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음이
  1. 파블17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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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글쓴이
우종영 저
메이븐
평균
별점9.7 (55)
해맑음이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라면 그저 존경스럽다.

얼마나 많이 공부를 하고 겪고 흔들리고 다시 시작했을까?

특히 좋아하는 분야와 필요하니깐 해야 될 분야는 다를텐데....

필요한 일이 좋아하는 일이 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이 꼭 필요했던 분야가 될 수 있으니

분명한 것은 둘 다 칭찬받을만하다.

그래서 전문가는 아마츄어가 아닌 프로다.

나무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나무에게 인간적 연민으로 다가가는 사람은 또 많지 않다.

나무에 대해 많이 알고, 나무를 진심 애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진정한 프로 아닐까?!

책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좀 낯설고 이색적인 분야인 나무 의사에게서 듣는 나무 이야기다.

사람과 동물에게만 (수)의사가 필요한 줄 알았는데, 나무도 식물도 의사가 있다.

어쩌면 겉으로 보여지는 현상만으로 돌보고 진단해야하니 섬세함이 좀 더 필요한 분야 같다.

 

나무 의사는 고등학교 중퇴후 나무농장에서 도제로 일을 배웠고, 결혼하고 원예농사를 시작했지만

3년만에 망했고, 고단하고 힘겹고 팍팍한 삶 다시 나무로 인해 일어섰다.

그리고 나무 병원을 설립해 30년째 아픈 나무를 돌봐오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 도심의 나무에서부터 병충해와 자연재해로부터 상태가 나빠진

천연기념물 고목까지 그의 손길에 되살아난 나무가 수천 그루가 된다고 한다.

오랫동안 경험하고 공부해온 뛰어남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무에게도 사람의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스런 손길로 돌봐준 것이 나무에게 생명력을 다시 불어넣어줬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그런 의사의 숨결과 시선이 많이 담긴 책이란 느낌이 들었다.

말 못하는 나무라도 함부러 대하지 않는 따뜻함과 섬세함. 생명의 소중함이 많이 느껴졌다.

나무에게서 배우는 보석과 같은 지혜로움이 이렇게나 많다니.....

또 한편으로 한 우물을 30년 이상 판 사람의 삶의 경륜이 느껴졌다.

새삼 전문가는 자기의 일에서 빛을 발하는 사람이구나!!!

 

숲을 좋아한다. 덩달아 나무도 좋고. 꽃도 바람도 하늘도 공기도 볕도 봄여름가을겨울도.

나무와 꽃에게 필요한 것이다. 사람에게도 당연히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고.

생각해보면 모든 것의 존재 이유가 있다. 필요없는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존재 이유가 있는 모든 호흡하는 것들은 다 함께 공존해야 한다.

나름의 세계에 질서가 필요한 이유다.

나무의사가 말하는 나무들 세계에서 질서가 특별하게 다가왔다.

인간보다 더 나이가 많고, 단단하고 묵직하며 절대 가볍지 않은 그들만의 세계가 경이로웠다.

나무 의사가 만나는 나무들과 마주하는 아픈 나무들을 통해 인간이 한없이 약하고 작은 존재임을 느낀다.

나무에게서 배울 점들이 너무 많아서 나무는 철학자다.

 

 

나무의사가 나무와 평생 살면서 생긴 버릇 하나가 있다고 한다.

사람을 만나면 꼭 그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나무를 짝 지우듯 떠올리곤 한다는 말, 이런 식으로.

"폼이 넓은 사람을 만나면 한여름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 느티나무를,

늘 한결같은 이를 보면 천 년을 하루 같이 사는 주목나무를,

남을 잘 배려하는 사람을 마주할 때 강직하게 외대로 자라지만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전나무가 생각난다"

아.... 그렇다면 나는 어떤 나무랑 닮았을까? 갑자기 읽으면서 궁금해졌다.

플라타너스 아니면 메타세콰이어 나무??? 그냥 혼자 생각하면서 웃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무를 좀 알게 되면 다른 나무로 바뀔 수 있지만, 지금 생각난 것은 단순하게 '쉼/그늘/푸름/한결같은'...

다른 것도 아닌 나무를 닮는게 좋게 느껴진다.

뿌리 깊은 나무는 쉬이 흔들리지 않으며,

시냇가에 심은 나무도 시절을 좆아 과실을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않는다고 했다.

많이 들었던 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든든한 버팀목 같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만 이야기하면 너무 행복해보이던데.

나무 의사에게서 듣는 나무 이야기도 흥미로워 빠져들었다.

생생하게 그 경험이 전달되는 이야기여서 좋았다.

 

어떤 것을 알고자 한다면

정말로 그것을 알려고 한다면,

오랫동안 바라보아야 한다.

초록을 보면서

'이 숲에서 봄을 보았다' 라고 말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네가 바라보는 그것이 되어야 한다.

양치식물 잎사귀의 까실한 솜털과

꼬불거리는 검은 줄기가 되어야 하고,

잎사귀들 사이의 작은 고요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을 충분히 들여서

그 잎사귀들에서 흘러나오는

평화로움을 만질 수 있어야 한다.

 

적힌 '존 모피트' 의 詩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꼭 나태주의 '풀꽃'이랑 닮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본다는 것은 호기심이다.

오래 본다는 것은 관심이다.

낮은 자세로, 더 좋은 것은 쭈그려 앉은 채로.

마음에 점 찍어둔거다.

나무 의사도 나무에게서 그렇게 다가갔겠지. 모든 순간을.

나에게도 그렇게 천천히 물들여가는 것이 있었으면 차암 좋겠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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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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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맑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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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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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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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맑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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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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