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음이
  1. 파블17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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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흐림이라고 대답하겠다
글쓴이
배연수 저
시인동네
평균
별점9.7 (24)
해맑음이

 

아침에 카스(카카오스토리)에서 알림이 왔다. 종종 있는 일이다.

올린 글 중에서 날짜에 해당되는 글을 알려준다.

오늘 2월 26일에 올린 게시물이 하나 있었네. 3년 전 2017년 올렸네.

단아하고 순수 새침한 매화가 예쁘게 활짝 피었다.

함안 함주공원에서 찍은 사진이다.

빗살무늬 햇살이 가득한 날로 기억한다.

머릿속으로는 '아, 봄 어느날 즈음에 갔었지'라고 어설프게 기억하는데.

펜과 사진의 흔적으로 그 날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2020년 2월 26일 오늘은 '흐림'이다.

어제 하루종일 비가 왔고, 오늘까지 창틈으로 바람이 들어오고 하늘은 잿빛.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삶의 반경이 더 좁아졌다.

위축되거나 우울하다.

봄이 문 앞에 왔는데, 마음은 아직 겨울인 듯.

이런 기분이라면,...... <그냥 흐림이라고 대답하겠다>

YES 블러거 파란자전거 님의 첫 시집이다.

안녕하세요. 예스블로그입니다.

파란자전거님께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중한 선물, 파란 자전거님의 첫 시집 

『그냥 흐림이라고 대답하겠다』 을 받았습니다.

정성스런 친필사인이 담긴 시집 총 5권을 보내주셨습니다. 좋은 시집을 많은 분들이 읽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가 소장할 1권을 제외한 4권을 블로거 분들에게 나누려고 합니다. 

시집 첫 출간 축하와 함께 서평단 희망하시는 분들은 아래 댓글에 남겨주세요!

꼭 서평단 모집에 참여하시지 않더라도 많은 축하와 관심 부탁드려요!

이렇게 나에게 온 시집이다^^

도착하자마자 읽었는데 리뷰를 못 올렸다. 날이 밝아서.

20일이 지난 후 어제 다시 읽었다. 날이 흐리고 비가 와서.

쓰는 사람들은 날을 가려가며 글을 쓰지 않을테데.... 이상하게 제목대로 가나보다.

자꾸 미룰 수 없어서 마음이 가는대로 적어본다.

 

낯선 풍경이 아닌 일상적인 풍경을 바라보며 모든 대상 속에 애정이 가득 묻어난다.

깊이 바라보고 생각을 모아 글로 풀어내는 언어들의 느낌이 좋았다.

30쪽에 '눈으로 말해야 되는 순간이 있다'

많은 말들이 입으로 전해져 와전되어 오해를 낳을 수 있기에.

그래서 나는 종종 글로 내 마음을 전한다.

정리된 마음으로 진심을 전해본다. 감정적이지 않게.

가만히 바라보면서 느껴지는 마음의 파동을 글로 버무려 표현하는 것은 시인의 일이다^^

얼마전에 읽은 책 「문장의 일」이 언뜻 생각나기도 한다.

 

18쪽 '보를 내는 사람'의 시에서 한참 머물렀다.

당신과 내가 가위 바위 보 게임을 한다.

내가 묻는다

뭘 낼 거지?

당신이 보를 낸다

스스로 갇힐 우물을 파고 있는 당신은

내 뾰족한 손을 위해

언제나 보를 낸다

이럴 때 왜 나는 기꺼이 바위를 내지 않는가

당신에게 빈 주먹을 맡긴 그날처럼 울지 않는가

생각해보니 아무렇지도 않은 가위바위보에 집착한 것 같다. 이게 뭣이라고.

나는 항상 처음에 가위 아니면 바위를 낸 것 같다.

보를 내는 것은 기분상 질 것 같았기에.

사소한 것에 무리하게 열심을 내는?

이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지는 사람도 있는데,

무조건 이기는 게임을 하려고 하는 심리가 마음 한 구석에 깔려있다. 이게 뭣이라고 정말.

이제 누가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하면

나는 보를 내야겠다.

조금 손해 보면 어때. 기를 쓰고 이길려다가 마음 피폐해질 필요없으니까.

 

리뷰를 쓰고 있는데, 지금 하늘이 밝아졌다. '맑음'이다.

시인님의 마음도 '언제나 맑음'이었으면 좋겠다.

시인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시집의 느낌을 오롯이 느껴보려고 시간을 넘겨 '흐림'에 닿았는데,

봄을 기다리는 마음처럼 그 삶들이 화안해졌으면 좋겠고, 다음번 시에는 '오늘도 맑음'으로

일상의 평온함과 잔잔함을 전해줬으면 좋겠다.

평범한 일상과 소통하는 모습 속에서 살아낸다는 것의 의미를 새겨본다.

114쪽 '흐림'에서

~ 지금 안전해 보이는 이 생활도 / 풀린 올 하나 때문에 변형되는 옷처럼 /

작은 틈으로 무너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 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 여기까지 온 가장 적당한 말이 뭐냐고 누가 물어준다면

그냥 흐림이라고 대답하겠다

 

미세한 균열과 틈 속으로 바람이 들어온다. 아프다.

그런 시간들을 견뎌내왔던 모든 일상의 편린들이 흐림이었지만

흐림 뒤에 맑음이 찾아오듯 또 삶은 충분히 살아낼 만한거라 생각된다.

살아내야하고^^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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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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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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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맑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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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2. 26.

    @소라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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