 웃을 수 있는 날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는데.....
사람 사이 관계에서 오는 각박함은 삶의 고단함이 된다.
한 줌의 미소가 참 소중하고 감사하고 그리운 날이다.
소소한 삶이지만 그래도 나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면서 잘 웃는 편이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이 뿜어내는 멋과 아름다움을 환호하고,
푸르른 나무 사이 사이 재잘거리는 새 소리에 발걸음 멈춰서서 가만히 듣기도 하고,
구름 없는 시리도록 맑은 하늘도, 뭉게구름이 펼쳐진 날도, 짙은 잿빛 하늘도 만끽할 줄 알고,
한낮의 따가운 여름 볕을 피해 그늘진 아스팔트 건물 맨 밑으로 들어가 쉬는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기도 하고,
발 아래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꽃들의 흔적을 눈으로 찾기도 하고,
TV 화면속이나 스마트폰으로 들여다보는 저마다의 사람들 속사정에
뭉클하기도 가슴 아파하기도 하고,
천둥번개가 치고 무거운 비가 후두둑 올 때 그 무거운 풍경에 녹아들어가기도 하고,
학교에서 아이들의 웃음 소리와 모습에 덩달아 미소가 옅게 퍼져나가고,
뭘 하지도 않았는데 선생님들로부터 고맙다고 인사를 받았을 때
내가 하는 일의 보람과 기쁨을 느끼고,
00대학 축제날 화려한 폭죽이 터지고 밤하늘에 색색깔로 수놓아졌을 때 나도 모르게 벅차오르고,.....
생각하면 할수록 주변에 사사로운 기쁨이 꽃밭처럼 펼쳐져 있는데
느껴보지 못하고 무심하게 그냥 넘겼던 일상이 아니었을까?
눈에 보이거나 눈에 보이지 않거나 기쁨은 에너지를 발산시킨다.
무엇이 그리도 즐거울까? 삶 자체가 따분하고 힘들고 아픈데........
내 생각과 마음을 조금 바꾸면 삶이 달라져보여요^^
즐거움을 찾기란 의외로 쉽다. 아이들의 호기심으로 보물찾기 하듯.
그동안, 요즘의 내 마음의 변화를 읽는 듯 잘 대변해주는 책 <조이풀 Joyful>을 만났다.
내면의 즐거움이 발산되는 10가지 미학을 만난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경우들인데, 이렇게 쓰여진 글로 만나니 새롭다.
에너지; 색과 빛은 언제나 마음을 흔든다 풍요; 좋은 건 너무 많아도 좋다
자유; 자연 속에서 누구나 온전히 즐겁다 조화; 마음에는 어느 정도의 질서가 필요하다
놀이; 우리 안엔 늘 놀고 싶은 아이가 있다 놀라움; 즐거움은 예상치 못한 순간 찾아온다
초월; 일상의 흐름 위로 가볍게 들어올려지다 마법; 세상은 생각보다 더 크고 신비롭다
축하; 즐거움은 나눌수록 커진다 재생; 즐거운 순간은 언제나 다시 찾아온다
동서양 철학자들도 현대의 심리학자들도 즐거움은 주변이 아닌 내면에 있고,
행복한 삶으로 가려면 세상을 보는 시선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눈에 보이는 물질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정신이라고 말하는데,
이 책을 읽으니 정신은 오히려 부차적인게 되고 물질이 얼마나 우리 마음을 기쁘게 뭉클하게, 벅차게
하는지 알게 된다. 구체적인 실체(특정한 물건과 장소)로 존재하게 되는 기쁨을 마주함으로
그 여운이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는다.
부산 감천과 통영 동피랑 공통점은 '벽화 마을'이다.
하늘과 닿을듯말듯 산비탈 마을에 알록달록 예쁘고 귀여운 그림들이 그려져있다.
입소문을 타고 유명한 관광지가 된 곳이다. 최근에는 시골 마을과 학교 인근, 도심에서도
벽화를 쉽게 볼 수 있다. 길가의 벽화로 인해 동네 분위기가 생동감있게 바뀌고 있다.
시각적 즐거움과 함께 풍요로움을 선물한다. 특히,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어둡고 더러운 곳에
벽화를 그려넣었더니 범죄 발생률이 현전히 낮아졌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밝음에 이끌린다. 만성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도 사람 많은 곳이나 빛이 많은
탁 트인 광장이나 다양한 색감으로 장식된 거리를 걷게 되면 기분전환이 되는 것처럼....
나도 요즘 옷 입는 스타일과 옷 고를 때 색감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밝은색 옷에다 예쁘면서(퍼프 소매 블라우스^^;;;) 댄디한 스타일이 되어간는 듯^^
같은 청바지라도 맵시있는, 블랙과 네이비&회색톤의 우중충한 색깔은 왠지 멀리하게 된다.
살이 쪄서 폼은 나지 않지만 그래도 밝은 색이 더 화사해보이고 예뻐보임은 풍기는 그 에너지가
좋아서다. 빛과 색이 주는 즐거움은 일상에서 무시 못하는 미학이다.
색종이 조각, 무지개, 물방울 무늬, 줄무늬..... 보기만해도 미소가 지어진다.
색감의 다양성과 풍요로움은 언제나 옳은 듯^^
아비토끼와 연애 할 때 색색깔 1천만리의 학을 고이 접어 선물로 줬다. (옛날 사람^^)
그 천마리의 학이 지금 우리집에 다시 있다. 그 때가 괜시리 생각나고 느낌이 참 좋다.
나는 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놀이 보다 자연에 반응하고 그저 거기에 머물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디 좋은 곳으로 간다해도 결국은 집이 제일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한때는 집안에 수경재배로 키운 아이비가 책장마다 올려져있었는데, 지금은 식물의 흔적도 없다.
녹색의 그 여리고 작은 식물들을 바라봄으로도 평안했고, 사랑스러웠는데.....
나는 자연은 좋아하지만 자연의 일부인 식물을 키우는 재주는 없나보다 하고 홀로 위로를 한다.
요즘 챙겨보는 방송 tvn '스페인 민박'에서 유해진이 알베르게에 머물 순례객들을 위해 깔끔하지만
뭔지모르게 휑한 방에 분위기를 바꿔볼려고 자전거 타고 시장에 가서 붉고 꽃이 예쁘게 핀 큰 화분을
사서 방에 갖다놨다.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그 방 이름처럼 아늑해진 방이 되었다.
와, 그냥 화면으로 봤을 뿐인데 내가 순례객이 된 듯 마음이 따뜻해지고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자연은 그 자체로 행복을 주는게 분명한 미학이다. 평안함은 덤이고.
소박하게 핀 들풀도 얼마나 좋은가!!! 자꾸 길을 가면서 발 아래만 보게 되잖아^^
인간은 자유롭고 억제되지 않을 때 즐거움을 느낀다고 생각하기 쉽다.
편견이었다. 책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우리집은 좀 정리가 되어있는 편이다.
작은 아이들이 없어서, 아이가 많지 않아서 그럴려니 생각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정돈되지 않고
마구 어질러져 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항상 깔끔하셨던 부모님 영향이 크다.
어떤 통계에서 얼핏 봤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의 책상은 정리가 잘 되어있다고.
네덜란드에서 이루어진 일련의 연구에서 벽에 낙서가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소액의 돈이 든 봉투를 훔칠 가능성이 두 배가 된다고 한다.
심각한 범죄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사례다. 무질서한 환경이 무기력감과 두려움 불안감 우울감 등
기분과 연관되고 사람들의 행동에 미묘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정말 그럴듯했다.
마음도 질서가 잡혀있으면 정돈된 느낌이 들어서 맡겨진 어떤 일들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미니멀 라이프가 요즘 대세다. 버리고 정리하고 재배열을 통해 기분전환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잘 노는 것도 즐거움의 미학이다.
놀이의 반대말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우울함이라고 한다.
기대하지 않았던 서프라이즈(놀라움)는 그 자체로 기쁨이다. 서프라이즈 생파, 서프라이즈 기념일..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웃음을 선물한다.
돈(money)은 눈이 달렸다고 한다. 들어와 내 수중에 있을 땐 잠깐이요, 빠져나가는 것은 LTE급이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돈이 통장에 들어와있다. 아,... 그 속물적 기쁨?일지라도 좋다.
즐거움을 느낄 때 우리 마음은 유연해지고, 다름을 더 잘 받아들이게 된다.
즐거움 같은 긍정적인 감정 상태일 때는 반대되는 증거가 나타났을 때 자신의 가설을 고집할 가능성을 낮춘다. 즐거운 놀라움이 고정관념을 없애는데 도움을 줘서 '다름'을 위협적인게 아니라 즐거운 것으로 볼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익숙한 것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나도 꼭 필기할 때 쓰는 나만의 펜이 있다.
향기나는 볼펜이라고. 다른 많은 필기구들이 있지만 오직 그 펜만 쓴다. 나에게 맞고, 편하고 무엇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펜이라서. 사물과의 관계가 사람과의 관계마냥 그렇다.
내게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는 것은 아무리 좋은 것이 나오더라도 새 것으로 바꾸고 싶지 않다.
열기구를 타는 느낌은 어떤것일까? 안 타봐서 그 느낌을 모르겠다. 아마 놀이동산에서 나에겐
어마무시한 바이킹을 타는 기분과 비슷할까? 무서워하지않고 재밌게 타는 방법을 늦게나마 터득했다.
모든 놀이기구는 눈을 뜨고 탈 것!!! 빙고~~ 쿵쾅쿵쾅 가슴 졸이는 듯한 답답함이 사라졌다.
오롯이 즐길 수 있었다. 눈을 뜨고 타니 모든 풍경들이 다 보였다. 올라갈 때의 상쾌함, 이것이
초월의 기분인가보다. 가벼움이 주는 홀가분함.
마법은 놀라움과 경이로움, 즐거움 그 자체이다. 아이슬란드의 오로라는 과학적으로는 설명되더라도
직접 마주하게 되면 우리가 이해하는 것과의 몸소 체험하는 것 사이의 간극이 있다고 한다. 그 틈 안으로 마법이 흘러들어간다고 하는데.... 내 평생의 버킷리스트 중에서 아이슬란드의 오로라도 들어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놀라움과 기쁨에 직접 참여하고 싶은데, 모르겠다.
행복한 폭죽, 팡팡팡~~~ 축하를 위한 자리는 언제나 즐겁다.
색색깔 풍선을 만들고, 그 파티를 준비하는 과정속에서 기쁨이 전해진다.
사람이 사람에게 향하는 가장 따스한 에너지가 넘치는 미학이 아닐까 생각된다.
부산 해운대에 미포철길이란 곳이 있다.
철도 복선화가 완료되어 사용하지 않는 철길인데, 자연친화형 여가 공간으로 잘 꾸며져있다.
사진 찍기에 핫 플레이스라고 관광명소가 된 곳이다.
파리의 오르셰 미술관 생각이 난다. 철도역인데, 철도의 전동화에 따라 운행이 중단되면서 이후
건물의 용도를 다양하게 바꾸어 호텔이나 극장 등으로도 이용하였고, 한때 철거될 위기에도 처했다가 1986년 국립 주드 폼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던 작품들이 이곳으로 옮겨지게 되면서 오르세 미술관으로 태어났다고 했다. 버려둔 공간, 폐허에서의 재생이다. 생명력을 느낀다. 어느것 하나 허투루 버릴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의 생각과 지혜를 모으면 얼마든지 다시 지속가능한 삶들의 문이 열리는거다.
어쩌면 재생의 회복이 즐거움의 회복이자, 모두가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회의 원동력이 아닐까!!
파티에 쓸 꽃을 사기 위해 빨간색 양동이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나는 가슴이 설렜다.
잘 가꿔진 넓은 정원을 걷고 있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그 곳에는 여러가지 즐거운 미학이 있었다.
노란색, 오렌지색, 산호색, 진분홍색 등 색깔별로 줄지어 있는 래넌큘러스에서는 생기 넘치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서로 다른 꽃들이 복잡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모습에서 '조화'도 분명하게
느껴졌다. 작은 통꽃으로 이뤄진 꽃들도 있었는데 어떤 건 동그랗고 명랑해 보여서 '놀이'의 느낌이 났고, 어떤 건 수술처럼 퍼진 모양이 '축하'의 느낌이 났다. 어떤 꽃은 '초월'의 느낌이 들 정도로
색이 밝았고, 무지갯빛을 내며 '마법' 같은 느낌이 나는 꽃도 있었으며, 활짝 피면서 안에 숨어 있던 색이 나타나는, '놀라움'을 감추고 있는 꽃도 있었다.
꽃을 다 사고 나서 양동이를 내려다보자, 즐거움이라는 풍경의 축소판이 거기 있었다. (p360)
즐거움의 미학들이 주변에 너무 많았다. 단지 그것이 즐거움과는 관련이 없는 듯 보였다.
아주 사소한 것들인데도 우리는 많은 즐거움들을 눈 앞에서 놓치지 않았나?
<조이풀 Joyful> 책을 통해 다시 즐거움과 아울러 감사함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미학에 관련된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으면 좀더 이해하기 쉬웠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제목이 <조이풀 Joyful>인데 좋은 책을 보는 시각적 즐거움도 대단한건데^^
미학에 관련된 평범한 것들의 사례가 더 직접적으로 와닿았다.
눈에 보이는 것, 바깥 세계로부터의 즐거움은 삶에서 생각보다 많이 펼쳐져있었다.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는 것만큼 그것은 받아들이는 자의 오롯한 기쁨이다.
나는 평범한 잔들 중에서 특별하게 예쁘고 내 마음에 드는 유리잔에 커피를 마신다.
나는 지금 인터넷 쇼핑몰에서 핑크빛 퍼프 소매 블라우스를 보고 있다.
내 마음이 가는대로 좋아보이는대로 pick~~~
사소한 선택의 즐거움을 누린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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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